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신홍직 갤러리 방문 : 연화리에서 전복죽도 먹고...

무거운 빈가방 2021. 8. 19. 12:57

 신홍직 갤러리 방문  2021-08-16

 

이번 월요일은 대체공휴일이다. 나하고 대체공휴일은 아무 관게없지만 이것을 핑계로 오늘 줌운동을 쉰다. 그리고 상석 형과 <신홍직 갤러리>방문을 한다.

 

2주 전 상석형은 이 갤러리가 <임랑>에 있다 한다.

 

<모가디슈> 본 뒤 시간이 많이 남아, 마눌님과 나는 고속도로 탄 김에 울산(온양) 쪽에서 내려가면서 임랑으로 간다.

사실 화가 이름도 주소도 모른 상태로 그냥 간다.

형이 가르쳐 주지 않아서 이다.

<임랑 갤러리>를 치니 갤러리 한군데가 있다.

그래, 내 안테나에 안걸릴 수 있나! ’ 자만하며 간다. 온양에서 내려가기 꽤 긴거리다.

 

고생하여 찾아갔으나 그 곳엔 건물이 거의 비다시피 하고 5층에 전시장 같은 하나 있다.

허탈하다....

 

다음 월요일 형에게 이야기 하니 연화리라한다. 긋참... 거리가 장난아닌데 형은 조금만 가면 임랑이라 거서거란다....

다음주 가자 약속하고, 난 땡땡이 쳐서 연화리 <신홍직 갤러리>(기장군 연화리 192)에 간다.

 

<신홍직> 화가와 형의 인연이 참 깊다.

형 고딩 때(60년대 말일 듯) 지금은 잘알고 있는 화가(‘b’)와 같이 신화백 아버지에게 그림을 배웟단다.

형은 난로에 앉아 놀다가 선생님하고 술을 마셨고.

‘b’는 열심히 그렸는데 집이 넘 가난해 회비도 못내었단다.

선생님은 반장일을 맡겨 아이들 그림도 봐주고, 회비를 걷어 선생님에게 주는 경리 일 비슷한 걸 맡기고 면비해 줬단다.

‘b’100호짜리를 너무 갖고 싶어 회비 모은 돈으로 사버렷다네..

선생님은 잘했다. ’100호 짜리가 훨씬 더 갚어치 있다고 격려했다니!

 

한번은 ‘b’는 친구하고 괴정쪽인가 놀러 갔는데, 빈건물 비슷한 것이 있어서 들어가 보니 괜찮은 바둑판이 항거 있더란다. 이걸 팔면 선생님 빚도 갚겠다 싶어서 두 개씩 양팔에 끼워(8개네) 내려오다가 주민 신고로 경찰 출동... 무기정학.....

 

선생님은 학교 안가니 더 열심히 그리라고 또 독려...

참 대단한 분이다.

 

‘b’는 다대포에서 120호 짜리 그림을 사력을 다해 그렸다한다.

그 그림은 아직도 ‘b’가 보관하고 있고 절대 안팔았다 하네....

난 선생님 드릴 줄 알았는데 ㅋㅋ

 

이런 감동의 일화를 들으며 차량의 숲을 파헤치고 <신홍직>갤러리에 도착한다.

60 전반인 화가가 나와 맞아주고 우린 들어가 그림 감상.

한번씩 자기 그림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가끔 우린 질문도 한다.

 

그는 그림을 붓이 아니라 손이나 칼로 그린다.

10년 전부터 붓을 버리고 이리 작업을 했다하네..

붓의 부드러움과 곡선미 등 여러 형태가 있겠지만 큰 붓은 강한 선의 느낌도 있다.

근데 손과 칼은 자유 분방하면서 돌출이 지 마음대로다.

그의 산과 구름 느낌이 참 좋다.

 <산을 자세히 보면 부분부분 돌출된 것이 많다. 산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진다. 액자에 비친 바깥 풍경도 같이 담은 것은 덤이다. >

손으로 함껏 흩트려 놓은 듯 버무린 듯한 것들이 엉키어 울렁거리고 멀미까지 날 정도다.

그러면서 <닥터스트레인저>가 손을 돌려 다른 세상으로 가는 길을 만들 듯, 손을 둥글게 돌려 모은 흐름을 세상에 내던져 새로운 세상을 창조할 듯한 기분을 준다.

그래서 좀 더 깊은 맛들이 우러 나온다. 바다를 보면 눈이 시리고

산은 거칠고 호흡을 가파르게 한다.

대신에 작은 소품들은 그를 감산 아크릴 영향인지 매우 귀엽고 앙증맞은 느낌, 그의 그림과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지만 아뭏든 그렇다.

<작업실 자체가 작품이다. 작업의 흔적이 고스란히 있고, 사용하는 도구와 사용 후 남아 형상화 된 것들이 너무도 좋고 아름답다.  연화리 바다는 그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줬을 거다.>

화가는 아침에 출근하면 늘 설레인다 하네...

오늘은 무슨 그림을 그릴까? 그리는 것이 생각대로 이뤄질까?

등등등

이런 생각으로 날마다 행복하다하네....

대체로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다는데

신화백은 그의 행복을 캠퍼스에 담는다.

거친 그림 속을 들여다보면 구석구석에 행복이 조금씩 아로새겨져 있는 듯도 하다.

 

형은 바다와 빛을 이야기 한다.

자기 집에 걸어두었을 때 엄청난 자연의 색과 빛 그리고 형태가 앉아서 다 가질 수 있어서 행복할거라 한다.

신화백은 부산에서 자기처럼 전업작가는 몇 없다 한다.

그리고 완전 상급은 아니지만 나름 어느 정도는 그림을 알아주는 작가에 들어간다 한다.

그럴 것 같다.

그림을 보면 걸어두고픈 충동이 마구 느껴진다.

 

화백과 그림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자기만한 뇌 속에 자기 속에 빠져있는 단순함을 화가의 설명으로 좀은 굴곡이 생긴다.

작업할 때의 느낌과 방식을 어떻게 알겠는가!

말로 표현하는 표정에서 진정성과 작가성이 강하게 다가온다.

 

형은 전복죽과 간단 회를 사주신다.

길거리에 길게 해를 피해 앉아 있는 사람들..

우린 30분 전에 예약하고 줄안서고 그냥 들어가 먹는다.

흔히 말하는 VIP

돌아와 커피 한잔 하며 이야기 마무리 한다.

선생님(화가의 아버지) 돌아가신 20주기 때 출신들 모두 모아 한잔해야겠다 한다.

형도 같은 출신이니 참석하겠네^^

     <ㅋㅋ 사진만 보면 형은 먹는데만 관심 있어 보인다. 사진의 왜곡성이여...>

인사하고 돌아오는 길에 그림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꽃을 피운다.

환상의 세계에서 생활의 공간으로 들어간다.

머물고픈 환상은 늘 짧다.

 

 

신홍직에 관련 된 글 몇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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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직展 - 격정적인 터치와 순색의 절묘한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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