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 - 사랑 = 죽음의 등식

무거운 빈가방 2017. 12. 27. 00:30


베니스에서의 죽음 Death in Venice, 1971 제작 

이탈리아 외 | 드라마 | 15세이상관람가 | 130분

감독 루키노 비스콘티

출연 더크 보가드, 로몰로 발리, 마크 번스, 노라 리치

베니스로 요양 온 음악가 아센바하는 병이 깊다. 그는 자신의 음악을 몰라주는 아내와 친구들 그리고 대중들의 몰이해에 지쳐있다. 단순히 쾌락을 위한 음악이 아니라 한 시대의 정신을 반영하는 음악이란 어떠해야 하는가, 라는 묵직한 고민을 하는 이 지성적인 음악가에게 다가온 존재는 놀랍게도 아름다운 미소년. 이때부터 음악가는 두근거리는 가슴과 시선으로 그 소년의 뒤를 쫓지만, 소년은 그를 보고 미소지을 뿐 접근할 수조차 없다. 마치 완벽한 아름다움의 정체라도 되는 듯이. 그 소년으로 인해 자신의 음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아센바하는 그러나 몸이 너무 지치고 병들어 감각과 쾌락을 맛볼 사이도 없이 한낮의 해변, 햇볕 내려쬐는 모래밭에서 베토벤 같은 죽음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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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끝까지 들려주는 음악이 너무 장엄하여


단 한순간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베니스에 휴양하러 온 음악가의 모습, 커다란 가방, 그를 태워 준 배, 만나는 사람 마다 보여주는 이상한 행동과 말들


시작부터 보여주는 이 모든 것들은 죽음의 암시가 된다.


제목도 죽음이고 표정도 죽음이요 음악도 죽음이고 도시 자체도 죽음이다.


사랑은 끌림이요 끌리고 난 뒤에는 어떤 일이 생겨도 멈추기 어려운 집착이다는 감독은


결국 사랑은 엇박자면서도 목숨을 내어 놓아야 한다는 듯


시작부터 보여준 암시를 영화 끝까지 밀고나간다.


어떤 반전도 없다.


인생에 반전이 있은 적 제대로 있더냐는 식이다.


베니스를 떠나려다 좀 더 젊어진 모습으로 마음의 연인을 만날거라고 꾸민 머리와 얼굴


이게 더 죽음의 모습이란것이 반전이라면 반전이랄까?


'베니스에서의 죽음'은 멀리 여행지에서 휴양차 갔다가 맞게되는 수많은 죽음들로 가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