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넋두리

무거운 빈가방 2011. 11. 8. 00:30

‘벌린 일들이 꼬여 요새 많이 힘듭니다.’

‘힘들라고 일을 벌린거다’

채할배 말씀은 언제나 간단 명료하다.

‘언놈이 나를 자선사업가라고 했던데, 난 자선사업가 아니다. 돈이 남아도는 사람도 아니다. 아무에게나 돈을 주지도 않는다. 돈을 그냥 아무에게나 주는 사람은 절대 돈 가질 자격이 없다.’

할배가 사물에 대한 해석도 간단 명료하다.

몇가지 일 때문에 일주일 넘게 영화를 못봤다.

부산국제 영화제도 거의 넘어갔고 서울에서의 아시아나단편영화제 프랑스영화제 등등 가을 풍성하게 차려진 영화밥상을 침만 넘기며 잠시 쳐다보곤 세상사에 묻혔다.

머리는 멈추고 몸은 둔해진다.

목이 마르나 물잔에 손이 가질 않는다.

마음은 아파 무너질 듯 하나 몸이 아프질 않으니 그것도 참 별로다.

드러누워 아무 생각없이 진땀이라도 뺀다면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생각들이 좀 더 선명하게 정리될텐데.

일요일 걸은 계명봉 둘레길(강도사가 지은 이름)은 가을에 걷기엔 너무 좋은 길이다.

쌓인 낙엽과 흘러내리듯 가벼이 내리는 비는 마음을 가라앉히기에 충분하다.

옛 생각 많이 했다.

늘 숨기만 했던 대부분의 생, 아내의 등은 너무도 작으나 그 보다 훨씬 큰덩치를 뒤로 두니 그 세월만큼 굽었다.

미안코 부끄러우나 개선될 기미는 없다.

귀찮지만 멀리 하늘 한번 바라본다.

바닥으로 다시 눈이 널지니 떨어진 낙엽도 이리 화려할 수 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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