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09-15 오화진, 갤러리 세인 , 이창효, 데이비드 레만

무거운 빈가방 2021. 9. 17. 15:34

9-15 갤러리 세인 , 데이비드 레만, 오화진

 

갤러리 세인의 정영숙 대표 펫북 친구다.

SNS는 참 대단하다.

펫북에서 전시회 소식 자주 올리니 매우 보고 싶다. 몇주 전 청담동에 왔으나 오랜 벗 덕우를 만나 세인엔 들리지 못했다.

 

이번엔 바로 세인부터 간다.

 

11시 다되었는데 문이 안열렸다. 전화하니 30분 쯤 걸릴거란다.

 

주변을 도니 지하에 갤러리 하나.

 

들어가 보니 안에 자두가 항거 그려져있다.

 

안에는 누군가 계속 통화 중이다. 통화 끝날 때 까지 기다린다.

20분 정도?

바깥 의자에 앉아 있으니 들어오란다.

 

신맛과 단맛이 동시에 우러나오는 그림.

이건 초정밀화? 미세화?

아무튼 요사이 그림은 참 다양하다.

 

추구하고 생각하는 것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평이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도 될 수도 없는 시대. 그런만큼 각자의 개성이 매우 도드라진다.

 

다른 작가의 사과 그림... 그리고 코끼리....

 

정물의 새로운 맛을 느끼고 다시 세인으로 간다.

 

문이 열려있고 입구에 들어서니 전화가 온다.

우린 안과 밖 그 경계에서 잠시 통화, 전화기로가 아니고 서로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통화를 끝낸다.

입구에 조각 하나 눈에 매우 아담하게 그리고 정겹게 들어온다.

옆엔 도자기 같은 바탕에 오리 그림들 이것도 정겹다.

커피 한잔.      맛있다.

정대표는 이 이야기 저 이야길 한다.

이번 전시회는 소장한 작품을 선보이는 거란다.

갤러리를 하다 보니 선물 받은 것 구입한 것 등을 선보여 팔기도 하고 바꾸기도 하고.....

 

아무튼 참 좋은 일이다.

얼마 전에 데이비드 레만 전과 송은에 들린 이야길 하니

송은이 <삼탄>이란 기업에서 만든 건데 참 대단한 곳이라 한다.

 

바람직한 모습이다.

예술가를 지원하고 그것을 통해 함께 커나가면서 풍요로운 사회를 만드는 기업의 힘.

어느 놈처럼 꽉 쥐고 숨겨 놓고 있다가 자기들 세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기부하는 것과는 전혀 결이 다르다.

사람들은 작품의 엄청남에 그저 감탄하여 용비어천가를 부르지만 내용은 전혀 아니지 않는가.

그가 갤러리라도 만들어 사람들에게 선보이다 죽어서 기부했다면 전혀 다른 문제지.

 

그러면 칭송받아 마땅하지.. 근데 정반대의 일인데 칭송받으니 그것도 화날 일이다.

김창렬미술관을 짓는다고 얼마나 많은 비난을 퍼부었는가. 작가가 기부한 작품만 해도 건축비 100? 150억을 훨씬 넘는다. 그런 것들이 이젠 저거 지역에 이머시기미술관 지어라고 프랭카드 들고 난리다.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과 소리들.. 절대 불변의 진리 비슷하게 움직여야 하는 법(판결, 구속 등)에서도 그러한데 다른 것들은 얼마나 더 심하겠노!

 

정대표는 부족한 내 수준에 맞춰 그림도 하나하나 설명해 준다.

<팝아트....... ㅎ >

 

어떤 그림은 이유도 없이 확 땡기는데 어떤 건 느낌조차 잘안드는 경우가 있다. 그림이 나빠서가 아니라 맹하게 아무 생각없고 어이 해석조차 안되는 내가 근접하기 어려운 탓일거다. 정대푠 이것도 이리저리 나름 설명.

 

고맙고도 즐거운 시간.

 

눈에 들어 온 그림하나 물어보니 , 오화진 작가요!”

여기서 전시회를 했는데 엄청나게 공간을 잘 꾸몄고 온갖 것을 다하는 작가라 한다. 그러면서 <문래예술공장>에서 진시회하고 있다 하네... 아 땡긴다. 근디 너무 멀다. 검색하니 1시간은 넘어 걸린다. 더운데...

유리공예 같은 형태의 작품에 피를 생산하고 끓이고 하는 과정에서 생명과 사물의 기괴함이 뭔가 뭉클거린다. 받치고 잇는 탁자도 참 재밌다.

난 달리 그림 느낌도 난다고 한다.

느낌은 자유이니.

<이 그림 느낌인데 인터넷에서 찾다보니 누가 달리의 말을 같이 적어두었네.  내가 생각한 것과 이 말과도 잘어울린다. 작가의 상상이 그림으로 나왔지만 설사 이것을 조금 모방했다 하더라도 자기가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인정하는 멋짐..ㅋ>

 

나에게 뭐하느냐 묻는다.

<몸살림운동> 한다 하고 간단 설명한다.

그리고 인사 나누고 나온다.

 

다시 <갤러리 호리>에 들려 레만작품을 수욱 훑는다. 참 좋다. 그 많은 그림이 거의 다 팔렸다. 대단하다.

이제 바로 근처 <뤼비통>으로. 전시는 아직 안한단다. 3층 갤러리는 문을 닫았다. 입구엔 주로 청년들이 있고, 안내는 성별에 따라 하는 모양이다. 난 남자니 여자가 따라와 설명한다.

 

내가 전시 보러 왔다 하는데도 간단간단 설명을 한다.

물건 살 사람이 아님을 밝혔는데도....

성공한 기업의 자세가 어떠한지 잘보여주는 일면이다.

 

안에 옷들이야 내가 잘모르겠지만 전시해 둔 모습과 공간의 쓰임새 등이 배울게 참 많을 것 같다.

여기서도 박서보 같은 풍의 작품을 본다. 재질이나 질감이 전혀 다르지만 머리에 한번 박힌 강렬함은 우리같은 사람은 벗기기 어렵다.

 

박서보의 작풍이 세상에 추앙 받으면서 그 느낌이 나는 것이 많아진 것 같다. 물론 이전에도 이런 형의 것들이 많았겠지...

어디로갈가 고민하다가 문래로 간다. 전철 갈아타고 버스타고...

 

몇 년 전 이 동네를 주욱 둘러봤다. 그냥 혼자 오락가락하는게 어쩔 땐 여유롭고 좋지만 어쩔 땐 지겨워 더 놓치는 경우도 많다. 이 철공소 지역은 다음에 다시 들리려 했는데 오늘은 그림만 보고 갈꺼다.

 

<오화진> 개인전 .

 

난 처음 보는 작가지만 세인에 걸린 작품이 상당히 강렬하여 여기까지 인연이 닿았다.

벽에 걸린 전단지 같은 것이 긴글을 보여준다.

 

나중 작가에게 직접 설명도 들었지만 작품을 만들고 작품 보고 소설 적고 소설 보고 영감 받아 또 작품 만들고 작품보면서 다시 그 영감으로 소설을 적고...

 

어찌 보면 자기 환상에 푸욱 빠져 자기 속 공간에서 모든 것을 한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이 환상은 참으로 아름답고 기이하다.

 

방금 보고 온 데이비드 레만이 붓질을 하다 물감을 강하게 흩뿌린 것들의 느낌이,

 

오작가에서는 조각하고 천으로 덮고 나사를 박고.....

한 작품 안에 여러 세상을 넣는다. 얼마전 봉제로 작품을 만든 <조현서> 작품의 큰 입과 모습들관 완전 다른 세계다.

작가는 조각, 봉제, 설치 등등 거의 모든 장르를 아우른다. 어릴 때부터 미술만 해 왔다한다. 그러나 글을 적기 시작했다고.

자기 작품 속에서 정신없이 줄을 긋고 줄 따라 가다 새로운 것을 아로새기곤 한 그림은 설치로 재탄생되었다.

이것을 보니 갑자기 우리집 애보(로봇청소기)가 생각난다.

난 오작가에게 로봇 청소기가 청소하는 모습을 폰에서 볼 수 있는데 자기가 움직인 길을 그대로 선으로 표시해 주는 청소지도가 있다. 갑자기 그 선이 떠오른다

좀 웃기는 상상이지만, 작가는 매우 재미있다고 말한다.

 

세인에서 본 작품. 강렬해 여기가지 연이 닿았다 하니, 자긴 그 작품이 전시되었는 줄도 몰랐단다. 이전에 공간이 필요해 이야기 했더니 선 듯 장소를 내어 주어 엄청 고마웟단다. 그곳에 아주 엄청난 상상으로 꾸며 전시회를 성공리에 마쳤다고....

세인에서 들은 말과 같다.

작가와 갤러리 리장과의 협업이 참 좋다.

작가는 때로는 자기 작품이 어디로 갓는지 궁금하기도 한단다. 좋은 사람한테 가서 사랑 받길 원한다고.. 어떤 작가는 초기에 판 작품을 되사기도 한단다.

그럴 수 있겠다.

이 순간은 내가 메신저 역할을 한거다.자기 작품의 위치와  가진 사람이 대하는 자세를 알려줬으니 ㅋ

 

오화진의 작품은 SF물을 보는 느낌도 많이 난다. 이젠 대부분이 이런 세계에 많이 젖어 있기에 전혀 낮설진 않다. 아주 머리가 끝없이 돌아가는 자기 속에 푸욱 빠져있는 작가의 표정도 좋다. 얼굴에 자신감과 힘이 넘쳐난다.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여기 전시의 제목이 <두눈과 두머리>

부제로 <또 다른 시선, 다른 취향, 다른 상상 을 확인하다>

작가 속의 여러 가지 생각들, 이것을 보는 관람객의 여러 가지 생각들.....시선, 취향, 상상

세상은 이런 수많은 것들이 얼키고 얽혀 나아간다. 때로는 한 곳에 머무르기도 하고 그러다 다시 이동하고. 이런 시공간에서 마음껏 활개를 치는 오화진의 모습이 참 좋다.

 

이야기 듣고 작품 잘보다가 갑자기 몸살림 이야기를 꺼낸다. 어게 푸는 동작 하나를 설명하고 해 보라한다. 작가는 혼자 해 보겠다 한다. 이놈의 병이 도진거다. 그냥 작품 보는 것을 끝맺어야 하는데 뭔가 갈카줘서 너를 드러낼려고 또 지랄한거다. 매우 민망해 진다. 이제 멈출 줄 알았다 싶엇는데 전혀 아니다. 마음을 못내려 놓는다. 내가 좋다 생각하는 것을 남에게 자구 이야기하면 이건 강요이고 미신을 전파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시작은 좋았으나 끝은 민망!

인사하고 삼청동으로 간다.

오늘 행차를 헤아려 보니 10개 갤러리 방문이다. 이제 겨우 4.... 나머진 다음으로 돌린다.(국제,학고재,........인사동코트라 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