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 바라본다는 것은 사랑의 시작이다.

무거운 빈가방 2020. 2. 1. 00:40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2019) Portrait of a Lady on Fire, Portrait de la jeune fille en feu

로맨스/멜로/드라마프랑스 2020.01.16 개봉 121, 15세이상관람가

(감독) 셀린 샴마

(주연) 아델 아에넬, 노에미 메랑, 루아나 바야미, 발레리아 골리노

 

후회하지 말고 기억해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 마리안느(노에미 멜랑)는 원치 않는 결혼을 앞둔 귀족 아가씨 엘로이즈(아델 에넬)의 결혼 초상화 의뢰를 받는다. 엘로이즈 모르게 그림을 완성해야 하는 마리안느는 비밀스럽게 그녀를 관찰하며 알 수 없는 묘한 감정의 기류에 휩싸이게 된다.

 

잊을 수 없는, 잊혀지지 않을 사랑의 기억을 마주하게 할 걸작을 만난다!


                          < Caspar David Friedrich (1774-1840), Wanderer Above the Sea of Fog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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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 별로 많지 않은 매우 절제의 영상을 만났다.

혼자 생각에 1850년 정도의 배경으로 생각해 봤고 여성의 생존은 여전히 남자의 규칙에 의해 좌우되는 시기이다.

이 차별에 대한 것도 그렇게 많은 말로 표현하지 않는다. 몇장면과 짧은 대화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물에 빠져 젖은 옷, 달리기가 꿈이었다. 아버지 이름으로 전시회, 여인의 초상화- 세상에 신부를 초상화를 통해 오케이 하다니!)

이런 배경에서 만난 두 여인은 각별할 수밖에 없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는 모델을 응시하지만 모델도 화가를 깊게 응시한다.

서로의 응시가 화면 전체에 채워지고 보는 눈빛은 점점 더 깊고 정렬적이며 대상의 표정들도 무겁다가 조금씩 웃음을 띄다가 이젠 격렬해 진다.

 

영화는 두 사람의 표정에 집중을 하고 풍광은 낭만주의 시대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결코 이룰 수 없는 사랑임을 우리 모두다 안다. 그 시대니 더 그렇다. 그런 만큼 그들의 시선과 표정 몸짓은 애탈 수밖에 없고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면 서로에 대한 확인으로 더 안타깝다.

둘 사이에 있는 소피는 제법 양념같은 존재이다. 그녀의 큰눈이 굴러가는 것도 재밌지만 같은 여성으로서 서로를 생각하고 챙기는 인류애적 마음들은 따듯하고 훈훈하다. 남자들의 세계와는 전혀 딴 세상!

 

엘로이즈를 길게 비추는 엔딩도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서로를 느꼈을까?

 

순수한 여성들의 영화라 해도 좋지만 그냥 사랑에 대하여 그리움과 애탐에 대하여 생존에 대한 영화라고 하고 싶다.

 

 ** 덕분에 그림을 들척여 낭만주의 시대를 생각하는 시간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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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페우스 신화에 대해 대화 나누는 장면도 재미잇다. 그가 돌아본 이유에 대한 해석들.. 당시 시대와도 맞닿아 있다. 마리안느는 자기들 내용을 참조로   그림을 그려 전시한다. 마리안느 머리 부분의 그림이다. 이것은 바로 아래있는  <샤갈의 오르페우스 신화(1977)>와 느낌이 비슷하다. 

 









               < Woman before the Rising Sun ( 1818-)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

   첫 시작에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나온다. 영화 사진에서는 치마가 불타는 장면만 크지만 영화 그림에서는 자연을 배경으로 한 큰 그림 속에 여인은 매우 작게 나온다.   Woman before the Rising Sun 의 느낌이 많이 난다. 낭만주의 시대가 배경이라 더 그럴것이다. 망구 내 생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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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VE, MOVIE ]

 

새해를 뜨겁게 만들 사랑에 관한 걸작!

77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노미네이트 & 72회 칸영화제 2관왕

해외 유력 매체가 선정한 올해의 영화 TOP10 등극!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원치 않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귀족 아가씨 엘로이즈와 그의 결혼식 초상화 의뢰를 받은 화가 마리안느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영원히 꺼지지 않을 사랑의 기억을 담은 걸작이다. 72회 칸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직후, 각본상과 퀴어종려상을 받고 전 세계 평단의 폭발적인 지지와 함께 2020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칸영화제에서 <기생충>과 어깨를 견준 유일무이한 작품으로 주목 받았다. 각국 평론가 10명이 참여해 칸영화제 경쟁작에 점수를 매기는 스크린 데일리(Screen Daily)’ 평가표에서도 총 21편의 경쟁작 중 <기생충>이 최고 점수인 3.5점을,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그 뒤를 바짝 쫓으며 3.3점을 기록한 것. 해외 유력 평점 사이트인 메타크리틱에서는 95%를 기록했으며 로튼토마토 신선도 97%, IMDb에서도 평점 8.3을 받으며 단연, 압도적인 걸작으로 호평했다. 미국 타임지(Time)칸영화제에 참석한 비평가들과 관객들이 이 영화에 얼마나 열광했는지를 생각해보면, 황금종려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작품으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꼽았을 정도로 극찬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고, 국내외 20개 이상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빼어난 작품성과 높은 완성도를 입증했다. 여기에 오스카 전초전이라 불리는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기생충>과 함께 후보에 오르며 다시 한번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이 밖에도 할리우드비평가협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고, 인디와이어, 슬레이트, 베니티 페어 등 해외 유력 매체가 뽑은 올해의 영화 TOP10에 선정되며 뛰어난 작품성을 입증하며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작품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영화제 공개 직후, 자발적 팬덤이 형성되며 개봉 전 기획전부터 매진 행렬을 이어지고 N차 관람이 생기는 등 <캐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잇는 새해 첫 아트버스터 작품으로 심상치 않은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시네아스트 감독, 셀린 시아마!

여성의 시선으로 그려낸 우아하고 섬세한 연출력!

2019년 국내 여성 감독의 활약이 두드러진 가운데, 2020년에도 여성 영화인들의 활약이 거셀 예정이다. 그 중 프랑스를 대표하는 셀린 시아마 감독이 아름답고 강렬한 감성 드라마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국내 관객들과 첫 만남을 갖는다. 셀린 시아마 감독은 처음 사랑에 빠진 소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데뷔작 <워터 릴리스>부터 <톰보이>, <걸후드> 등 동시대 여성의 정체성, 욕망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그의 전작들은 국내에서 정식 개봉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영화제와 평단의 호평으로 국내에도 상당수 팬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들은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국내 정식 개봉 소식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속적으로 소외된 여성의 목소리를 스크린에 담아온 셀린 시아마 감독은 지나간 이슈라고 해서, 그것이 더 이상 이슈가 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특히, 여성 예술가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라면 말이다. 분명히 존재했지만, 역사 속에서 존재가 지워진 여성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며 그 동안 남성 중심의 서사로 다뤄지지 않았던 여성 화가를 전면에 내세운 기획 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삶의 길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다른 길을 택한 여성들의 용기, 사랑에 바치는 영화라고 작품을 소개하며 18세기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지만 캐릭터들이 선보이는 깊은 연대와 우정을 통해 현재의 관객들이 더 공감하고, 새로운 시사점을 안겨주는 작품을 만들고자 노력했음을 밝혔다. 이처럼 셀린 시아마 감독의 섬세한 시선이 투영된 영화 속 캐릭터들은 시대극 안에서 더욱 역동적으로 자신을 표현해내며 새롭고 신선한 인물로 탄생하기에 이른다. 여기에 아름답고 우아한 영상미, 고요하면서도 충격을 안겨주는 사운드의 과감한 시도까지 셀린 시아마 감독은 시네아스트로서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등 예술가로서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며 국내 관객들에게도 확실한 눈도장을 찍을 예정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아이콘, 배우 아델 에넬

주목해야 할 신예 노에미 멜랑의 잊혀지지 않는 강렬한 연기!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 아델 에넬, 그리고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엠마 왓슨 닮은 꼴로 주목 받고 있는 신예 노에미 멜랑이 출연해 완벽한 멜로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셀린 시아마 감독과 아델 아넬은 2007<워터 릴리스> 이후 12년 만에 재결합하며 과연 아델 에넬이 어떤 캐릭터를 맡게 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아델 에넬은 원치 않는 결혼을 거부하는 귀족 아가씨 엘로이즈를 맡아 운명처럼 다가온 사랑에 대해 경계하고, 낯선 감정을 느끼는 순간부터 묘한 설렘, 사랑에 빠진 모습까지 복잡미묘한 사랑의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셀린 시아마 감독은 처음부터 엘로이즈캐릭터는 아델 에넬을 염두에 두고 썼다고 밝힐 만큼 배우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표했다. 또한, “‘엘로이즈는 감성과 지성이 공존하는 캐릭터다. 아델이 끊임없이 그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실제 존재하는 사람처럼 연기해줬기에 캐릭터가 가진 욕망을 정확히 구현해낼 수 있었다라며 아델 에넬의 섬세한 표현력에 찬사를 보냈다.

 

노에미 멜랑은 고전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아름다운 외모와 작품에 대한 뛰어난 이해력으로 마리안느역에 캐스팅 되었다. ‘엘로이즈모르게 초상화를 그려야 한다는 지침을 받고 산책 친구로 위장, 그를 몰래 관찰하는 화가 마리안느는 능숙한 그림 실력은 물론 낯선 공간에서 겪는 혼란, 복잡미묘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쉽지 않은 캐릭터이었다. 셀린 시아마 감독은 “‘마리안느는 영화 속에 매 장면 등장하는 캐릭터로 강렬함을 가진 배우가 필요했다. 노에미 멜랑은 단호하고, 용기있고, 감성적인 배우다. 그로 인해 캐릭터가 좀 더 풍성해졌다며 연기에 높은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 노에미 멜랑의 볼수록 빠져드는 맑고 깊은 눈동자와 사랑에 빠진 눈빛, 강렬한 표정은 새로운 시네 아이콘의 탄생을 예감케 한다. 이처럼 프랑스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 아델 에넬과 신예 노에미 멜랑의 빛나는 교감과 잊을 수 없는, 잊혀지지 않을 강렬하고 아름다운 연기는 단연,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최고의 관전 포인트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삶과 예술, 사랑에 타올랐던 두 여인의 깊이 있고 강렬한 드라마!

여성의 시선으로 담긴 작품!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영상미의 황홀경!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마리안느엘로이즈가 운명처럼 사랑에 빠지는 순간부터 사랑을 기약하고, 또 기억하는 다양한 모습을 고요하지만 강렬하게 담아낸다. 특히, 프랑스 브리타니의 고립된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 정해진 유예 기간이 존재하고, 제한된 인물들만 등장하는 독특한 구성이 눈길을 끈다. 이러한 이야기의 구조는 오롯이 사랑 자체에 깊이 있게 집중할 수 있게 하고, 더욱 드라마틱하고 극적인 긴장감을 선사한다. 또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호평을 받는 이유는, 이들의 기존 영화에서 익숙하게 보아온 대상화된 여성의 모습이 아닌, 주체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받아들이고 사랑을 선택하는 여성의 모습을 담아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계급이 존재했던 시대에 귀족과 고용된 화가, 하인이 친밀한 우정을 나누는 장면이 주요하게 다뤄지고, 이들의 관계가 매우 평등하게 그려지며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울림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차별화된 각본은 사랑은 물론 그 시대의 삶과 예술에 대한 다양한 담론을 이끌어내며 더욱 깊이 있고 풍성한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영상미이다. 완벽하게 구현된 미장센과 한 편의 유화 작품처럼 우아한 색감, 18세기 프랑스 바닷가를 아름답게 포착해낸 섬세한 촬영 기법 등 모든 면에서 관객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세계 유수 해외 매체로부터 모든 장면들이 티 없이 완벽하다”(ChrisStuckmann.com), “황홀한 미장센, 시선, 최소한의 붓터치으로 완성된 올해 최고의 영화!”(Slate), “예술과 기억은 영원하다”(Independent -UK) 등 호평 또한 이어지고 있다. 소장가치를 자극하는 독보적 영상미로 섬세한 풍경과 클래식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새해 독보적 아트버스터로 황홀한 아름다움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것이다.

 

 

 

 

[ LOVE, KEYWORD ]

 

1. 잊혀진 여성 예술가들의 삶을 찾아내다!

이번 영화로 첫 시대극에 도전한 셀린 시아마 감독은 영화의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하는 화가 마리안느캐릭터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사전 기획부터 참고할만한 여성 예술가들을 찾고자 노력했다. 감독은 소수의 뛰어난 몇몇 스타들을 제외하고는 여성 예술가들의 삶은 제대로 기록되어 있지도, 보관되어있지도 않았다며 자료 조사가 쉽지 않았음을 전했다. 하지만 18세기 후반. 초상화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여성을 모델로 한 초상화가 다수 등장하고, 보다 섬세한 관찰력이 돋보이는 여성 예술가들의 활발한 활동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여성 예술가들의 필요성과 여성의 사회 평등에 대한 요구 또한 존재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점차 여성 예술가들이 자신의 능력과 커리어를 인정받아 미술관에서는 여성 예술가들의 이름을 종종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여성 예술가들의 이름은 여전히 큰 역사적 관점에서는 제외되어 있었다. 이렇듯 탄탄한 조사를 통해 창조된 캐릭터 마리안느는 평등의 개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정혼자가 있는 엘로이즈와 달리 결혼에 대해서도 본인이 유무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주체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하지만 본인이 그린 작품에 이름을 걸지 못한 채 아버지의 이름을 빌려 전시회를 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제약 등 여성이라서 겪어야만 했던 억압과 차별 또한 그려내며 캐릭터에 입체성을 부여, 18세기 후반 잊혀진 여성 예술가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2. 오르페우스 신화를 영리하게 비틀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그리스 로마 신화 중 가장 비극적인 사랑으로 알려진 오르페우스 신화의 내용을 이야기 전면에 차용해 대입시켰다. ‘엘로이즈의 어머니가 저택을 비운 사이, 수평적 관계인 마리안느엘로이즈그리고 하녀 소피는 오르페우스 신화 이야기를 나눈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오르페우스가 하데스를 찾아가 지하세계의 문턱을 통과하기 전까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아내 에우리디케를 지상으로 데려가도 된다는 허락을 받는다. 하지만 오르페우스는 지하세계 출구 문턱에 발을 내딛는 순간, 아내가 잘 따라오는지 궁금한 마음에 조급하게 뒤를 돌아 보게 되고, 아내는 다시 지하세계로 돌아가고 오르페우스는 영원히 그녀를 그리워하며 산다. 이후 세 명의 여성은 이 신화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펼치고, 그들은 알 수 없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고통을 감수할 것인지, 아니면 힘든 미래가 보이더라도 지금 이 순간의 마음을 따를 것인지 의견을 나눈다. 그리고 이러한 신화적 설정은 영화의 결말 부분에서도 차용되어 영원히 기억할 명장면을 탄생시킨다. 이렇듯 고전 신화를 현대적으로 영리하게 비틀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고, 인물들을 신화에 대입시켜 더욱 입체적인 캐릭터로 탄생시킨 셀린 시아마 감독은 이 작품으로 칸영화제 각본상까지 거머쥐게 된다.

 

3. 비발디의 사계’ OST! 클래식 음악을 활용하다!

셀린 시아마 감독은 처음부터 영화에 음악을 넣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관객들이 음악이 흔하지 않았던 시절의 인물들과 같은 위치에서 음악의 부재에 대한 좌절감을 느끼길 바랐다. 또한 예술이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느꼈으면 했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음악이 처음으로 등장할 때, 나는 음악이라는 것이 얼마나 놀랍고 소중한 것인지에 대해 관객들이 느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영화 음악을 관객의 감정 이입을 돕기 위한 도구에서 나아가 그 시대를 이해하기 위한 방식으로 활용했음을 밝혔다. 때문에 관객들은 음악 대신 캔버스에 스치는 스케치 소리, 파도와 바람 소리, 발걸음, 옷깃의 스침 등 마치 ASMR처럼 실제 사운드에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결정적인 하이라이트 장면에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클래식으로 꼽히는 비발디 사계 중 여름이 흘러나와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여운을 선사한다. ‘사계를 고른 이유에 대해 셀린 시아마 감독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음악이기를 원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본 뒤에도 또 다시 그 음악을 들으며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길 바랐다. 영화는 우리 삶에서 예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사랑과 예술이 어떻게 우리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남는지 대해 이야기한다. 마지막 장면이 이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작은 사운드 하나까지도 감독의 치밀한 연출력으로 계획되어 마침내 모두가 숨죽이는 사계엔딩을 탄생시켰다.

 

4. 프로덕션 디자인, 18세기 의상으로 캐릭터의 욕망을 구현하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18세기 프랑스의 브리타니 지역의 섬, 그리고 그 안의 고립된 저택을 주요 무대로 활용한다. 감독은 이 저택이 백작 부인과 귀족 아가씨 엘로이즈’, 하녀 소피가 함께 거주하고 있지만, 포근하고 따뜻한 공간이기보다는 오랜 기간 사용한 적 없는 응접실과 어두운 조명 등 아무도 살고 있지 않은 공간처럼 느껴지길 바랐다. 셀린 시아마 감독은 우리는 누군가 살았던 적도, 복원된 적도 없는 나무 계단과 문, 색채와 마루가 마치 시간 속에서 얼어있는 듯한 저택을 촬영했다. 촬영 소품, 자재, 목재와 직물 등에 더욱 집중했다며 보다 섬세한 디자인으로 프로덕션 디자인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음을 밝혔다. 첫째 딸을 잃은 슬픔을 지닌 백작 부인과 원치 않는 결혼을 앞둔 외로운 엘로이즈의 고립된 감정을 저택 안에서 느낄 수 있게 공간을 완벽하게 창조했다.

또한 캐릭터와 완벽하게 어울리는 의상을 제작하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다. 셀린 시아마 감독과 의상을 맡은 감독 도로테 기로(Dorothée Guiraud)는 의상이 곧 맞춤제작으로 성격을 묘사할 수 있다고 판단, 배우들의 체형은 물론 사회학적인 부문, 역사적 배경, 배우의 움직임까지 고려해 의상을 제작했다. “‘마리안느의 의상에는 주머니를 만들기로 했다. 캐릭터의 평소 자세를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세기말에 여성을 위한 주머니가 금지되고 사라졌기 때문이기도 했다. ‘마리안느가 주머니에 손을 넣는 실루엣이 매우 현대적이라 느꼈고, 마치 부활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 결과 의상을 통해 캐릭터 간의 감정의 교류, 우정, 그리고 금기되었던 욕망까지 표현해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