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백 사진전 2 : 마눌님의 예술적 감각, 그리고 강운구 작가.
오늘 오전에 우리 부부는 3번째 주사를 맞았다. 마지막이길 바라면서 왼 어깨로 파고드는 바늘 끝의 매우 짧은 통증을 받아드린다.
오후가 되어 마눌님은 큰 아픔은 없단다. 그래서 자기는 못 본 조준백 전시회를 간다.
평일 3시경이라 관람객은 거의 없이 조용하다. 난 오픈식 때 와서 북적거림 때문에 사진도 제대로 못찍었는데 사진을 찍으며 다시 천천히 본다. 그날의 울림이 여전하다. 사람의 흔적이 있는 의자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말하는 것 같다.
마눌님은 한사진에 한참 머문다. 이 사진이 제일 좋다한다. 그래서 보니 아, 그렇다. 이건 그림으로 치면 단색화에 가까우면서 아주 묘한 깊이와 색이 있다. 모든 장면은 최대한 배제하거나 억제한 채 온전히 물성 자체로만 뭔가를 표현한다. 벽에 비숫한 색을 덧칠하면서 일으키는 색감과 의자의 작은 곡선이 어울져 새로움 것을 만든다.
<윤형근>(1928~2007)의 그림 같은 느낌도 난단다. 나도 그렇네.
〈Umber-Blue〉 리넨에 유채 180×200.3cm 1975~76
대작가와 비교하는 것이 무리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느낌이 그렇다는 거다.
이렇게
한참 뒤 조준백 작가가 와서 내가 좋아한 것과 마눌님 좋아 한 것을 이야기 한다. 작가는 <고은갤러리>에 전시 중인 <강운구> 작가도 왔다 가셨단다. 그러면서 마눌님이 꼽은 작품을 꼽았단다. 에술가의 눈엔 보이는 모양이다. 나는 처음엔 스쳐 지나갔다. 마눌님이 ‘이거다 ’ 하니,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근데 강운구작가도 선택했다 하니 더 좋은 거다.
참 좋다.
이것을 앞에 적은 글에 추가하려다가 앞글들이 훼손될 듯하여 따로 그냥 올린다. 넋두리니까...
내가 선택한 이 작품은 많은이들이 그랬단다. 철거지역 걸상의 현실을 가장 잘보여줬기 때문인가?
그런데 마눌님이 택한 것은 그냥 눈으로는 잘안보이겠다.
혼으로 봐야하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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