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꼭 한번 보리라 생각했던 배달래의 공연이 함안에 펼쳐진다는 글을 보고 친구와 함게 함안으로 향했다.
전날 무리로 피곤함이 겹쳐 짧은 구간(부산~함안)임에도 한번 쉬고 휴게소에서 잠을 청했다.(평소엔 부산-서울 가는 구간에도 거의 쉬지 않는데)
아담한 함안 문화회관. 무대엔 천이 깔리고 벽에도 천이 걸려있다.
하얀 저 곳에 나중 달래씨가 나와 뭔가로 물들이겠지.
사진에서 많이 본 그녀의 행위를 잠시 상상하다가 그만두엇다.
이런 류의 예술행위를 직접 본 적이 없기에 나중 보는 것으로 충분하리라 싶어서이다.
배달래의 개막 축하공연이 시작된다는 안내가 나오자
하늘로 나르는 마녀의 빗자루 보다는 조금 작은 빗자루를 들고 나오는 흰옷의 그녀
그녀는 음악과 함께 작은 동작을 취하다 벽면에 조그마한 선들을 긋고 뿌리기 시작한다.
잠시 후 무용수가 나와 춤을 추고 또 다른 무용수가 나와 춤을 잇고
눈에 익은 남자 무용수와 아이도 나온다.
그들은 각자의 춤을 추고 화가도 함께 자기의 춤을 춘다.
춤추는 군상에 무늬를 부지런히 새기는 달래
그 달래에게 축복 받듯 몸에 문신을 새기듯 단비를 꿈꾸듯 이어지는 행위들
그네들 표정은 바보같은 천사의 표정, 희열이 저런 것일 수 있겟구나는 전율
캔버스에 고정화된 관념적 그림이 생명을 조금씩 부여 받으면서 신체의 부위부위가 하나씩 튀어 나오듯
갑갑한 그림에서 넓은 세상으로 몸을 들어내면서
갓태어난 아이가 첫호흡을 하듯
터져 나오는 숨과 표정 그리고 몸짓
보고 있는 나는 도리어 숨을 멈추고
시선을 고정해야 한다.
액자 속의 무생물은 생물화되어 세상 밖으로 나오고
동화된 이들은 그들과 함께 마음의 춤을 추지만
나는 오히려 그들의 틀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내가 액자화 되는 것인가?
음악과 소리가 있어서 좋고 없었어도 좋았겠다.
아이의 웃음 소리와 개구장이 짓이 들리고 보이고
세상의 아비와 어미와 사람은 다툼없이 몸을 맡기고 색깔을 나누고 비를 기다리다 목을 적신다.
몸에는 아라연이 내려앉아 무늬로 새겨지는 것인가?
언젠가 무대밖으로 나온 달래가 관객을 향해 붓을 휘두르는 시간이 오려나?
나도 혀를 내밀고 몸을 맡겨 그녀의 물감을 받고싶다.
동영상을 더 올리고 싶으나 배당된 크기가 요까지인 모양이다.
글도 더 잇고 싶으나 머리에 할당된 용량이 요까지이다.
감동과 전율의 무대였다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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