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안티고네: 고전의 적극적 해석,

무거운 빈가방 2020. 11. 30. 00:33

안티고네(2019) Antigone

소포클레스를 읽지 않아 영화와 연관되는 부분은 모르겠다. 영화의 힘은 글을 읽지 않아도 볼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것 이니 그냥 보기만 하면 된다.

인간이 일으키는 전쟁과 폭력으로 지금도 여전히 난민은 발생하고, 경찰에게 죽는 사람도 있고 추방당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이 누구든 가족이 있거나 있었을 것이고 가족이 함께하길 기원할 것이다.

 

<안티고네>는 이들의 이야기다.

그리스 비극을 가져왔지만, 기본을 빼곤 슬기롭게 재해석하고 현대에 맞추어 과거를 기념하고 현재를 쌓아올린다. 가족을 지키고 함께하려는 여성의 이야기, <안티고네>는 이렇게 탄생한다.

 

정치적 반대세력 또는 내전에서 부모를 잃은 안티고네 가족은 퀘벡으로 와 난민이 된다.

       <시작과 끝이 통한다. 이렇게 난민으로 왔고 오늘도 또 누군가 난민이 되어 온다.>

가장은 할머니이고 여22의 가족이며 안티고네가 막내다.

알제리? (아랍권이지만 불어를 쓰는 나라라 추정해 봄) 출신인 이들은 할머니를 중심으로 참 화목하다.

큰오빠는 축구로 이름을 제법 날리고 자상하며, 작은 오빠는 갱단에 가입하여 똥폼 잡지만 집에선 그래도 착실하다. 언니는 미용실에 다니고 개인 미용실을 갖는 것이 꿈이다. 평범하게 살고 싶은...

안티고네는 모범생이자 우등생이며 사려도 매우 깊다.

이들의 식사모습이나 이야기 나누는 것을 보면 가족으로 이름을 그 어떤 범죄도 저지를 수 없을 것 같은 착하디 착한 아름다운 가족이다.

작은 오빠가 어떤 사건에 연루되어 경찰이 체포하자 형이 항의를 하고, 형은 총을 맞아 죽는다.

폭력에 의해 조국을 등진 가족이 다시 폭력에 직면하여 하나를 잃는다. 동생은 형을 죽인 경찰에게 달려들다가 경찰 폭력죄 까지 추가되고 추방당할 위기에 처한다.

큰오빠를 잃었는데 작은 오빠를 사지로 보낼 수 없다.

안티고네는 오빠를 탈출 시킬 계획을 세운다.

 

음악은 무거운 클래식을 깐다. 이들 가족이 결코 평범할 수 없을 거리는 암시를 하듯.

그러다 종종 현재를 저항하듯 빠른 톤의 랩이 옹알거린다.

번역 좀 해 주면 좋겠다. 처음 랩 때 겨우 두 줄 번역해 주더니 끝이다.

이 노래들은 영화와 분명 연관되어 있을 것인데 번역가는 나몰라라다.

만약 <> 영화가 노래를 번역 안해줬다면 한국에서 별 성공하지 못했을거다. 아무리 유명한 퀸이라 하더라도.

아뭏든 클래식은 분위기를 깔고 랩은 시대에 저항힌다.

안티고네의 모습이다.

 

카메라는 사람들을 옆에서 쫓아다니며 분주하다. 많이 흔들린다 그만큼 생생하다

안티고네의 마음이다.

 

착하기만 한 안티고네는 오빠를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미성년자인 자신은 추방당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하에.

그리고 난 다시 범죄를 저질거다. 내 심장이 오빠를 지키라 시킨다.” 라는 말을 한다.

세상은 안티고네를 영웅시하고 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된다.

벽화가되고 티에 그려지고 그녀의 내 심장이 시킨다는 말은 명문구로 경전이 된다.

사람들은 경찰 폭력에 저항하고 석방하라고 시위를 한다.

안티고네는 그냥 평범하게 살면서 시민권을 얻고 똑똑하고 성실힌 몸과 마음으로 잘살 수 있을거다

여러차례 여러 형태로 협상이 들어온다. 잡기만 하면 된다.

맹인심리학자가 안티고네의 손을 잡고 고생을 하겠다는 예언 하듯

모든 제안들을 뿌리치고 자신의 길을 간다.

시민권을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다고 하고,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보호자의 제안도 , 형량의 협상도 거절한다.

부모의 죽음 이후 절대 평범해 질 수 없다고 주장하며 불 속으로 뛰어든다..

 

머릴 깍고 고개를 들 때는 영판 <티모시 살라메>(헨리 5, 작은 아씨들 등 출연). 누가 남자고 여잔지 구분 어려울 정도다

큰 눈이 앞을 향할 땐 너무 많은 변수가 생길까 눈으로 빨려 들어가질 못하고 주춤거리게 만든다.

참 대담한 배우다. 신인이라니! 가족도 다 그렇다니!

세상엔 재주꾼으로 넘쳐난다.

 

과거는 슬로비디어로 종종 나타나고, 현재는 숨이 막힌다.

<난민> <가난> <폭력> <공권력이 자행하는 폭력> <재판> <저항> <가족> <사랑>

 

다양한 내용과 소재들을 가지고 얼기설기 엮어 비극 <안티고네>의  결론으로 가는 감독의 솜씨는 앞으로도 계속 주목해야할 것이다. 올해 넘쳐나게 본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2019,세린 시아마) 감독의 영화들 처럼....

한편의 연극 같지만 영화다.

당당한 소녀의 저항이자, 스스로의 주장과 변호이며 누구도 자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용서 못한다.

우린 안티고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볼 만 하다.

***********************

 

안티고네(2019) Antigone

 

드라마 캐나다2020.11.19 개봉 109, 15세 이상관람가

감독 소피 드라스프

주연 나에마 리치, 라와드 엘-제인, 앙투완 데스로쉐르

 

 

전 언제든 다시 법을 어길 거예요"

 

캐나다 몬트리올에 정착한 이민자 가족의

막내 안티고네에게 비극이 벌어진다.

두 오빠 중 하나가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하고,

하나는 그 자리에서 구속된 것.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고 싶은

안티고네는 오빠 대신 감옥에 들어가고,

용기 있는 그의 행동에 대중들은

안티고네를 SNS 영웅으로 만들기 시작하는데...

 

 

 

[ About Movie ]

 

#여성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여성 감독과 배우의 탄생!

올해의 데뷔, 소피 데라스페 감독 X 배우 나에마 리치!

영화 <안티고네>는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고 싶은 안티고네가 오빠 대신 감옥에 들어가면서 일약 SNS 영웅이 되는 이야기로, 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어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캐나다 장편영화상을 수상, 92회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후보 선정 과정에서 캐나다를 대표하는 영화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이러한 활약에는 단연 소피 데라스페 감독과 타이틀 롤을 맡은 나에마 리치의 공이 컸다. 감독 소피 데라스페는 고대 그리스 희곡 `안티고네`를 깊은 통찰력으로 각색, 2500년 전 이야기를 21세기에 접목하여 현대 캐나다 몬트리올의 난민 가족 이야기로 재탄생시켰다. <안티고네>는 소피 데라스페 감독이 연출은 물론, 각색과 촬영까지 모두 직접 진행하며 천재 감독의 면모를 한껏 발휘한 작품이다. 소피 데라스페 감독은 2008년 캐나다 퀘백에서 경찰이 쏜 총에 죽은 한 이민자 청년의 이야기를 뉴스에서 접한 뒤, 이를 계기로 <안티고네>의 각본을 쓰기 시작했고, 신화 속 절대 권력으로 표현되는 크레온 왕을 사법제도로 대체하여 21세기의 `안티고네`를 탄생시켰다.

 

소피 데라스페 감독은 `안티고네`를 맡을 배우를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고, 촬영 8개월 전부터 오디션을 열어 800명이 넘는 지원자 중 나에마 리치라는 보석 같은 배우를 찾아냈다. 시대를 뛰어넘은 걸작 <안티고네>의 타이틀롤을 맡은 나에마 리치는 연기 경력이 거의 없는 신인 배우이지만, 타고난 재능과 캐릭터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로 21세기의 안티고네를 완벽하게 재현, 평단과 관객들의 극찬을 받았다.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강렬한 푸른 눈빛을 가진 나에마 리치는 실제 이민자의 딸로, 더욱 실감나는 연기를 펼쳤다. 이에 해외 언론과 평단은 신인 배우 나에마 리치의 탁월하게 빛나는 연기”(The Star), “천진난만함과 맹렬함, 안티고네의 앙면을 환상적인 연기로 표현해내는 나에마 리치”(The Film Stage), “나에마 리치의 놀라운 발견!”(Variety) 등 신인이라 믿기지 않는 연기력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국내 관객들과 첫 만남을 가진 후 <안티고네>에게 `올해의 발견`이라는 타이틀을 쥐어주었다. 이처럼 각본, 연출, 촬영, 편집까지 다재다능한 천재 감독 소피 데라스페와 천부적 재능으로 스크린에서 미친 연기를 보여준 나에마 리치의 만남은 올가을 극장가 최고의 기대 포인트로, <안티고네>에 대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신화

그리스 `안티고네` 신화의 재발견!

25백 년 전 인물, 21세기의 아이콘으로!

영화 <안티고네>의 원안은 그리스 비극 작가 소포클레스가 쓴 희곡 `안티고네`이다. 오이디푸스 왕이 통치했던 고대 그리스 도시 테바이, 빈 왕좌를 두고 싸우다 추방됐던 폴리네이케스가 외국의 군대까지 이끌고 반격해 오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전쟁은 형제가 서로를 죽이고 나서야 끝이 나지만 둘의 장례를 두고 오이디푸스의 처남이자 형제의 외삼촌이었던 크레온은 에테오클레스에게만 장례식을 허한다. 오이디푸스 왕의 딸이자 형제의 동생인 안티고네는 죽은 가족의 매장이 신들이 부과한 신성한 의무라며 반역자로 규정돼 들판에 버려진 오빠 폴리네이케스의 시체에 모래를 뿌려 장례의식을 행한다. 이에 격노한 크레온은 안티고네를 무덤에 산 채로 가두고 그는 굶어 죽기를 기다리기 전에 스스로 목을 매고 죽는 쪽을 택한다.

 

국가 명령이라는 거대한 권력 앞에 개인의 신념을 무기로 맞서 싸운 안티고네. 2500년 전 신화 속 인물이지만 안티고네가 가지는 상징성은 인간의 존엄성, 개인의 양심, 신념이 설 자리가 더욱 줄어들고 있는 현재에 이르러 더욱 커지고 있다. 소피 데라스페 감독은 사회가 정해놓은 법 안에 머무르는 우리들이 놓치기 쉬운 가치들을 캐나다 몬트리올에 살게 된 이민자 출신의 소녀 안티고네를 통해 보여준다. `내 심장이, 오빠를 구하라고 시켜요`라는 대사에서 확실하게 느껴지듯 안티고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는 그의 모습에서 가족의 장례를 치르고 스스로 죽음을 택한 신화적 인물 안티고네는 현대적인 모습으로 되살아난다.

 

 

#실화

신화는 실화가 된다!

난민 문제를 통해 보는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탐구!

영화 <안티고네>의 출발은 사실, 신화가 아니라 실화에서 시작됐다. 2008년 몬트리올 공원에서 경찰의 부적절한 개입에 한 이민자가 사망에 이른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현장에 있던 그의 형제까지도 추방 당할 위기에 처하게 되자 형제의 여동생이 오빠를 구하기 위해 인터뷰에 나선다. 이 뉴스를 본 소피 데라스페 감독은 어렸을 적 읽은 `안티고네` 신화를 떠올리며 그가 바로 현재의 `안티고네`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이렇게 실화는 신화와 만나 전세계적인 화두인 난민 문제에 거대한 권력과 인간의 양심, 신념을 접목한 이야기로 탄생한다.

 

알제리 출신의 이민자인 `안티고네`의 가족들은 캐나다 몬트리올에 정착했다. `살아남기`는 했지만 `살아가기`는 또 다른 생존의 문제여서 오빠들은 범죄 조직에 들어간다. 이들을 수사하던 경찰의 강압적인 행위로 형 에테오클레스는 사망하게 되고 동생 폴리네이케스는 추방의 위기에 몰린다. 영화 <안티고네>는 이 상황에서 안티고네가 내리는 선택에 초점을 맞추는 영화이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로 결심한 안티고네는 오빠와 비슷한 차림을 하고 감옥에 가 오빠와 자신을 바꿔치기 한다.

 

이후, 그가 맞닥뜨리는 것은 예상치 못한 세상이다. 스스로 유죄를 인정했지만 변호사가 없으면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는 법정의 논리부터 다른 방식으로 이의를 제기해 무죄를 만들어보자는 변호사, 그리고 언론의 관심을 끌어 사건을 전환 시키자는 이야기들까지 안티고네를 둘러싸고 일어난다. 사회의 아이러니한 상황들 속에서 안티고네의 관심은 자신의 무죄 입증이나 시민권 획득 같은 권리가 아니었다. 그는 오로지 자신의 선택이 가족을 지키는 것에 도움이 되기를 바랐고 끝까지 그 가치만을 택한다.

 

 

#연대

SNS 시대의 연대란 무엇인가?

`안티고네`들이 모여 만든 `커다란 개인`의 힘!

영화 <안티고네> 속에 등장하는 재미있는 요소 중 하나는 언론과 소셜 미디어 채널들이다. 사건이 변화할 때마다 그와 관계된 SNS의 화면들이 빠른 편집 속에 등장하는데, 요즘 시대에 어떤 사건들이 비춰지는 양상을 그대로 반영해서 보여준다. `경찰의 총에 맞아 형이 죽은 폴리네이케스가 잡혀 갔을 때``경찰의 과잉 진압`에 대한 이슈들이 다뤄진다. 그러나 두 형제가 모두 범죄 집단에 가담해 있었던 것이 밝혀지면서 분위기는 조금씩 반전되고 안티고네가 오빠를 탈옥시키자 또 다른 프레임에 그들을 가둬 버린다.

 

하지만 안티고네의 진심을 통해 모두들 사건을 좀 더 들여다 보게 되고 SNS 시대가 만들어낼 수 있는 연대의 모습을 아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언론 매체에서는 다뤄지지 않는 이야기들이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고 안티고네의 이미지를 아이콘화시킨 이미지가 탄생한다. 이러한 온라인에서의 움직임은 오프라인까지 확장되어 다같이 빨간 머리를 하고 빨간 색이 들어간 아이템들이 퍼져나가면서 #프리안티고네 운동이 탄생한다. 마치 얼마 전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이 사망하면서 이에 분노한 전세계인들이 함께 했던 #Blacklives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그대로 떠오르기도 한다. 해시태그와 상징적 이미지들을 타고 더욱 효과적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 이렇게 영화 <안티고네>는 그리스 비극 속 `안티고네`를 개인에 국한하지 않고 커다란 하나의 집단으로 발전시킴으로써 지금 이 시대의 `안티고네`들이 가질 수 있는 힘의 크기를 극대화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