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새벽에 도착해 출근하는 아이 계란 두개 삶아 먹이고 걷기 숙제를 햇다.
밤 새우고 들어온 둘째는 밥을 먹지 않는다. 쌀에서 나온 구더기 때문인가? 내가 그 쌀을 절대 버리지 않을것이고 구더기 제거 이후 밥을 계속 할 것이란 걸 너무도 잘알고 있는 탓인가?
낮에 임교수로 부터 전화가 왔다. 내일 연주회 있는데 올려느냐고, 11시란다. 저녁엔 운동해야 하니 안되지만 11시면 바쁜 시간이라도 임선생의 연주면 반드시 들어야 한다.
그녀의 사회에 대한 행적도 훌륭하지만 연주 또한 그렇다.
난 음악에 대해 잘모른다. 학창시절 팝에 대해 전혀 몰랐고(존레논이란 존재 조차도 몰랐다. 김광석도 누군지 몰랐으니....)
그 때 클래식 다방과 음악실 등등 돌아다녔다.
우짜다가 함 올라간 서울에서도 명동의 필하모니, 종각의 르네상스 등지에 머물렇고 부산엔 까페떼아뜨르 3층 그 이후 전원과 백조 다방엘 굴러다녔다.
클래식에 엄청 노출되어잇엇으나 제목 기억나는 것은 겨우 몇개다. 참 대단한 머리다.
내겐 음악 감상이라기 보담은 시끄러운 음들로 내 귀가 힘든 것 보다 뭔가 있는 듯 없는 듯 흐르는 음악이 그냥 좋았다.
자연 팝이나 가요는 시끄러운 것으로 인식되어있고
클래식은 그냥 흘려보내면 되니 편하지 않느냐는 주의 였을 것이다.
작년 겨울 사회적 기업 2-3기생이 모여 송년회를 하면서 임선생의 피아노 연주를 들엇다.
임교수는 연주 하나를 하고는 음악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
'월광곡'이란 것이 있으면 이것을 빠른 템포 느린 템포 그리고 강한 두드림과 약한것 부드러운 것을 비교해서 들려주며
이것이 연주가의 해석에 따라 다름을 알려준다.
나는 음악을 음표 외우는 것으로 배웠다. 난 그랫다. 부르고 외우고 하는 것의 반복으로
고교 진학 시험에서도 외운 음표로 시험을 쳤다.
새로운 경험이다.
해석이란 것의 차이를 느끼게 해 준 날이엇다.
오늘의 연주회도 그랬다.
임교수는 들어오자마자 한곡을 연주하고 마이크를 잡는다.
쇼팽이 매우 여리고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인 것과 음악에서 어떻게 표현되는 가를 간단히 설명 해 준다.
어떤이들은 구구절절 말로 표현하면 안된다 한다.기본적으로 동의한다.
영화에 있어서 내겐 그렇다.
그러나 어느 분야에서건 문외한에게 가벼운 설명은 대단한 약이된다. 엄청난 보약이다.
몇마디의 설명 덕분에 그녀가 연주하는 손과 자세를 더 자세히 볼 수 잇엇고
연주 끝 무렵에 왜 손을 바로 내리지 않고 좀 더 오래 머무는가도 이해하게 되엇다.
그녀는 많은 박수를 받앗고 앵콜까지 청해져 두곡을 더 연주했다.
마지막엔 북한에서 작곡햇다는 아리랑이다.
세상 모든 것을 하나로 연결지어 그침없이 소통해야 한다는 그녀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시간 때문에 중간에 나갈 것이라 미리 양해를 구햇지만
나가면 나만 손해라는 이 계산적 인식이 도저히 나가지를 못하게 햇다.
행복했다.
연주가 남을 행복하게 한다면 그것 이상 가는 것이 어디잇겟는가?
그녀가 입은 옷, 자세 등도 음악과 연관이 있음을 오늘 처음 알앗다.
오늘 무엇을 연주할지를 보여주는 일면이 옷에도 베여있다.
왜 강한 느낌의 옷으로 외려 부드러움의 단맛을 연주해 주려했을까? ....
고맙고도 반갑고 행복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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