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0-07 산사나무아래서 - 순수한 사랑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부산국제영화제
산사나무의 전설은 흰꽃이 붉은꽃으로 변한 항일전쟁에서의 선열의 붉은 피에 대한 혁명정신의 촉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남녀의 이야기다. 중국의 문화혁명은 많은 사회적 지도를 바꾸었는데 산사나무의 전설도 그 중 하나이리라.
문화혁명기 중국은 여전히 농업 중심의 사회였고 농업 중심으로 생산력향상에 박차를 가한다. 그 과정에서 혁명성을 높이기 위해 농촌으로 가야한다고 계도하여 많은 젊은이들을 농촌으로 보낸다.
촌으로 간 젊은이들 상당은 늙어서도 고향 도시로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고 촌으로 간 사람들 간에 많은 일들이 생겼을 것이다.
산사나무는 혁명의 의지를 가진 불굴의 정신을 표현하는 붉은 꽃의 전설을 가졌지만 남녀의 지순한 사랑에 다시 흰꽃을 피우는 문혁의 정렬을 순수사랑이 덮어버리는 사람의 이야기다.
사회적 억압을 뚫고 이루어가는 사랑은 고통과 굴곡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장이모 감독은 크게 마찰시키지 않으면서 문혁의 현실은 살짝 다루어 정치적 논란을 피하고 남녀의 사랑을 아름답게 헌신적으로 그려낸다. 관객의 눈시울을 자극하면서 사랑을 하면 영원한 사랑이 존재한다는 것(라오샨의 극중 말)을 알 수 있다고 잔잔히 이야기를 한다.
내용은 참으로 아기자기하다. 사랑이 다가감을 손의 위치(사탕-만년필-나무가지)로 조금씩 표현하는 옛스러움이나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욕정을 참아내는 사내의 모습은 잊혀져 가는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여기에다 남자에 대한 잠시의 불신으로 까탈을 부리는 여자의 자그마한 몸짓도 너무 이뻐 미소를 머금게 한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안타까워지는 사랑의 모습들은 늘 그렇게 무르익어왔지 않는가? '지금과는 달리 옛날엔 수수했었다'는 식의 마음 깊숙한 곳으로의 자극.
개막작으로 참 잘선택한 영화이다.(이건 완전히 개인적 입장이다.) 개막작의 표 구하기는 참 어렵다. 여러 사람의 부탁을 받고 나면 돈도 참 많이 든다. 초대를 하여 표를 선물하고 손님이 영화를 보는 것까지는 좋으나 만약 영화의 내용이 좀 어려우면 고맙다는 인사 조차 받지 못한다. ‘ 이 골치 아픈 것을 왜 보여주었느냐?’는 식이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표를 여러장 구입하는 것을 자제해왓다.(이번은 또 예외가 되엇다만)
산사나무는 그런 억울한 일은 없겠다.
많은 관객의 눈시울을 적시고 그들의 사랑에 대한 반성이라도 하는 것 처럼 엔딩엔 박수와 함께 탄성이 나왔“다. 코믹이나 폭력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요지음 우는 관객의 모습을 보기도 참 오랜만이다.
대작에 지친 명장이 잠시 가지는 휴가처럼...........
1. 우파, 주자파의 용어들. 문혁기에 마오에 대한 반대 입장은 무차별 숙청을 상징했음을 보여준다.
2. 학생무용에서 찡치우 등이 보여주는 노래가 재미잇다 부모사랑 보다 마오의 사랑이 더 크다는 마오의 우상화가 잘나타난다. 그리고 학교에 근무하기 위한 찡치우의 노력은 남자가 하는 강한 육체적 노동도 마다하지 않아야하는 출신성분의 몸부림도 보여준다.
3. 산사나무의 전설도 찡치우와 라오산의 사랑도 현대화의 전개에 전설이 되어버린다. 산사댐이란 거대한 토목공사는 그 상징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rfZmTwbva5g
주제가다.
http://www.youtube.com/watch?v=9_afNuwWeU0&feature=rel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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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나무 아래 (2010)
山楂樹之戀 The Love of the Hawthorn Tree
요약정보 드라마, 로맨스/멜로 | 중국 | 115 분
감독 장예모
출연 주동우 (징치우 역), 두효 (라오산 역), 해미연, 이설건, 여려평
최근 몇 년간 <연인>, <영웅>, <황후화> 연출과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공연연출 등 대규모 작품의 연출에 주력하였던 장이모우 감독이 초창기 작품을 연상시키는 소박한 작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아미(艾米)의 원작소설 <산사나무의 사랑 山楂树之恋>을 각색한 <산사나무 아래>는 문화혁명기를 배경으로 연인들의 절절한 사랑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아버지가 정치적인 이유로 투옥된 뒤, 징치우는 정식 교사가 되어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어머니의 당부를 늘 잊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는 라오산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고 자신의 책임감 때문에 괴로워한다.
이런 징치우를 바라보면서 라오산은 무조건적이고 헌신적인 사랑을 하게 된다.
장이모우 감독은 징치우와 라오산의 사랑을 통해 순수의 시대를 꿈꾼다. 세월의 무게 때문에, 혹은 사회의 변화된 환경 때문에 이제는 점차 사라져 가는 ‘순수함’ 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순수함’은 남성 감독의 그것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섬세하고 정감 어린 연출을 통해 표현되고 있다.
신인배우를 발굴하는 데에도 일가견이 있는 장이모우 감독은 조동유와 두오샤오라는 두 신인배우로부터 감독 자신이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순수함’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고 있다.
대작에서 소박한 사랑의 이야기로 돌아온 장이모우 감독의 행보는, 감독으로서의 자기 자신 역시 초창기의 순수한 작가정신을 잃지 않았음을 항변하는 듯 하다.
(2010년 15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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