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녜스 바르다의 해변: 과거의 자신을 재현하는 독특한 예술행위

무거운 빈가방 2020. 12. 28. 00:09

 

아녜스 바르다의 해변(앙코르, 아녜스 바르다) The Beaches of Agnes / Les plages d'Agnes

 

 

102min | D-Cinema | color | France | 2008 |

 

감독 아녜스 바르다(Agnes Varda)

배우 아녜스 바르다, 마티유 드미, 앙드레 루브라노

 

 

팔순을 앞둔 아녜스 바르다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본다. 벨기에에서 살던 시절, 지중해의 섬과 파리에서의 생활, 사진과 영화, 누벨바그 그리고 자크 드미와 아이들. 바르다는 자신의 영화와 사진, 인터뷰 영상 등을 활용해 마치 자화상과도 같은 다큐멘터리를 완성한다. 그리고 인간은 어떻게 늙어가는지, 나이가 들어서도 창의적일 수 있는지, 어떤 것을 기억하는지에 대해 사유한다. “사람들을 들여다보면 그들만의 풍경이 보일 텐데, 나를 들여다보면 해변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던 바르다. 바르다의 자서전적 에세이와도 같은 작품으로, 그녀는 파도가 지워 버린 모래 위의 글씨를 다시 새기듯 과거의 순간을 현재로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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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트의 자코>가 남편에게 바치는 영화를 위해 평생을 살아온 사랑과 존경이 표시라면

<해변>은 영화에 대한 자신의 삶을 되짚어 보는 독특한 다큐이다.

 

첫장면 , 해변에 거울을 두고 여러 장치를 만들어 소품들도 펼쳐 둔다. 거울과 거울 사이 흐르는 파도, 소개하는 제작진들, 어릴 대 추억의 재현이나 영화의 장면들 재현 등등...

해변에서 펼치는 하나의 또 다른 예술이 탄생된다.

이 영화는 단순히 과거를 재현해 보는 것이 아니다.

<해변>에서 바르다는 영화감독을 넘어 참 다양한 예술세계를 구현한 사람이구나라 생각하게 된다. 그녀가 재현하는 것 자체가 다시 새로운 예술로 탄생하니 감탄할 수밖에!

영화의 재구성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도운다.

해변에 설치하는 장치들도 그렇지만

도심지에 해변을 재현하기 위해 쌓고 만든 해변 모습, 그리고 설치미술들...

과거 망친 필름을 모아 만든 필름의 방, 그 안에 핀 따뜻한 해바라기,

영화 장면들에 대해 바르다 할매가 해석을 하고 추억하고 그리고 스스로가 재현해 보기도 하고 영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참 독특한 다큐이며 행위 예술이기도 하다.

영화란 무엇인가? 영화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을 통해 감독의 욕구는 어떻게 표현되고 해소되는가? 등등등..... 이 한편으로 그냥 보고 즐겼던 것들이 진정한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그리고 이전 보았을 때 많이 힘들고 지겨웠던 것들이 사라지고 진정한 카메라의 힘과 다양한 표현 방식에 조금은 눈이 떠지는 기분이다.

난 낮은 수준의 영화광이라 스토리가 주욱 연결되지 않으면 힘들어 한다. 이것을 바르다할매가 꾸짖으며 좀더 폭넓게 받아드리도록 차분히 가르쳐주는 느낌이다.

고마워요 할머니.

 

**** 여기서 <방랑자>에 대해 한말씀 하시네.... 자신도 찍은 이유에 대해 완전히 이해를 못했다고.. 그 때 많이 화가 나 있었다고, 특히 낙태권 문제에 대해 더 그랬던 모양이다. 그래서 어떤 구애도 받지않은 여성에 대해 , 단순한 자유가 아니라 패미니즘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이런저런 이야길 많이 하셨는데 기억이......

 

 

*** 할매의 젊었을 때 모습을 보면 참 많이 놀란다. 호기심에 주체를 못하는 눈망울, 그리고 적당히 뻗은 몸, 멀리 날아가서 무너가도 부술 것 같은 느낌들....그러다 나이 들면서 동그란 얼굴과 오동통한 몸이 되어 우리에겐 더 다정다감하게 보이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왜 이렇게 변했을까?  오랜 시간 허리가 무너졌고 이것을 세우지 못한 결과이다.

할매가 몸살림운동을 알아서 방석숙제를 했더라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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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녜스 바르다(Agnès Varda, 1928530~ )는 벨기에, 프랑스 영화 감독, 영화 각본가, 사진작가, 배우, 다큐멘터리 감독, 비주얼 아티스트이다. 루브르 학교에서 예술사를 수학하고 사진작가, 촬영기사 활동 중 라 푸앵트 쿠르(1954) 연출을 통해 영화감독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1960년대 프랑스에서 시작된 누벨 바그 운동의 기수 중 한 사람이다. 좌안파에 해당하였다. 장 뤽 고다르, 앙리 조르즈 클로조, 르네 클레망, 자크 타티 등과 함께 활동하였다.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1962), 행복(1964), 방랑자(1985), 이삭 줍는 사람들과 나(2000)를 비롯한 다수의 작품을 만들었다. 누벨바그 감독들과 함께 관습화된 영화 언어를 해체하였으며, 주체로의 다양한 여성을 그려내었다. 여성 캐릭터의 창조로 대안적 방식과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2015년 단편 3 부통에 이르기까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1962년 결혼한 배우자 자크 데미, 아들 마티외 데미 등이 영화 감독으로, 딸 로잘리 바르다는 영화 의상 디자이너로 일가족이 모두 영화계에 종사하였다. 1965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을, 1985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최고상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2000년 시카고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2009년 제35LA 비평가 협회상의 다큐멘터리상을 받았다. 2015년 제68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게 되었다. 이는 2002년 우디 앨런, 2009년 클린트 이스트우드, 2011년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에 이어 네 번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