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치 드렁크 러브(2002) Punch-Drunk Love
첫장면에 제법 넓을 것 같이 보이는 공간 한 귀퉁이에 일을 하고 있는 ‘베리’가 있다.
느낌상 각지고, 찌질할 것 같고 세상하고는 전혀 안어울릴 타입이다.
화면은 점핑 하듯이 미끄러지며 앞 문이 열리고 ‘베리’는 커피를 들고 도로로 나간다.
텅빈 길, 멀리 아침 노을이 어렴풋이 오르는 데, 갑자기 차 두 대가 빠른 속도로 오다가 한 대는 멋들어지게 전복한다. <다크 나이트>(2008,크리스토퍼 놀란)에서 차량이 전복하는 것과 비슷하다. 어쩌면 <다크나이트> 차량 전복은 이 영화에서 히트를 얻은 것인진 모르겠다.
그리곤 다른 차는 오르간 하나를 도로에 두고 떠난다.
시작부터 묘하다. 좀은 환타지 같고 풍자가 심할 것 같기도 하고.
문도 열기전에 옆 카센타에 수리할 차를 “베리‘에게 맡기고 가는 묘한 여인. 베리를 힐끔힐끔 보고 여인이 가자 베리는 숨도 못쉴 듯 구석에 숨어 헥헥거린다. 완존 숙맥이구나. <101번째 프로포즈>(1993,오석근)의 문성근 같다.
베리는 7공주 사이에 태어난 유일남이다.
늘 누나들에게 시달리고 뒷말 듣고 자기 비밀은 하나도 없다.
그리고 화가나면 무엇이든 부수어 버린다.
소심하여 여행 한번 못가봤지만 물건 보다는 사은품에 눈이 멀어 사은품을 분석하여 물건을 사모우는게 취미다.(누구 닮았다.)
푸딩에 붙은 비행기 마일리지. 푸딩 값보다 마일리지가 더 크다. 그는 부지런히 푸딩을 사모운다.
아침에 미모의 여자에 자극받아 저녁에 “폰섹스”에 별 생각없이 전화한다. 여자의 음성은 자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그냥 무관심하다. 그냥 외로워 전화한 것에 불과하다. 야한 농담 때문에 전화를 끊는다.
근디. 다음 날 여자에게 전화가 와서 돈을 좀 달라고 한다. 형편이 힘들어서 그렇다고, 거절하자 여자는 “애인에게 알리겠다” 하고는 “회사에도 찾아가겠다고” 협박을 한다. 낚시에 걸린거다. 이 낚시회사 사장이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다.
“폴 토마스 앤더슨” 영화라 “필립”이 나올 것이라 기대는 했다. 그런데 사기꾼이다. 뭔 상관 있으랴. 그리운 필립인데. <부기 나이트>(1997)에서 찌질한 호모로 나왔지만 <마스터>(2012)에서는 마스터로 나왔다. 감독이 누구든 자기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배역과 한몸이 되는 진정한 스타!
여기선 단역 비슷한 조연이다. 주인공은 코미디 전문인 “아담 샌들러”다.
어느 날 갑자기 다가 온 여성에게 반했지만 말도 잘못하는 사내. 여자의 적극적 대쉬로 조금식 가까이 다가가는데 이 방식이 많이 웃긴다.
그녀와 헤어졌다가 키스 한번 하려고 그녀의 집으로 다시 찾아가는 장면에선 온통 ‘EXIT“. 아파트에 왠 비상구가 그리 많은지 미로를 이룬다.
여인 ‘레나“는 여동생 친구다. 동생 몰래 하와이 여행간 레나를 만나러 하와이에 간다. 푸딩으로 모은 마일리지는 아직 승인이 안나서 비싼 항공권 구입하여 동생몰래 간다. 여기서 완전한 사랑에 불탄다.
레나의 표정도 묘하다. 동화속의 여인, 또는 마술에 의해 지구에 나타난 여인 같은 모습과 미소.
<펀치 드렁크 러브>는 남녀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꺼벙한 사내가 세상에 대해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주는 영화다. 코미디 형식으로 끌고나가지만 카메라는 빠르고 현란하다. 대부분 출연자들이 사람을 괴롭히는 데는 집요하다. 그리고 단순하다.
사기꾼이며 폭력배인 “매트리스 맨”도 찌질하고 단순하며 뒷감당 안된다.
이런 소심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열심히 해도 잘 풀릴 것 같지 않는 사람들이 힘든 삶 속에서 환타지 같은 순간을 얻어 행복해 하는 염원들...
사랑하는 사람이 어이 그냥 쉽게 만들어 질까? 굴러 온 떡도 잠시 머뭇거리면 쉰다.
****옛날 고딩 때 불교학생회를 다녔다. 법사님은 스님은 아니고 학교 선생님이다. 참말로 성실하고 차분하며 사려 깊은 분이다. 퇴직 이 후 택시기사를 하면서 돈을 모아 기부를 하기도 한..
어느 날 불교의 윤회가 증명 되었다고 설법을 하신다.
“어떤 사람에게 최면을 걸었는데 1년 뒤 뭐하노? 2년 뒤? 100년 뒤? 천년 뒤?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 사람은 이집트 공주였단다.”
그러면서 최면을 통해 윤회가 증명되었다는 몇가지 사례를 더 이야기 하셨다.
그 때는 그렇구나 하면서 믿었고, 근래에 와서는 윤회에 대해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앤더슨의 “마스트”를 보는데 마스터가 그 당시 화제가 바로 그 최면술사다. 법사님은 이 사람의 책을 보았거나 이야기를 들어셨구나..
최면은 사기다.
사람은 누구든 듣고 싶은 것을 듣고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훌륭한 인품의 법사님도 자기 해석이 가능한 유리한 것을 가져 오셨으니 다른 사람이야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그러니 저 높은 학식들이 개구신 직이는 목사나 개검이나 찌라서에 동감하여 방방거리지. 미친놈들과 똑같이...
이 영화를 보면서 고딩 때의 한 토막이 떠올랐다. 마스터를 볼 때도 떠올랐지만 이미 오래되어 잊고 있다가 “호프만”을 보면서 다시....
아, <조커>로 아카데미 상 받은 호아킨 피닉스는 “마스터”에서 받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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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미국 2003.05.08 개봉 95분, 15세이상관람가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
주연 아담 샌들러, 에밀리 왓슨 ,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루이스 구즈만
낡은 풍금과 함께 그녀가 찾아왔다
7명이나 되는 누나들한테 들들 볶이며 자란 배리(아담 샌들러). 비행 마일리지를 경품으로 준다는 푸딩을 사모으는 것이 유일한 낙인 그는 어느 날 아침 거리에 내동댕이 쳐진 낡은 풍금을 발견하곤 사무실에 가져다 놓는다. 그리고 바로 그날, 뜻하지 않게 신비로운 여인 레나(에밀리 왓슨)를 만나게 된다.
언제나 꿈꿨던 황홀한 사랑... 당신은 모를 겁니다
오래 전부터 당신을 사랑해 왔다고, 당신과 키스하고 싶다고 말하는 레나와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는 배리. 하지만 일생에 단 한번 올까 말까한 가슴 벅찬 사랑을 방해하는 것이 있다. 다름아닌 외로움에 지쳐 폰 섹스를 걸었다가 알게 된 악덕업체 일당, 일명 “매트리스 맨”. 배리와 레나가 꿈결 같은 하와이 여행에서 돌아오던 날, 아주 특별한(?) 손님들이 그들을 기다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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