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10 정자와 포항
5~7월에 주마다 서울 본부에 올라가서 봉사활동을 했다.
김철선생님게서 갑자기 강사반을 직접 가르쳐 보겟다 하셔서 조교로 참여하기 위해서다.
많은 사람들이 지원했다는데 3명만 뽑아 조교로 삼앗다.
다들 기대도 많았고 요구도 많았다.
내게 들어온 요구는 이참에 ‘강의 매뉴얼’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엇다.
대부분 개인적인 요구다. 나는 ‘본부에 요청하라. 본부서 해라고 하면 하겠다’는게 내 답이다.
동시에 널린게 매뉴얼인데 왜 사람들은 자꾸 매뉴얼을 요구하노! 모두 다 그렇다 손안대고 코풀고 싶은 심정들이다.
한편으로는 가르치는 사람들이 이 단계에서 무엇을 어디까지 가르치는가? 는 고민이 없다는 이야기다. 본부는 강사가 여러 명 있고 여러 명이 가르친다. 일반 수련원처럼 원장 한명이 차고가는 구조가 아니다. 그러면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 어디까지! 라는 선이 명확해야 혼선이 없다. 어떤 사람은 부족하고 어떤 강사는 넘치면 배운 사람끼리도 혼선이다.
아무튼 그 때 강사반을 한 강사로부터 월요일 전화가 왓다.
‘포항에 아버지가 쓰러지셔서 어이하면 좋겠는가?’
대부분 이론적으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으나 일이 생기면 나름 자기 확신이 필요한데 이럴 때 약간 위의 경지에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필요하다. 나 역시 그러니 누군들 마찬가지 아니겠나!
상황을 듣고 일단 해 줄 수 있는 일을 동영상을 찍어 보냈다.
전화 받앗을 때가 월요 낮반 수업이기에 한사람을 모델로 한명은 동영상 찍게 하여 촬영했다.
그리고 춘천으로 가서 김철선생님 찾아뵈라고, 약속 받아 주겠다 했다.
가족회의를 한 모양이다. 보통 가족들은 반대한다. 거리 문제, 신뢰 문제 등이 있기 때문이다.
모두 찬성했다 한다.
대단한 가족이다.
강선생 아버지 쓰러지셨을 때 내 조언 따라 강선생은 강제 퇴원을 하고 교정을 택했다. 이건 몸살림운동에서는 엄청 알려진 오래된 이야기다. 이 가족들도 이것을 알고 있고 그래서 신뢰가 높은 모양이다.
처음 전화 왔을 때는 부산으로 내게로 가까 하는 내용이다. 난 선생님께 가라 했다.
근데 사부님은 싱가포르 정부 초청으로 금요일 출국해야 하시기에 준비 등으로 이동이 많아 시간이 안되엇다. 클났다. 그래서 내가 포항으로 가겟다 햇다.
사부님이면 찾아 뵙는게 맞지만 내 정도 실력엔 누굴 오라가라할 처지가 못된다.
화요일은 3시부터 강의가 있고 두탕이다. 그래서 일찍 갓다 와야 한다.
이헤숙씨가 같이 가겠다 했는데 이것도 힘든 일이다. 마눌님 꼬셨다. 여행삼아 가자고. 마눌님은 그 어떤 경우도 자기 시간만 있으면 절대 거절 안한다.
7시에 출발하여 울산 정자로 코스를 잡았다. 대게 하나 먹고 넘어가자는 생각이다. 환자가 병원에서 퇴원해야 하니 너무 서둘면 안되어 천천히 퇴원하라 하고선
태어나서 처음 들려본 정자.
항구가 재미있다. 끝에 역시나 데크로 판떼기를 짜 만들었고 태크 끝에 동해가 펼쳐져 있다. 한국의 관광지에선 바다의 출발은 테크에서 시작된다. 이게 지방자치 이후 생긴 병적 건설족들의 행패이다.
앞쪽 자그마한 돌빼이 여러개에 새떼들이 오글오글 모여 있다. 커다란 재두루미 같은 것도 앉아 있다. 수양이 다되어 세상을 초탈 한 것 같은 의연한 모습. 한번씨 깔매기들이 떼거지로 날아 풍광을 연출 해 준다.
옆에 고기를 널려 판다.
어머니 계실 때 칠암에 장어사러 많이 갔었다. 할매가 장어를 구워주면 정말 좋아했고 맛있게 드셨기에 장어를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은 필수다. 장어사면서 말린 고기도 6개월 정도 먹을 분량으로 사다 두엇다. 널린 고기를 보니 추억과 반가움이 올라온다. 우린 미소 지으며 파는 아지매에게 갓다,. 물어 보고 납세미와 도루목을 택했다. 첫손님이라 한볼테기 준다.
김선생에게 어디에 들어가서 음식을 묵노라 문의 했는데 수업시간 때문인지 연락이 안온다 후다닥 먹고 가야 해서 아지매 소개하는 집으로 들어갓다.(얼마 안있어 연락이 왔다 ㅠ ㅠ 이미 늦었다.)
정자에서는 식당은 밥과 초장만 파는 형식이다. 모두 게는 따로 사와야 한다. 자기들 방식이다.
이 방식은 먹고 싶은 것 골라먹는 재미도 있고 여러명일 때는 먹고 싶은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도 잇지만 작은 인원이면 가격만 올라간다는 단점도 잇다. 보통 깔리는 밑반찬은 정말 부실하기 마련이다.
머릿속엔 대게(큰게 – 다리가 대나무처럼 생겻다고 대게로 한단다)로 인식 되어있는데 주먹만한 매우 작은 게다. 이건 가격문제하고 관련있다.
뜯어 먹고 두껑에 밥 비벼달라 했다. 더 코구멍만 하다.
이전에 강구에서 홍게를 커다란 박스에 사서 이웃하고 나눠 먹은 것은 3~4년 되었다.
결혼 10주년으로 삼사해상공원 쪽으로 놀러갓다가 자는 돈이 아까워 그 돈으로 홍게를 사왓다가 엄청 먹엇다. 장모님게도 갖다 드렸는데 장모님이 매우 좋아하셨고 그걸 드시고 동네 사람들에게 자랑과 인사를 다하고 다음날 돌아가셨다.
당시 한 20만원 주고 산 홍게 양은 장난 아니다. 싱싱한 것을 아니고 홍게를 찌는 공장에서 약간 부실한 놈들을 사기에 매우 쌋다.
몇 년 뒤 두레박 가족들도 몽땅 와서 먹었다,. 그 때 강도사가 ‘대게를 먹어야지 어이 홍게냐!’ 이후 우린 홍게도 대게도 못먹었다. 왔다 갔다하는 비용과 시간도 장난 아닌데 준비된 밥상을 더 높여달라하기에 그럴 여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소게로 부르고픈 대게를 먹고 포항으로 가서 할 일 하고 돌아왔다.
한일은 그냥 기본적인 것이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분은 등과 목이 많이 꺽여 있다. 몸 전체에 퍼져 잇는 신경이 등을 타고 목을 경유하여 뇌로 올라간다. 등이 굽어 있으면 이 신경이 느슨해져 전달이 잘안된다. 그런데 목 까지 꺽여 있으면 두 번의 굴곡이 생긴다. 이럴 때 전달체게가 매우 약해지고 몸은 전달을 원할히 하려고 용을 쓴다. 갑자기 열받치는 일이 있거나 목을 심하게 틀어버릴 경우 뻗을려고 마구마구 용을 쓰고 있는 신경이 순간적으로 확 올라간다. 갑가지 뻗어 올라가니 한꺼번에 오는 신경을 머리가 받지 못해 과부하가 걸려 쓰러진다. 이게 뇌졸중이다.
모든 출발은 고관절이다.
방석을 시키고 평소 어떻게 지내는지 이야기를 듣고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을 이야기 해 준다.
그런 뒤 골반 흔들고 고관절 잡아주고 어깨와 목을 풀어준다. 엎드리게 하여 골반 좌골 엉치 풀어주고 본격적으로 등을 다스린다 그런 뒤 마무리로 목을 빼준다.
뭐 말이야 쉽지 이것이 어느 정도 잘되엇는지 나도 잘모른다. 내 수준이 그냥 하는 것 정도다. 한 뒤 표정이나 동작을 보고 잘되었네, 부족하네... 등등 느낀다.
이 분은 잘된 것 같다.
처음부터 뇌졸중도 아닌 것 같다. 단지 의자에서 약간 정신이 없어서 바닥으로 넘어진 것에 불과 한데 이전 뇌졸중 때문에 뇌졸중으로 생각한 것 같다.
일어나 나오니 봉투를 준다. 난 거절한다. 난 교정으로 돈 받는 일은 안하기로 마눌님과 약속했다. 경비가 엄청 들었으나 이건 교통비인지 교정비인지 애매하기에 받을 수 없다. 늘 갈등이다 내 가방, 내 옷에 살작 넣어 준 것은 어쩔 수 없다. 근데 눈 앞에거는 못받는다.(옛날 성생님들이 촌지 챙기는 것처럼...ㅠ )사람 참 조잔해 진다. 좋은 일하고 이런 순간 생각이 여러 가지 일어나면서 최고로 쪼잔해지는 순간이다. 본전 생각도 하고 그러니 받아야 된다 위로도 하고 안된다 거절도 하고. 남들이 내 생각을 바라보면 참 우스울 것이다. 비웃어도 어쩔 수 없다. 내 몸과 머리가 내 마음대로 안된다.
인사를 하고 내려왔다가 바로 수업에 들어 갓다. 극도로 피곤해져 버렸다. 저녁 강의 때는 많이 피곤하다. 거의 피곤을 모르는 나인데 이놈의 갈등이 몸을 더 피곤하게 만든 것 같다.
멀리 잘갔다온 즐거운 조잔한 하루였다.
근디... 수업 중또 전화가 왔다.
종현형 어머니 돌아가셨단다.
10,11,12 죽음의 계절이다.
존경하고 사랑했던 두형. 용학 종현 두 분의 어머니와 울 어머니도 돌아가셨으니..
여기에다 이교수님, 덕우 등등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춥고 변덕스러울 것 같다.
상가 까지 다녀와서 일찍 쓰러졌다.
화욜 마무리할 것을 목욜 아침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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