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85586&videoId=47771
‘겨울왕국 임금님의 자기 고백서’
‘윈터슬립’은 호텔 ‘오셀로’를 운영하는 부자인 ‘아이딘’의 이야기이다.
그는 30년 넘게 연극배우로 활동했고 지역신문에 칼럼을 쓰며 지금은 ‘터키 연극의 역사’를 집필하려고 구상중인 지식인이다. 그의 말에 의하면 자신은 익명으로 기부도 많이 한다고 한다.
영화는 젊은 아내(니할)와 이혼한 여동생(네즐라)과 함께 사는 ‘아이딘’에게 일어난 한 겨울 중 짧은 며칠을 보여준다.
배경이 되는 터키 아나톨리아의 ‘카파도키아’는 로마 시대 때 기독교인들이 숨어살던 곳이며 동굴을 뚫어 집을 만든 곳이다. 이곳의 역사적 은둔과 고립, 외로움이란 이미지는 ‘아이딘’의 반복되는 생활이나 현실에 참 많이 닮아있게 보인다. 동시에 아무도 이곳을 벗어날 수 없는 지역으로 부각되어진다.
처음엔 비로 인한 듯 질퍽한 지역이 사건이 전개될수록 강한 바람과 눈으로 바뀌면서 인간의 고조된 감정까지 담아내고 함께 흐르는 피아노 선율을 중심으로 한 음악은 이런 감정을 더욱 더 깊게 들여다 볼 수 있게 만드는 듯하다.
‘아이딘’의 시선을 통하거나 그의 동선을 따라 보여주는 바깥 장면들은 매우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내가 아는 모녀는 이 영화를 본 뒤 바로 터어키로 여행을 갔을 정도이다.
주요 사건의 시작은 마을을 지나가는 자신의 차에 소년이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면서 부터이다. 이 때 아이딘이 보여주는 것은 어떤 일에 대해 귀찮아 회피하고 싶어하지만 집착하고 상대에 대해서는 불신으로 가득 차 있지만 마치 별것 아닌 것처럼 말을 하는 것들이다.
이런 태도는 그의 아내나 여동생을 대할 때도 나타나고 다른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최대한 들어주는 척 하지만 도덕, 양심, 경륜 등을 내세워 반박하거나 무시해 버리고, 자기 주장만을 내세운다.
유리창을 깬 세입자의 아들과 그의 삼촌 함디가 사과를 하러 왔을 때 보여주는 그의 모습은 이를 대변한다. 안보일 때는 ‘자신만을 생각하는 매우 비인간적인 사람’으로 정의를 내리지만 눈 앞에서는 인자한 척 모든 것을 다 이해하는 척 이중성을 보인다.
토론은 대체로 하다가 보면 약간씩 깊이를 더하면서 처음의 의도 보다 날카로워 지고,
점잖은 말로서 상대의 허를 찾아 가급적 가슴 깊이 찌르려 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딘’과 여동생 그리고 아내의 대화들은 남에 대한 이해보다는 자신의 주장으로 남을 상처 주듯 매우 강하다. 특히 자신의 주장이 상대가 잘 이해를 못하고 반박한다 싶을 땐 더 그렇다.
이들은 각자 알아서 자신의 영역을 가지고 살지만 외롭게 보인다.
외로움 때문에 서로가 기대어 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서로의 신세를 한탄 하게 되고 그러면서 서로를 더욱 강하게 후벼 판다.
타인을 이해하기 보다는 자신이 중심에서 이해를 갈구하듯 강요한다.
‘한말을 계속 또 하고, 대답하지 않으면 나가지않을 것 같아서 대답한다.’ 라며 니힐이 남편에게 힘들게 한말은 우리 모두가 대화를 할 때의 자기 모습에 대해 종종 돌이켜 생각해 볼만한 다.
영화는 '아이딘‘에게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 그의 내면적 모습과 고민 그리고 겹겹이 쌓여있는 다면성을 보여준다. 가까이 가고, 이해하고, 편하게 대하고 싶지만 이 모든 것들이 자신의 지위나 배경 성격들로 쉽지 않음을 탐구하듯이.
이들이 나누는 대화는 쉽고 편한 이야기들이 아니다. 강조되는 단어들이나 반복되는 말들은 어쩌면 매우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대화에 깊게 빠져드는 것은 지극히 일상적이며 사소한 것들에 반응을 보이는 평범한 인간의 관계를 다뤘고 우리 모두의 모습을 반영했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감독은 사회적 지위나 현재 자신이 처한 처지에 따라 행동하고 말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많은 정성을 들여 관객의 공감을 최대한 끌어올린다.
회피나 타협을 하지만 자존은 세울려는 세입자 함디의 말이나 자신이 처한 현실을 슬픔과 분노로 토하는 그의 형의 직설적 이야기는 한 사건을 보는 다양한 시각을 잘보여 주는 예가 될 수 있겠다.
아이딘의 방은 많은 장식품, 도구들이 걸려있고 책상엔 책이 가득하다. 그의 배우로서의 생활이나 지식인, 집필인의 모습과 좀은 지나치게 가식적인 것들을 인테리어로 잘보여준다.
반면에 아내 ‘니힐’의 방은 부자의 아내의 방이라기엔 참 초졸하다. 그녀가 유일하게 즐거움으로 삼는다는 기부에 관련된 장부만 책상에 놓여있고 소파와 책상 침대뿐이다. 벽에 걸린 것도 소박하다. 부자인 남편의 돈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닌 듯 보인다. 게다가 벽에 걸린 그림엔 남녀가 추운 곳에 있는 장면인데 윈터슬립 포스터는 이 그림을 기본으로 만들었고 니힐과 아이딘의 외로움과 고립을 상징하는 듯하다.
이외에도 호텔 내부, 세를 사는 함디의 방, 친구의 방들은 그들 신분과 삶의 모습을 상징할 수 있게 매우 상세히 배치해 둔다.
윈터슬립은 진실한 듯 보이는 수많은 행동과 말들이 때로는 얼마나 가식적이며 허구적인지, 동시에 자신의 자존만을 위한 행동들을 하는 것인지를 철저히 보여주는 중년 또는 노년의 자기 고백서 같은 영화이다.
후기:
스머프왕국처럼 한인간이 가질 다양한 속성을 보여준다. 누구하나 재대로된 사람이 없는듯 하다. 오델로 여관의 일하는 사람은 뭔가 게으르고 요령꾼들 같다.
세입자 함디선생은 셋돈도 못내어 이슬람지도자로사의 체면되 다구겨져 있고 그럼에도 자기 체먄은 유지하려하지만 잘안된다.
형은 전과자이다. 자기 자존만 살아남아 니힐이 건네는 엄청난 돈을 태워 버린다.
아이는 아버지가 맞는 것을 보고 분노하여 지주의 차에 돌을 던진다. 이 아이는 눈빛의 변화가 없고 분노에 차 있는 듯 하다. 그런데 다른 면으로 보면 철없다 깬 유리 때문에 가족이 쫓겨날 수도 있고 유리창값만 해도 암청 돈이 들건데..
부자지간이 다 자신의 자존이 강하다. 현실은 힘들지 않겠나
기부를 받는 교사도 35세의 나이에 총각이다. 월급의 절반을 집에 보내고 자신은 그냥 외로운듯 산다. 아이딘에겐 기 죽지 않으려 세익스피어를 말하지만 세익스피어 연극을 한 아이딘에게 비웃음을 산다. 또한 아이딘의 거부로서의 모습을 비난하지만 그도 그렇다.
친구만이 합리적인 듯 해도 아내는 무덤에 딸은 이역만리에 있어 쓸쓸하다. 교사와 서로 기대며 아울려 지내고 그의 기부 행사에 참여하지만 외롬을 달래기 위한 일에 열중이다.
여관의 손님도 뭔가 모르게 서로를 비난한다.
모두 자기 자존을 위해 남을 설득하려 한다. 사람이 사는 대부분의 모습이 이리하리...
아이딘은 늘 떠난다 하지만 떠나지 못한다 사실 떠날 마음도 없다 그냥 아내에게 하는 하나의 협박 수단에 불과하다. 역으로 갈 때도 하디예트에게 진짜 기차가 가느냐고 몇번이나 묻는다 가기 싫은 거다. 결국은 친구 집엘 가고 단 하루만 자고 슬그머니 집으로 돌아온다.
집 안에서 대화는 참 길다. 감독은 카메라 위치를 잡고 그들의 동선과 앉아 있어도 그들을 잡아내기 위한 고민을 엄청 했겠다. 구도가 거북함이 없다. 그리고 밖으로 나갈 땐 참 영리하다. 늘 멀리서 전체 경치를 잡아내어 조금씩 사물 가까이로 다가온다. 삭막하게 느껴질 겨울 풍경의 카파도키아가 시야를 뚫어주고 엄청난 풍광으로 다가 오는 것은 늘 집 안에서 갑갑히 보여주던 카메라가 이리 크게 시원하게 잡아주는 덕분이리라...
똑똑한 이슬람의 사람들의 이야길 하나로 정리해 본다. '참 철없다' 이 말 할려고 3시간 넘는 긴 대화를 나눈 듯 하다. 나 역시 마찬가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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