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강도사의 출사 동행 : 동해 서생 주변 - 도를 닦는 모습을 담다.

무거운 빈가방 2022. 4. 24. 10:19

22-04-23 강도사와의 출사 동행 : 동해 서생 주변

 

토욜 서생 쪽으로 답사 간단다.

보통 토욜은 복잡하여 잘안움직이는데 단순 답사라 간단다.

휘익 훑고 오는 줄 알고 또 내가 기장에 일이 있어서 간다했더니 동행을 허락한다.

 

<솔거그림틀>에서 액자 보수를 하고

<비학 임랑 서생 솔거공원 나사리 간절곶 진하 명선도> 등지를 답사한다.

 

가는 동안 수욜 먹기로 한 보드카 <벨루가>와 안주 <염장 청어>에 대한 이야길 한다. 술과 안주를 준비해 준 내 가까운 친구에 대한 이야기로 배꼽을 잡으며 세상을 이야기 한다.

러시아 보드카이니 당연 러-우 전쟁에 대한 이야기, 러시아와 거래하는 한국 기업의 어려움 등등 말이 나오겠지.

특히 미국 정보만 일방적으로 들어오고 러시아 이야기는 들을 수 없는 한국 뉴스에서 우리가 얻는 정보는 한정적일 수밖에.

 

 

정년퇴임을 앞 둔 강도사의 이야기는 많은 미담이다.

학생들에게 그의 진정성과 덕, 그리고 나쁜 아이 좋은 아이라는 구분 없이 모두를 끌어 안는 그의 넓은 가슴. 아이들에게 풍부한 경험(등산, 사진, 이야기 등등)을 선사하는 활동.

그는 진정한 교사였고 학생들의 우상이었다.

은퇴를 앞두니 이전의 학생들이 하나 둘 찾아와 그에게 색다른 선물을 한다. 찾아 온 것 자체가 큰 선물이니 그리 심하게 물질적인 것은 아니라 내가 눈독들일 일은 없어 썹하다 만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즐겁고 재밌다.

근데 답사는......

 

지금 강도사가 찾는 것은 한점 섬이란다.

가장 작은 돌을 찾는데 그 돌의 위치가 수평선이 보여야 한단다. 그리고 약간의 파도가 돌 주변에 있어야 하고.

 

지금 강도사의 눈은 외로이 서 있는 나무와 바다 한가운데 자리잡은 작은 바위다. 나무와 바위.

자신이 살아온, 자신 같은 모습을 탐하는 건가!

무엇이 되었던 지금은 나름 자신이 설정한 조건에 맞는 나무와 돌을 찾으러 다닌다.

 

 

<앉아 계시는 분의 자세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엉성하다.>

 

답사지만 조금 마음에 들면 카메라에 담는다.

이 과정은 긴 침묵의 시간이다.

카메라를 설치하고 위치를 재설정한 뒤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거나 마냥 기다린다.

 

 

시간도 중요하다.

시간은 밝음과 어둠을 몰고 다니다가 때로는 주변 환경을 완전 바꾸어 놓으니 조건에 맞는, 딱 그 때 한번을 기다린다.

모든 사진작가가 그리 하는가는 모르겠지만

도를 닦는 일이다.

아니 도를 닦고 있다.

 

 

기다리는 동안 어떤 생각들을 주로 할까?

가장 힘든 이 시기에 뭔가 나름 많은 정리를 할 것이다.

저항해 왔던 세월 속에 희노애락이 극과 극을 오락가락 했는데, 가끔 찾아오는 기쁨 보다 긴 아픔이 더 많았으니, 또 다시 입술 깨물고 속으로 싹여야 하는 현재가 너무 아플 것이다.

 

 

날이 생각 보다 춥다.

떨다가 강도사 내피를 걸치고 나도 기다린다.

간절곶에서는 얄량궂은 그림 한점 그리고, 함께 걷다가 나도 사진을 폰에 마음껏 담아본다. 난 부담이 없으니 마구마구 찍는다.

한점을 얻으려는 인내와

마주잡이로 담는 찰나의 차이는 사진으로 나타날 수밖에.

 

 

 

새카메라 산지 그리 오래 안되어 손에 점점 익히는 과정이다.

이 과정이 끝나고 은퇴를 하면 만나기 어려울 정도로 세상을 주유하겠지.

가끔 동행을 허락하면 ~~” 하면서 따라 나설 작정이다.

몇점 사진을 내어 놓으면 난 30배 가까운 사진을 내어 놓겠지.

 

덤으로 <박태준 기념관을 들렸다.>

기장군에서 지은 건물,

기장군 출신 인물들도 많다.

그들을 함께 모아 기념관을 만들면 어떨까?

특정 인물에 대한 특정 애정만을 표하지 말고..

 

 

오늘은 도를 닦는 작가의 이야기라 덤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이다.

12시 출발하여 저녁 9시 반에 마무리한 제법 긴 일정이 참으로 가슴에 많이 남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