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5, 2 국제, 학고재... 인사동 코트
오화진 전시회를 보고 난 뒤
삼청동 <초이앤 라거> 가려다 시간이 안맞을 것 같아 <국제갤러리>로.
(이 이후 사진은 다 날라가 버렸다. 몇 개는 톡으로 보낸 것이 있어 올리지만 나머진 홈피에서 얻은 것도 있다.)
“박서보”전을 하고 있다.
박서보의 <묘법>은 의자에 앉아 시간을 두고 차분히 보면서 그림에 빨려 들어가면 참 어울릴 것 같다. 근데 많은 인파들 때문에 그러진 못한다. 몇장면들을 남겼는데 다 없어졌다.
마눌님에게 올린 것만 ....
이번 전시에는 강렬한 붉은 색 보다는 다양한 색을 선보였네...아주 맑고 투명하단 생각이 든다. 화가도 이 작업을 하면서 “고행”의 느낌 보다는 아주 행복한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을까? 쳐다 보는 나도 행복한 생각이 드는데....ㅎ
인파를 헤치며 잠시잠시 사진 찍고 학고재로
학고재는 또 다른 박서보다. 이건 그냥 내 느낌이다. 작가에게 이런 말하면 맞아 죽을거다.
<김현식>의 <현>이란 작품들인데 묘법이나 현이나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줄에 대한 표현 아닌가?
현에선 음악이 울릴 수 있겠고 가벼움과 무거움 그리고 붕붕뜨는 상상이 나기도 하지만, 묘법은 제목에 짓눌려 그가 여러번 그은 깊이 잇는 골 속으로 빨려 들어가거나 허우적대거나 공간을 잃어 선 자체에 머물거나 하는 것 아닌가?
앞에 설명 글 그대로 올린다.
--- 김현식: 현玄
김현식(金玄植, 1965-)은 회화 속에 시간을 포획한다. 수평으로 레진을 올리고 마른 후 칼과 송곳으로 수직선을 그은 후 물감을 바르고 다시 레진을 올려서 같은 작업을 반복한다. 거듭되는 작업의 결과로 무한공간이 펼쳐진다.
현(玄)은 세계의 불가사의한 섭리를 일컫는 형용사이다. 현(玄)은 우주가 운영되는 알 수 없는 비밀을, 표현할 길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말이다. 따라서 현묘하다. 적막무짐하다. 너무나 깊고 어두워서 파악할 수 없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고 두 손에 잡히지 않는 그것을 다만 직감할 수 있다. 그것이 현(玄)의 세계다. 이 말은 춘추시대와 위진 시대를 거쳐서 지금까지 사용된다.
김현식 작가는 모더니티 회화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 고민해왔다. 모더니티 회화는 풍경과 인물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려던 고전적 회화에 대한 반발로 태어났다. 이와 다르게 동아시아의 경우 풍경과 인물을 그대로 그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다. 나의 심경(心境)과 대상이 완벽히 감흥을 이루는 경지를 표현하고자 했다. 이를 관물회신(觀物會神)이라 한다. 김현식 작가는 관물회신의 정신으로 세계와 마주했다. 아울러 존재하는 모든 대상에 현묘한 의미가 담겨있다는 관점으로 세계를 파악하여 모더니티를 재해석했다. 김현식이 그리는 세계는 무한한 시간과 공간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빛나는 색채의 이면의 무한 속으로 한없이 침잠하는 동시에 이내 앞으로 질주하듯 다가오는 수직선들의 운동은 유례가 없었던 새로운 회화이다. 김현식의 회화는 우리 고전에 내재되어 있는 정신성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모더니티 철학의 문제의식을 재해석해 얻은 결실이다. 이 새로운 회화의 가능성은 현재 서구의 미술 현장에서 인정받아 후일의 대화를 기다리고 있다.
– 「현(玄)」 | 이진명 · 미학, 동양학, 미술비평
김현식의 작품은 멀리서 가까이 다가가면 아크릴이나 그의 재료 때문에 내 모습이 조금씩 더 비친다. 그러다 보니 내 모습을 보기 위해 더 가까이 간다.
박서보는 골의 깊이를 더 느끼기 위해서인데....
다양한 형상의 작품들. 수많은 동그라미에는 작가가 상상한 세계가 있고, 수많은 내가 있고 주변의 모습도 있다.
<찍은 사진이 날라가서 내 얼굴이 비친 장면은 없다. 학고재 홈피에서 사진을 가져왔다>
프린터 베이커리 삼청점에서 <정은미>
서머셋 호텔에서 <이희호> 소나무...
인사아트센타 1층에서는 시대에 맞춘 예술인지 <siblings>전을 한다. 블록체인 관계된 것이라 하는데 난 이쪽은 전혀 모른다.
NFT(대체 불가 토큰)이라는데 그냥 구경만 하고 온다. 이런 것도 다 알아야하는데 아직 내 접근에는 한계가 있는 모양....
<인사프라자>에 들려 다양한 것들 구경하고 ......
급히 가려는데 <인사동 코트>라는 것을 만난다.
EBS 다큐하고 관게있는 것으로 펼침막이 걸려 있어서 들어가 보니
장난이 아니다....
안에 엄청난 작품들.. 게다가 작가들 작업실과 전시 공간이 한 몸이다.
커피점도 몇 개 있는데 2층에는 뭔가 향이 다르다.
비디오 테이프로 둘러싸인 공간과 바리스타의 표정도 숙연....
옥상전시에는 난민들(르완다, 코스보,보스니아 내전...) 사진이 걸려 있다.
모두 빛바래고 곰팡 내 까지 나는 버려진 듯한 공간에 전시되 사진이 그들이 처했던 환경과도 잘어울리는 듯 하다.
<아래는 맥주 등도 파는 공간이 있다. 꽃장식 등이 참 예쁘다>
작가들과 전시장. 마치 활동하는 모습 또한 전시한 것 같다. 무엇을 쓰고 잇을까? 궁금하여 머리 내밀고 싶다.
마눌님(이날은 혼자였고 사진을 다 날려버려 다시 찍으려고 다음날 꼭 보자며 모시고 갔다. 이틀이 혼재한다.)은 큰화면에 불을 비추는 곳에서 춤을 춘다. 그러니 불길이 마눌님의 몸 따라 움직인다. 손에서 불이 일어나는 듯......
영상 작품들도 제법 많다.
영상이 결합된 예술은 이제 다반사 아닌가!
작가의 뜻이 무엇인지 그림 보다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아직 있어서 아쉽지만...
2층에서 마눌님과 커피 한잔 한다.
제법 비싸다. 근데 그 값어치 충분히 한다.
바리스타 심재용님은 가급적 앞에 앉아라 한다. 그래야 자기가 편하다고.
커피를 달이면서 설명을 한다. 탄생부터 여기 까지 오게된 사연들을
처음은 아주 작은 앙증맞은 잔에 약간 따라준다.
검은 물방울이라고 이름 한 커피
원초적 맛이 나는 듯. 물을 마셔보라 한다. 물을 마시니 커피 향이 입에 더 번지면서 엄청 달다.
커피와 물이 어울져 새로운 맛을 내는거다.
그 다음은 약간 큰잔에 준다.
여기선 드립만 한다.
분위기 좋고 옛스러운데 바리스타의 연배나 모습도 예스럽고 향은 그윽하니 최고의 한잔이다.
처음 듣는 이름 <게이샤>..... 어느 분이 이걸 시켰는데 조금 더 갈아 맛을 보여 준다.엣날 마눌님이 마신 적 있는데 만 오천원 줬다 하네.... 우린 첫방문에 앞에 앉은 덕에 비싼 커피를 얻어 마신다. 앞에 향이 강해 그냥 괜찮다는 정도.. 아무리 맛잇는 것도 배의 상태나 무엇과 같이 먹느냐 어떤 것을 앞에 먹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게 맛이고 삶도 비슷한 것 같다.
이번 서울행은 꽉찬 시간들로 알차게 보낸다.
금요일 밤, 차가 얼마나 밀릴지 알 순 없지만 힘들어도 즐겁게 잘보냈으니 괜찮다.
놓친 것들은 다음에 인연이 닿으면 볼 수 있겠지..안닿으면 할 수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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