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4-20 서울 나들이
오랜만에 평일에 서울 간다. 일정이 서로 안맞고 서울에는 다녀오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택했다. 전날 녹두를 미리 삶아두어 새벽에 녹두죽을 끓여 도시락 통에 넣는다. 아이들 학교 다닐 때 도시락이다. 녹두죽은 한번씩 먹는다. 특히 배 상태가 시원찮을 때 한번씩 먹는다. 속을 편케 하고 독기 빼는덴 최고다.
서울에선 처음으로 몸살림운동 후배 두명과 잠시 만나, 내가 관심 가지는 몇 작가의 전시를 같이 관람할거다. 점심으론 낙원상가 지하에서 국수를 먹을거고^^
4월 20일 일단 후배들과는 <소녀상> 앞에서 보기로 했다.
소녀상 앞에선 긴장감이 넘친다. 미친 매국노들이 차로 소녀상 앞을 가리고 있다.
언 놈은 자기 미친 활동을 중계한다고 폰으로 동영상을 찍고 있으며,
경찰은 가림대로 저지선을 만들고 있다.
<이 놈들은 차로 소녀상 지킴이 활동을 막아버린다. 진리가 두려운 것이다. 매국노 , 일본놈들 앞잡이 노릇을 식민지 앞잡이 경찰 놈들과 행동이 조금도 다르지 않다. 해방 70년이 훨 지났는데도.... >
<반일 = 정신병> 이라 한다. 이건 반일이 아니고 죄지은 부분을 사죄하라는 거다. 말도 못하나! 잘못을 잘못이라 표현 못한다는게 얼마나 웃기는 짓이고. 저놈들은 진리의 입을 틀어막아 목을 죄어 살인을 저지르려는 놈들이다.>
참으로 웃기는 나라다.
여기가 왜놈나라도 아닌데, 과거의 진실을 밝히고 왜놈들의 반성을 촉구하는 상징인 <소녀상 지킴이들의 활동>을 한국 사람이 물리력으로 막으려는 이 현장.
저놈들은 그냥 매국노일 뿐이다. 정신이 왜놈좀비병에 먹혀 왜놈 보다 더한 왜놈이 되어버렸다.
우린 각자 준비한 과자류를 갖다주고 나왔다.
가슴은 분노에 차 두근거리지만 할 수 없는 일 아무것도 없는 무기력한 사람처럼 물러나오니 마음이 더 아프다.
OCI 미술관으로 간다. 조계사 바로 아래에 있는데 처음 알았다. 검색하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전시 제목이 특이해 더 궁금해 졌다.
<김을 파손죄>
‘작가 김을’은 발음상 ‘기물’과도 비슷하다.
<기물파손죄>로 읽을 수 있는 묘한 어감을 활용한 제목인 것 같다.
입구에 적은 글부터 예사롭지 않다.
혼신의 힘을 다해 작품을 만든 작가가 다 만든 뒤 그것을 부수든지, 작품을 두고 그냥 뒤 돌아서 가버리는 기행 같은 느낌.
세상에 무언가를 내어 놓지만 그것에 대한 아무 집착 없는 수행자의 모습,
그의 작업실 망치들은 위압감 보다는 파괴로 인한 재창조의 묘한 설렘이 느껴지기도 한다.
한층한층 오르면서 펼쳐진 그의 작품은 사람 속을 여행하는 ‘마이크로칩’의 여정에서 보는 장면 같다. 사람을 표현한 것은 아닌데 내 느낌이 그렇다. 뭔가 매우 작은 세상 속에 들어가 어떤 사람의 행적을 샅샅이 보고 있는 느낌.
<눈물 한방울도 흘러야 비슷한데 눈물은 안나온다. 연기 부족이다.>
<이 작품은 왠지 가슴이 아리다. 자기 작품을 저리 고통스럽게 힘들게 바닥에 끌고 다니다니!>
<이 수많은 군상들, 전시실엔 이런게 한둘 아니다. 작은 소품을 만들 때의 생각과 큰 것을 만들 때의 심정은 어이 다를지? 같을지? 호흡은 어떨지?>
<꼼꼼이 봐야할 것들이 너무 많다. 작은 글도 봐야 한다. 거침 없는 작가의 생각들이 여기저기 마구잡이로 흩어진 듯 뿌려져 있지만 모두 다 하나로 통하는 아픔이다.>
우린 나와서 ‘인사아트갤러리’로 간다.
<송주웅><김재신><한희원>을 보러 간다.
<송주웅>은 팻북 친구이고 그의 두툼한 그림들이 마음을 많이 울렸다.
<한희원>은 광주여행중 <한희원미술관>을 방문하면서 마눌님께서 엄청 좋아해 한번 더 보고 부산으로 돌아 온 그 작가다.
<김재신>은 통영 여행 시 그림을 보고 상당히 가슴에 둔 작가이다. 이번 <부산아트페어> 때 전시된 작품을 잘봤다. 지킴이가 가까이서 사진 찍는다고 화를 내어 좀 민망하기도 했고..... 내가 ‘지우께요’ 했더니 ‘괜찮다고, 조심해 달라’ 소리 들었던 작가. ㅋ
보니 앞에 사진 못찍도록 표시가 있긴 하네...
사진 못찍게할 작품을 말라고 전시하노? 라는 생각을 늘 한다.
‘완전 새로운 시도를 하여 처음 내 놓거나, 암막에 쌓여 빛 하나라도 작품에 해를 끼치거나’하는 경우는 이해가 간다. 그런데 이미 도록에 다 나와 있고 대중들이 다 안다면 이건 무슨 짓인지......
이번 아트페어 전체에 사진 금지 표시가 잇는 건 몇군데 있긴 하다. 표시는 있는데 대체로 그냥 찍고 그냥 아무말 안하는 모습도 좀 웃기기도하고 재밌는 풍조다. ‘아트페어’니까....
전에 ‘송주웅’화백의 소개로 울산까지 가서 세군데 전시실을 들려 작품감상을 한적 있다. 블로그에도 올렸지만. 그의 세상을 보는 마음이 나와 통하고 그가 아리는 가슴을 나도 아림을 느낀다.
‘노인’의 뒷모습은 이런 마음들이 흐른다. 그가 그린 어머니의 모습도 마찬가지이고 ... 어렵게 사는 사람들의 삶에 동조하고 보다 나은 세상을 원하는 그의 염원이 같이 느껴진다. 그가 그런진 나도 모르고 망구 내 생각이다만은....
<한희원>은 그림 자체에 싸인이 워낙 커서 누가 봐도 누구 작품인지 다 안다. ㅋ
‘송주웅’과 ‘한희원‘의 필치는 두툼하여 시원시원한 느낌도 있지만 내면을 굵게 파헤치는 기분이 많이 들기도 한다.
아 ’한희원‘은 ’김이오‘ 작가가 친하다며, 며칠 전 만났다고하면서 이야기 잠시 하기도 했네.....
<김재신> 작품은 여전히 좋지만 여기 전시된 것은 그의 스타일이 좀 약해 보인다. ‘아트페어’ 작품 보다는 좀 약해 보인다. 나는 그의 파도에 깊이 감명 받았고 동피랑, 서피랑 등 마을 그림에도 감동 먹었었다.
그림의 가격은 어떻게 형성되는지 모르겠다. 경매 시장에서 공개되면 그게 가격 인가?
경매시장까지 가 보지 못한 작가의 작품 가격은?
갤러리에서 코 보고 정하는지?
<아트페어>에서 가격을 붙이면 그게 어느 정도 그 작가의 가격이라 보면 되는지?
이번 전시 주최가 ‘부산화랑’이라하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
그냥 아트페어에서 본 김작가의 그림 가격을 비교해 볼 때 그렇다는거고.... 화랑 욕심이 너무 많이 들어갔나? 라는 단순한 생각.
물론 이 작가님들 제대로 뜨면 이 가격은 알라 껌값이겠지만... 길 지나던 나그네가 그냥 돈도 없으면서 한소리 해보는기다.
<나는 왜 이리 붉은 것들에 환장하는지 모르겠다. 아직 한점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환장만 한다....>
< 위 작품은 내 눈엔 하나의 돌로 보인다. 이 다양한 생명체의 꿈틀거리는 모습이 어이 단순하게 보이노! 강도사 따라 출사 현장 답사 영향이 크다.>
나가다가 바로 앞에 사진전이 있다. 사진의 다양한 모습을 본다. 자세히 보고싶지만 오후 일정이 곽 차 아쉽다.
그래도 작가에게 화이팅!을 외치고 잠시 눈동양 하고 나간다.
<한 장소에 다른 시간 대와 여러가지 모습들의 겹치기! 우리의 기억은 이리 겹치기 형식으로 중첩되어 있을 것이다. 이것을 단선적이거나 한 그림으로 떠올리려면 몸이 발라야 가능할거다. 신경이 쭈욱쭈욱 펴져 바로 흘러야만 가능한.. ㅋ>
우린 낙원상가로 가서 양도 많은 3천원 국시를 먹는다. 오늘은 사람이 좀 많아 줄 약간 서있다가 먹었다. 가격 보고 ‘어머어머’하면서 먹는다.
곧 헤어져야 해서 그냥 익선동 한옥을 구경시킨다. 이젠 많은 카페들이 들어섰고 입구 쪽 칼국수 집들은 다 사라졌다. 새로 단장하니 점포세 견디기도 어려울 것이고 새단장에 맞춰 비싼 집들을 받기에 쫓겨날 수밖에...
커피 한잔 한다. 국수값의 2배. ㅋㅋ
헤어져 난 삼청동으로
학고재 – 국제 – 최앤최 – 가모갤러리(우연히 길 건너다 만난)
다니는 것도 힘들었지만 적는 것도 힘들어 오늘은 요까지.
<최앤최>에선 다른 감동들이 많아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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