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2010

비 두려워마 - 끈적한 더위로 풀어보는 가족의 의미 부산국제영화제

무거운 빈가방 2010. 10. 11. 00:00

10-10-09 비 두려워마 - 끈적한 더위로 풀어보는 가족의 의미  부산국제영화제

Bi, dung so! Bi, Don't Be Afraid

 

부모와 고모 그리고 유모와 함께 사는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이다.

그 세상의 중심은 가족이며 가족들의 변화를 보여 준다. 물론 아이가 보는 세상만 보여 주는 것은 아니다. 아이는 차용된 형식이다. 그래도 아이의 모습은 영화의 중심에 서서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훌륭하다.

 

가족과 베트남 사회의 한단면 그리고 여전히 간직한 자연의 힘을 카메라에 잔잔히 담아내는 장면들은 신인감독의 그것이라 하기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다. 

 

엄마는 아빠의 외면 속에 외로움으로 지내지만 병든 할배의 귀향으로 오히려 위안을 삼는다. 마치 애인이나 된 듯 할배의 몸을 정성스레 닦아주고 간호를 한다.

 

 할배는 집을 한번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을 위해 외유만 하다가 병들어 집으로 돌아온다. 권위는 여전히 살아잇으며 식탁에서의 그의 인상은 그 권위를 상징한다. 그러나 점점 사그라드는 몸을 어쩌지 못한다. 며느리의 간병과 아이와 노는 것이 그의 낙이다.

 

아빠는 집을 외면하고 끝없이 밖을 나돈다. 길거리 여성을 탐하고 날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술에 취해 산다.

 

얼음공장에서 일하는 아는 형은 얼음공장관계자인 듯한 조폭같은 남자에게 늘 성폭행을 당한다.

 

고모는 버스에서 자리을 내어준 학생에게 반해 자신을 가누지 못한다. 새로 만난 남자친구에게 몸을 맡겨도 그 생각 뿐이고 몰래 축구하는 그를 지켜본다.

 

감독은 끈기있게 이 아이의 가족을 모두 다  훑어나간다. 마치 훔쳐보기라도 하듯. 욕심도 많다. 모두를 다 보여주려 하니 생각은 흩어지고 지루하기도 하다.

도시의 모습, 주변 자연의 모습, 사람들의 땀 내음. 끝없이 흘리는 땀은 ‘흔들리는 구름’의 그것만큼이나 덥다. 그러나 흔들리는 구름의 정말 후지덮덮함을 느끼게 하기에는 힘이 약하다.

 

 주소재는 역시 땀과 얼음이다. 얼음은 직업과 더위를 시켜주는 것 그 외의 또 다른 위안으로 비춘다. 성공과 좌절의 모습으로도.

 

1. 대형얼음 공장이 나온다 - 꼬마 때 내가 본 얼음공장은 그냥 작은 것이다. 정말 크다. 베트남이라는 더운 지방 탓이리라. - 리샤오룽의 영화에 살해당한 사람이 얼음에 들어잇는 장면도 연상이 된다.

 

2. 죽은 지 1주년되는 날에 친지를 초대하여 TV를 본다 장례장면을 찍은 비디오를 보면서. 원래 이런 장례형식이 잇었는가는 모르겠다. 베트남엔 1주년되는 날 친지들이 모여 고인을 회고하는 시간을 가지는 모양이다. 우리의 제사와는 조금 다른 듯 하다.

 

3. 비는 얼음 단풍을 만들고 갈대밭(비슷하지만 전혀 다르다.)에서 발견한 복수박을 더 자랄 때 까지 감춰둔다. 비의 이 두작품은 아빠와 동네 더 작은 꼬마들에 의해 모두 사라진다. 어릴 때의 꿈과 희망이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리듯이. 이런 것을 참으면서 커 나가는 것이겠지.

 

4. 아래 영화제에서 한 해석은 좀 거시기 하다. 할배의 출연이 분쟁의 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잠시 그리 느낄 뿐이고 누구에겐 위안이 되고 누구에겐 원망이되고 아들에겐 보고 싶지 않는 늙은이일 뿐이다. 가족은 이리되든 저리되든 가족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g3R9JL9Jt-Y

 

http://www.youtube.com/watch?v=dq2RkafxbnA&feature=related

 

http://www.youtube.com/watch?v=rFzBupQwjm8&feature=rel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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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두려워 마 (2010)

Bi, dung so! Bi, Don't Be Afraid

요약정보 드라마 | 베트남, 독일, 프랑스 | 92 분

감독 판 당 디

출연 판 탄 민 (비 역), 응우옌 티 키에우 트린 (어머니 역), 응우옌 하 퐁 (아버지 역), 호아 투이 (이모 역), 트란 티엔 (할아버지 역)

 

줄거리

베트남으로부터 온 놀라운 데뷔작. 여섯 살배기 비와 그의 가족은 오랜 세월 해외에서 지냈던 할아버지의 하노이 귀향을 환영한다. 할아버지의 귀향은 가족 모두를 혼란에 빠트리고 구성원들간에 분쟁만 일으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비와 늙고 병든 할아버지의 관계는 아름답게 꽃핀다. (2010년 15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