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02 클래스(하이펙텍나다)
영화를 볼 때 마다 가장 많이 방해하는 것은 생각을 물고 늘어지는 생각 때문이다. 그냥 영화에 집중하면 좋은데 언제나 내가 처한 현실과 비교를 해 버리니 집중도가 떨어지면서 혼자 안타까워하고 분노하고 부러워하는 반복으로 속이 거북해 진다.
완벽한 교사도, 완전한 학생도 없는 교실의 이야기를 교실과 운동장, 가끔 교무실을 비춰주는 것 외에는 장면도 얼쭈 고정되어 있는 클래스.
더욱 놀라운 것은 음악이 없다.
클래스의 세상은 사람의 소리, 주변의 소음 등이 영화음악이다. 어찌보면 딱 맞다. 세상살이에 틀어놓지 않은 음악이 들리는 경우가 있던가?
전철을 탔을 때 옆자리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괴로운 소음이다. 오히려 덜커덩거리는 전철 소리가 더 나을 경우가 훨씬 많다.
음악은 ‘과장’이고 감정의 폭을 살리려는 작업 중 하나가 아니던가?
캉테감독은 사실성에 매우 집착을 하는 감독인 것 같다. 내용도 그 자체에 충실하고.
다인종의 학생이 모인 학교이기에 학생들의 성격이나 생각들도 매우 다양하고 교사들도 그만큼이나 그러하다. 그런 성격들을 2시간 안에 농축시켜 놓은 감독의 솜씨는 대단하다.
중학생들에게 무엇을 바라겠는가? 성숙한 사회인으로의 예의를 바라는 것이 애초에 무리가 아닌가? 교사에게도 마찬가지. (우리 나라 처럼 마치 교사의 교육활동을 성역으로 취급하여 버려 가르침과 직업으로의 교사라는 2중 구조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것과는 매우 차이가 난다.)
이 영화가 부러운 것은 작품이나 내용 보다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교육 활동과 학생들의 자유로움이다.
한국의 학교와 마찬가지로 ‘공부를 해야 보다 나은 삶을 얻을 수 있다’는 명제는 교사의 입에서도 나온다.
그러나 학생들의 생각이나 그들의 말들을 존중해 주면서 교사의 생각을 펼쳐내는 끈기와 대화를 통한 수업.
징계위원회의 구성이 교사-학부모로 이뤄지고 해당 학생과 학부모가 참여하는 구조.(우린 그냥 교사만 한다.)
특별한 선생도 특별한 학생도 없지만 느슨한 틀걸이 속에서 그들을 드러내고 말하고 반항하기도 하는 자유가 주어져 있다는 점이 너무도 부럽다. 단 하나. 운동장이 없다는 것. 그냥 시멘트 바닥 같은 곳에서 학생과 교사가 축구하거나 노는 모습은 일본처럼 아니면 앞으로 우리처럼 운동장 없는 학교가 프랑스에서는 벌써 이뤄지고 잇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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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이나 감독의 생각 등은 ‘다음’에 들어가면 동영상으로 잘나와 있다. 참고로 보시기 바란다.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46266&videoId=27173
감독 로랑 캉테 출연 프랑소와 베고도 (프랑수아 역), 에스메랄다 오우에르타니 (에스메랄다 역), 프랑크 케이타 (술레이만 역), 레이첼 레귈리에 (쿰바 역)
줄거리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9월의 어느 중학교 교실.
프랑스어 선생님 마랭과 아이들은 설렘과 긴장을 안고 수업을 시작한다.
좀처럼 다루기 쉽지 않은 개성 넘치는 아이들과 이성적인 면과 감정적인 면을 동시에 가진 열혈 4년차 교사 마랭의 수업은 매 시간이 불꽃 튀는 작은 전쟁의 연속이다.
서로 간에 흥미로운 교감과 치열한 갈등이 오가는 동안,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가는 마랭과 아이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면서 이들은 숨겨 왔던 진심을 들키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