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차이나타운- Coin Locker Girl -김혜수의 표정만 떠오르는

무거운 빈가방 2015. 5. 26. 00:30

<차이나타운> (2014) Coin Locker Gir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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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말이 별로 없다. 분명 액션이 주를 이룰 영화인데 액션의 크기는 매우 작다. 대신 칼로 사람을 찔러 죽이니 공포심은 조금 있을 수 있겠다. 장면 장면이 좀은 끔찍하게 느껴진다. 시작에 나오는 연도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과의 교역이 좀 활발해졌다는 의미를 가지려고 사용한 것 같다.

 

차이나타운에서 중국인이나 중국동포를 상대로 장사를 하는 엄마는 자신의 엄마를 죽이면서 이곳에 뿌리를 내렸다. 살아남으려면 오직 ‘쓸모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성별 나이와 관계없이 버려진다.

 

지하철 보관한 10번에서 주워 온 일영은 여기에 잘적응하면서 살아남는다. 자신이 머물 집은 오직 이곳 밖에 없다는 것을 꼬마 때부터 철저히 느낀다. 엄마가 앵벌이 하던 아이들이 조금 크자 쓸모없어져 먼곳에 다 버리는데 일영은 친구까지 구해 함께 돌아올 정도다. 이 아이는 채권자(엄마)의 철저한 대리인으로 이자나 돈을 수금한다. 사실 덩치도 크지 않는 여자가 하기에는 너무 험하면서 쉽지 않을 것 같다. ‘독기’ 하나로 버틴다.

 

일영이 독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은 어릴 때와 마작하는 장소에서의 모습 두 시퀀스 밖에 없어서 어느 정도까지인지 실감이 잘안간다. 독기의 바탕이 될 수도 있는 싸움 실력도 보여준 것은 없다. 그녀를 공격하는 사람에 대한 순간적 타이밍으로 위기를 벗어나는 장면은 몇 개 있지만 우연처럼 보여질 정도이다.

 

이런 그녀가 이자 받으러 갔다 채무자의 아들이 보여주는 삶에 대한 '희망‘과 ’낙천성‘ 그리고 ’관심‘ 때문에 몸과 마음이 흔들린다. 스스로 여자임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 때 ’박보검‘이 분한 ’석현‘의 연기는 세상의 모든 고통을 초월한 듯한 지나친 의연함 때문에 닭살이 돋는다.)

앞으로 끌어갈 일들은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다. 그래도 하나의 반전(석현의 죽음)이 영화의 흐름을 좀은 살려낸다. 그다음엔 다시 예상 가능한 수순으로 간다. 쫓고 쫓기는 것과 과연 누가 쫓는지 조금은 헷갈리는 방향으로 갈뿐이다.

종반으로 가면서 정복경찰과 뺏지를 단 의원이 엄마를 방문한다. 사업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점검차이다. 단언컨대 공생공존하는 부패의 고리들은 직장이나 작업장에선 절대 보지 않는다.

 

 ‘치도’의 제거 모습에서는 <신세계>(2012,감독 박훈정)의 아무도 믿지 못할 상황과 비슷한데 이런 장면들은 이 지역에서의 ‘엄마’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이런 설정은 무리가 많다. 따르던 부하들이 갑자기 등을 돌린다는 것은 이전부터 조직이 균열이 나지 않으면 쉬운 일이 아니다. 과정이나 복선을 보여주지 않고 그냥 결론만 내릴려는 감독의 매우 안일한 방법이다. 관객은 그냥 그럴려니 이해해 버리고 넘어간다.

 

 영화를 이끌고 실제로 중심을 잡는 것은 ‘엄마(김혜수)이다. 그녀의 짧은 대사들과 사물 또는 사람을 응시하는 모습과 행위들은 이 영화 유지의 유일한 힘인 것 같다.

 

 감독은 왜 엄마를 겨우 10년 정도 세월에 너무 많이 늙게 만들고 얼굴에 고약한 것들이 나있는 과잉 설정을 하였을까? 경찰 등 고위간부와 연결되고 대화를 나누고 오고가는 돈을 봐도 엄청난 섹시녀로 분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 것인데. 사회의 밑바닥에서 자라 ‘쓸모있음’으로 생존하고 또 그곳에 살기 때문인지? 차이나타운이란 제목의 설정과 좀은 화려한 옷으로 치장한 엄마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보았을까? ‘쓸모’에 대한 철학 때문인지 처절한 절제로 살아가고 스스로의 죽음을 택하는 엄마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관객이 이해하고 넘어가길 바라는 것인지?

 

 아파트 앞에서 큰 칼을 들고 설쳐대는 모습은 좀 우습다. 한국이란 나라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멀리 야외에서 칼을 들고 차이나타운 까지 걸어오는 일영의 모습도 그렇다. 왜 자동차를 타고 오지 않았을가? 마치 영화 전체가 세트장에서 촬영했다 해도 좋을 정도로 행인은 없다. 마지막 지하철 보관함에 서있는 일영 뒤로 많은 행인이 지나가는데 난 이 장면을 보고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냥 혼자 봉투를 바라보며 서있게 하지.

 

각자 엄마를 죽인 장소에서 향을 피워 죽은 엄마를 추모하는 중국식 인사는 일영의 삶이 엄마와 같을 것이라는 암시를 주지만 엄마를 죽이는 장면이 애절함과 분노가 폭발한 것으로 보이지 않았기에 감흥도 덜하다.

 

은교라는 소녀에서 섹시미와 액션 능력 까지 갖춘 여성으로 상장했음을 감독은 보여 주고 싶었는 지 모르겠으나 그녀가 해준 연기에 비해 시나리오와 내용이 약간 부족하여 성공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대신에 김헤수라는 배우의 존재만 더 부각된 듯하다.

 

감독은 제법 재능이 있어 보인다. 첫작품이지만  전체를 조망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카메라를 조작하고 배우의 호흡을 이끌어내는데는 근본 보다는 기교가 많이 들어간 듯 하다. 시나리오는 아무리 다듬어도 부족함이 없을 듯 한데 그런 작업들이 많이 아쉽다.

흥행이란 것이 쉬운 것은 아닐 것이다 한편의 영화가 성공하더라도 다음 진도로 나아가지 못하는 감독들이 참 많다. 기교 보다는 내용에 충실함이 돋보일 대 더욱 더 큰 발전이 잇을 것같은데...

 

 

 

 

닭살...

 

 

요약정보 한국 | 110 분 | 개봉 2015-04-29 | 청소년관람불가 홈페이지국내 chinatownfilm.co.kr 제작/배급폴룩스픽쳐스(제작), CGV아트하우스(배급)

감독 한준희

출연 김혜수 (엄마 역), 김고은 (일영 역), 엄태구 (우곤 역), 박보검 (석현 역)

줄거리

지하철 보관함 10번에 버려져 이름이 ‘일영’(김고은)인 아이. 아이는 오직 쓸모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차이나타운에서 ‘엄마’(김혜수)라 불리는 여자를 만난다.

엄마는 일영을 비롯해 자신의 필요에 의해 아이들을 거둬들이고 식구를 만들어 차이나타운을 지배한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엄마가 일영에게는 유일하게 돌아갈 집이었다. 그리고 일영은 엄마에게 없어서는 안될 아이로 자란다.

그러던 어느 날 일영은 엄마의 돈을 빌려간 악성채무자의 아들 석현을 만난다. 그는 일영에게 엄마와는 전혀 다른 따뜻하고 친절한 세상을 보여준다. 일영은 처음으로 차이나타운이 아닌 또 다른 세상이 궁금해진다.

그런 일영의 변화를 감지한 엄마는 그녀에게 위험천만한 마지막 일을 준다.

“증명해 봐. 네가 아직 쓸모 있다는 증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