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연말연시 : 생애 첫차를 모는 아들, 서울 하늘 아래 다른 두세개 -황학동 도깨비 시장과 공항 롯데몰

무거운 빈가방 2022. 1. 4. 07:45

 진짜 넋두리,

연말연시 : 생애 첫차를 모는 아들, 서울 하늘 아래 다른 두세개 -황학동 도깨비 시장과 공항 롯데몰

 

이번 연말연시는 좀 바빴네..

31일 눈꼴 모임에선 소고기를 구워 먹었다.

언양 두서쪽에서서 가져온 고기인데 식감이 부드러우면서도 고기 특유의 맛이 잘살아있었다.

형님은 고기 굽는데 귀신이다. 난 소는 덜익혀서 먹는 편이라 한점씩 천천히 내가 구워 먹었다.

봉란여사는 익혀 먹는 편이라 난 먹지 않았다. ㅋ

막판에 블록체인’ ‘메타버스’ ‘NFT’ 이야기를 했는데 형님은 우린 그러지 말자라며 진노했다.

몇몇 사람은

원하지 않더라도 이제 그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젊은 세대들이 꺽인 희망을 여기서 찾고 있다.

그림을 보는 눈이 우리와는 전혀 달라졌다.

교육청에서 메타버스 수업 관련된 책자가 나왔다한다....

 

나이가 드니 이젠 토론 보다는 그냥 자기 생각만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엔 그래도 제법 토론 비슷하게 되어 나쁘진 않았다.

 

형은 아들이 대학 지원할 때 몇군데 대학에 동시에 원서 넣는 일을 못하게 했다. ‘비겁하다, 한군데만 지원해라이것 때문인지 아닌지 아들은 삼수를 했다. 형은 늘 정상적 경쟁을 원하고 그것을 실천했다. 지금도 그렇게 살고 싶어하고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자신감이 없어서 형처럼 하지 못한다. 아이들이 대학 지원했다면 여러 군데 넣게 했을거다. 삶에서도 그렇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내 모습을 본다. 형처럼 올곧게 그냥 주욱 가지 못한다. 갈 길도 없거니와 갈 곳도 없다. 그냥 혼자이니 기분 내키는 대로 가는 것이다. 추앙 받고 존경받는 형과는 질이 다르다.

 

1일은 큰놈이 내려왔다.

지 생애 첫차를 내가 가지고 있어서 차를 찾으러 왔다.

삐행기 타고 오는데 서울 전철에서 사념에 빠져 공항에서 내리지 못하고 6군데 정도 더 갔다 하네. 돈도 더 들고 시간도 더 들었다.

 

김해에서 픽업하여 용원시장으로 간다.

시장은 최근 본 것 중 가장 복잡하다. 단골도 손님이 가득하여 이야기 나누지도 못한다. 상인들에게 장사 잘되는 것만큼 좋은 일이 어딨노! 저녁엔 이 가덕대구로 배를 채우고 2일 아침 6시에 서울로 출발한다.

 

생애 첫차!

난 중고 봉고가 첫차다. 12인승...

초보 때 겨울 희방사엘 갔다. 사람들 한가득 실고 갓는데 다들 내가 운전 잘하는 줄 알고 있다가 초보라는 말을 듣고 그 때부터 즐거움이 없어져 버렸다 한다. 누군 억지로 잘라하는데 잠이 안오더라고. 난 초보인데 겨울길을 직업 운전자처럼 차를 몰았다. 당연 그리해야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초보이지. 당시는 산길을 많이 오르락 내릴락했다. 운전이 잘안되니 앞에 가는 타이탄 따라하기를 했다. 앞차가 밟으면 같이 밟고 브레이크 불이 들어오면 같이 브레이크를 밟는다. 1시간 가까이 그 차는 선행해 주었고 난 후행했다. 헤어지니 내 손엔 운전대에 대한 감이 엄청 붙었다. 난 짧은 시간에 초보를 면했던 것 같다.

수안보, 지리산 등등 내 봉고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했다. 길에서 고장나 고생도 많이 했다. 수안보서 퍼지고 지리산 입구서 퍼지고...그 동네 수리점에 한번 들릴 때 마다 소리는 커지고 차는 이상해졌다. 그 땐 기아가 어디 동네방네 있었나!

 

부산- 문경, 문경- 여주, 여주-서울

큰놈이 앞 뒤로 몰고 중간에 내가 몰았다. 첫차를 그냥 서울에서 받으면 운전하기 어렵겠다 싶어서 차를 부산에서 받았다. 조타가 차를 취급하는데 부산에서 아마 가장 오랜 경력일거다. 썬팅, 블랙박스, 유리막 코팅, 보험 등등등... 모든 것을 다해 준다. 덕분에 편하게 차를 받는다.

차를 신주 모시듯 하다가 아이에게 넘겼다.

 

아이는 운전은 잘하지만 지 차가 없으니 간헐적으로 했기에 아무래도 스스로 자신이 없다. 서울까지 올라가면서 핸들 감각 익히고 자신감도 붙었겠지.

오랜만에 긴 시간 차안에서 둘만의 시간을 가진다. 운전 방해 될까 깊은 이야긴 하진 못하지만 나는 행복한 시간, 지는 떨리는 시간이겠지...

입을 다물어야 하는데 잔소리가 튀어나온다.

서울 무사히 입성하고 점심으로 돼지껍데기, 닭발, 해장국, 막걸리 2.. 2만원으로 황홀한 점심!

지는 낮잠에 빠지고 난 황학동 시장 한바퀴 돈다.

원래 많이 북적이는 곳이지만, 오늘 따라 사람이 더 많다. 코로나로 조용한 곳만 보다 보니 더 그렇게 느낀 것 아니다. 발디딜 틈 없다. 난 마블 인형 사려고 인형점 들어갔다가 마음에 안들어 나왔다가 얄량궂은 허리띠 하나 산다.

구두점이 생겼다. 옛날 마장동에 수제 구두점이 많았다. 군대 있을 때 병장 한명이 제대하면 같이 구두방하자고 했다. 나도 할 일이 없어서 고민을 했다. 잠시.

성수동지역 구두방들이 공동으로 하여 영업하는 곳이다. 입구에서 고무신 보다 더 싼 구두요!’ 하면서 소리 한다. 고무신이 이리 비쌋나! 그래도 구두치곤 싸다. 수제화... 담에 한컬레 사야지.

동묘앞 도깨비 시장은 옛날처럼 노숙자 비슷한 사람들이 가득한 곳이 아니다. 나이 많은 분들이 길을 메웟으나 근래엔 각지역 점포들이 세가 비싸지자 이곳으로 많이 왓다.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젊은 취향이 많이 생기고 빈 점포도 없기 시작하면서 동네사 조금씩 달라졌다. 이젠 신구가 같이 어울져 복잡해졌다. 보기 좋은 모습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이라 케샀던데... 여기서도 점포세 못견뎌 떠나는 일 없이 자리 잘잡았으면 좋겠다.

    <온갖 잡동사니를 오토바이에 달아두었네..ㅋ 아랜 청계천이다>

시간되어 공항으로 간다.

공항 도착하니 롯데몰 간판이 보인다. 처음 봤다. 시간여유 있어서 가본다.

여기도 황학동 동묘시장 못지않다. 북적이는 사람들로 정신없다.전철역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를 잡아먹는데 도사인 롯데......특혜란 특혜는 다 받은 것 같은 상징이다. 한국기업인지  일본 기업인지 사람들은 헷갈릴거다.

두 세상을 서울의 한 지붕 아래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본다.

 

공항엣 쪽팔리는 우애곡절 끝에 뱅기 겨우 타고 부산온다. 전철 두 번 갈아타고 집으로 오니 남은 가덕대구 국이다. 3일 째 요놈을 먹고 있다.

아이가 주차 연습한 사진을 보냈고 난 차에 이름 지어 주라하고 무사 운전을 빈다.

 

이번 연말연시는 이전과는 다른 풍경 속에서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