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홀리모터스 - 십일밤의 꿈 자신을 위한 꿈

무거운 빈가방 2013. 5. 6. 00:30

홀리 모터스 (2012) Holy Motors

 

요약정보 드라마 | 프랑스, 독일 | 115 분 | 개봉 2013-04-04 | 홈페이지국내 blog.naver.com/audcine 제작/배급오드(AUD)(배급), 오드(AUD)(수입)

 

감독   레오스 카락스

출연   드니 라방 (므시외 오스카 역), 에바 멘데스 (카이 M 역), 카일리 미노그 (에바 그레이스 역), 에디스 스콥 (셀린느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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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71347&videoId=40780

 

 

데카메론의 현대판이라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한남자가 스캐줄에 맞춰 하루를 빠듯하게 움직이면서 여러 역할들을 알바하듯이 행한다는 것인데

 

내용을 보면 하루에 다 소화를 해내진 못한다.(이건 참 씰데없는 소리지만)

 

그리고 이 남자가 연기하는 몇가지는 현실상 불가능한 것도 있다.

 

꽃을 먹는다던지 사람의 손가락을 이빨로 잘라버린다든지 하는 등등

 

홀로모터스는  모든 것이 영화 속의 주인공이 누군가 모니터링하면서 보고 있는 가운데 그들의 요구에 맞춰 행하는 영화속의 영화를 취하는 형식이다.

(첫장면이 감독이 영화관을 쳐다 보는 모습인 것은 이제 부터 영화 속의 영화, 자신의 상상세계를 보란 의밀 것이다.)

 

감독은 이 영화속의 영화에서 그냥 자기가 하고픈 것들을 마음껏 넣어 담은 것 같다.

관객이 이해를 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출중한 연기자를 배우로 세워 마구잡이로 자신의 말을 화면 속에 구겨 넣는다.

 

그렇다하면 이 영화는 그냥 일반인들이 볼 이유는 별로 없다.

 

상징성이 강한 것들은 내 알 바가 아니니 필요없고

 

일상적인  몇몇 내용은  다른 영화에서 취하면 되고...

 

단지 감독을 좋아하거나 배우 드니라방을 보고 싶다면 괜찮은 작품일 수 있겟다.

 

두번 정도의 변신 뒤에는 저 양반이 뭐로 변할가? 하는 궁금을 자아내고 이 놀음이 언제 끝날까? 하는 시간적 궁금함도 이어지니 제법 큰 기대감으로 계속 긴장하면서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점에선 괜찮은 편이다.

 

그래도 중간중간 뭔가 상징하는 것 같은 장면들에서는 그 상징성을 이해하기 어려우니 그냥 와저라노? 하면서 넘어 갈 수 밖에 없어서 이럴 즈음엔 기분은 별로다.

(감독들이 넣는 상징성은 평론가나 그를 잘아는 사람들은 발견하기 싶지만 일반인들은 뭔가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정도로 끝날 수 밖에. 그렇지만 영화가 어디 일반인만을 위한 것은 아니니라. 내가 이해 못한다 하여 모두가 이해 못하는 것이 나닐 것이니..)

 

지 상징을 관객에게 강요 하는 듯 한 기분들......

 

그렇다하더라도 영화에 임하는 감독의 모습은 매우 진지하다.

 

시작부터 여러가지의 모습은 그가 앞으로 이런 영화를 찍겠다는 각오를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가 평소 하고싶었던, 살고 싶었던 것들을 단편형식으로 취하여 수집해 본 것은 아닐까?

세월이 흘러 인생에 대해 생각할 때 후회되어지는 것들에 대한 재해석일 수도 있겠다.

 

천의 얼굴을 보여주는 드니라방이 변신은 무엇으로 변하든 척척이다. 처음 그의 얼굴을 봤을 때 '우찌 저리 생긴 배우도 있노?'라 생각했던 그 옛날, 추남이다 생각한 순간 다양한 표정과 몸짓을 보여주며 한국사람이 생각한  배우의 관념을 바꿔주엇던 그 때 그대로 척척이다.

 

계속 시간이 맞질 않아 거의 한달을 견주다 겨우 보게된 '홀리 모터스'는 모터들이 나누는 편안한 한밤중의 대화를 들으면서 잠들고 싶을 작품이다.

 

 

기사는 하루를 마치면 차에서 내리는데 운전할 때가 나의 모습인지, 내릴 때가 나의 모습인지(장자의 꿈처럼)

모터들은 멋지게 거리를 달려도 결국엔 폐차 처리되는 것이 인생이니까....

이제 감독인 나, 카락스의 여러 이야기를 한영화에 다 보여주니  닥치고 영화나 보라는 힘있는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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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한 남자에게 찾아온 마법 같은 아홉 번의 인생.

유능한 사업가 오스카(드니 라방)의 하루는 이른 아침, 고급 리무진 홀리 모터스에 오르면서 시작된다. 홀리 모터스는 그와 그의 비서 셀린(에디뜨 스콥)을 태운 채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파리 곳곳을 누빈다. 유능한 사업가, 가정적인 아버지에서 광대, 걸인, 암살자, 광인에 이르기까지, 홀리 모터스가 멈추는 곳마다 전혀 다른 아홉 명의 인물이 내리는데…

레오스 카락스와 드니 라방이 만나 완성한 13년 만의 컴백작!
당신이 만난 오늘의 오스카씨는 누구인가요?

오늘 하루,
한 남자에게 찾아온
마법 같은 아홉 번의 인생.
[ ABOUT MOVIE ]

연기 - 모든 배우의 숙명을 연기하는 드니 라방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가 지나야만 관객들은 주인공의 정체를 알게 된다. 딸에게 “일 열심히 하고 오라”는 배웅을 받으며 저택을 나선 백발의 사업가가 리무진에 탄다. ‘물가 연동 국채’ 운운하며 업무상 전화까지 한 그는 곧 옷을 벗더니 리무진에 딸린 거울의 조명을 켜고 가발을 꺼내 손질한다. 순식간에 그가 탄 리무진은 분장실로 변한다. 주인공의 이름은 오스카. 그의 행동을 의아해하던 관객들은 서서히 그가 정해진 배역을 연기하는 ‘배우’라는 사실을 감지한다. 오늘 그가 배정받은 역할은 걸인, 모션 캡쳐 전문 배우, 광인, 아버지, 아코디언 연주자, 암살자, 희생자, 죽어가는 남자, 집 안의 남자 등 모두 아홉 개. 리무진이 그를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데려다 놓으면, 오스카는 그곳에서 배정받은 역할을 연기한다.

<홀리 모터스>를 보는 가장 큰 재미는 오스카가 펼치는 1인 9역의 놀라운 연기를 감상하는 데 있다. 오스카를 연기하는 프랑스 배우 드니 라방의 시점에서 보면 1인 9역이 아니라 1인 11역이다. 이 날 오스카에게 배정된 역할 아홉 개에 더해, 주인공 오스카 자신과, 그가 아침에 저택에서 나오며 연기한 사업가 총 두 개의 역할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오스카는, 아니 드니 라방은 허물을 벗듯 역할마다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 신묘한 연기를 선보인다. 역할에 따라 외모는 물론이고 숨소리와 걸음걸이가 달라지는 기묘한 풍경이 영화 내내 계속되는 것. 관객은 속수무책으로 그 장관을 넋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근엄한 사업가에서 무덤에 놓인 꽃을 뜯어먹는 광인까지, 용을 닮은 가상의 크리쳐가 섹스하는 동작을 만들어 내는 모션 캡쳐 전문 배우에서 딸의 거짓말에 화가 난 아버지까지, 허리가 굽을 대로 굽은 걸인에서 칼날을 곧추세우고 중국인 공장에 쳐들어가는 암살자까지. ‘배우 한 명이 한 평생 이토록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폭 넓은 연기를 드니 라방은 <홀리 모터스> 한 편에서 거뜬히 해치운다.

드니 라방은 <소년 소녀를 만나다>부터 <홀리 모터스>까지 레오스 카락스 감독과 다섯 편의 영화를 함께한 사이.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불리며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영화에서 주로 광기에 사로잡힌 인물을 연기해 왔다. 그러나 <홀리 모터스>를 보면 그가 광기 어린 인물부터 쓸쓸하고 소시민적인 모습까지 얼마나 폭넓은 연기를 해내는 배우인지 새롭게 실감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하루에 아홉 개의 삶을 사는 오스카는 배우, 곧 드니 라방 그 자신이다. 희생자가 된 오스카가 킬러의 손에 죽어도 오스카는 다시 살아나 다음 배역을 연기하지만, 그 배역을 연기하는 동안 오스카는 진실로 고통 받고 흥분하고 미치고 슬퍼하고 죽는다. 그것이 바로 연기의 본질이다. 드니 라방은 이 영화에서 어떤 가상의 인물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되어 모든 배우의 숙명을 완벽하게 연기한다.


영화 - 진짜 영화를 보여주겠다고 선언하는 레오스 카락스 감독


잠시 영화의 첫 장면으로 돌아가 보자. 영화관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모습이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일제히 눈을 감고 있는 관객들은 옴짝달싹하지 않은 채 그저 객석에 가만히 앉아 있다. 모두 잠을 자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죽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들 앞에 상영되고 있는 영화가 킹 비더 감독의 <군중>(1928)이라는 사실은 오직 소리를 통해서만 짐작할 수 있다. 그 광경 위에 영화 제목 <홀리 모터스>가 나타나는 건 꽤나 의미심장한 ‘선언’이다. 바로 다음 장면에서 침대에서 자고 있던 남자는 잠에서 깨어 열쇠로 변한 손가락으로 벽에 붙은 문을 열고 영화관 안으로 들어온다. 그 남자는 바로 이 영화를 연출한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다. 그의 등장은 영화관 안에 생명을 깨우는 신호다. 그의 뒤를 따라 객석 복도에 차례로 갓난아기와 검은 개가 걸어 들어온다. 아장아장 걷는 갓난아기와 기괴한 분위기를 풍기는 검은 개의 발걸음 위로 마치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이렇게 뇌까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당신들이 보고 있는 영화는 죽었어. 이제부터 내가 진짜 살아 있는 영화를 보여줄게.” 그제야 비로소 영화는 하루에 아홉 개의 삶을 사는 주인공 오스카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홀리 모터스>는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폴라X> 이후 13년 만에 만든 장편 영화다. <홀리 모터스>에서 오스카가 연기하는 아홉 개의 삶, 돌발적으로 일어난 노상 살인극, 옛 연인 진(카일리 미노그)과의 우연한 만남을 보고 있노라면 각기 다른 스타일의 영화 십 수 편이 한데 묶여 있는 것 같다. 모션 캡쳐 전문 배우의 에피소드로 CG를 적극 활용한 영화의 제작 과정을 훔쳐보는 것은 물론(이 에피소드는 그 자체로 황홀하면서도 관능적인 시각적 충격을 선사한다). 광인의 에피소드에서는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2008년에 연출한 옴니버스 영화 <도쿄!> 중 <광인>의 주인공 광인(드니 라방)을 이번엔 도쿄가 아닌, 프랑스 묘지 지하도에 풀어놓는다. 아코디언 연주자의 막간극에서는 심장을 쿵쾅거리는 행진곡을 연주하고, 암살자와 희생자의 에피소드는 간담 서늘한 느와르로 변한다. 오스카가 옛 연인 진과 재회하는 순간 영화는 애수 어린 뮤지컬이 된다.
동시에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이 영화에서 수많은 고전 영화들을 인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지막 장면에서 운전사 셀린(에디뜨 스꼽)이 하늘색 마스크를 쓰는 건, 에디뜨 스꼽이 스물세 살 때 열연한 조르주 프랑주 감독의 <얼굴 없는 눈>(1960)을 인용한 것이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홀리 모터스>에서 영화적 형식과 장르의 다양성을 마음껏 탐구한다. 그리고 마치 퍼즐을 맞추듯 자신이 좋아하는 수많은 영화의 조각들을 끼워 넣었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홀리 모터스>에서 영화의 우주를 탐험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인생 - 쓸쓸한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한 위로


오스카가 연기하는 아홉 개의 역할은 그대로 삶의 아홉 가지 단면이 된다. 그 중에서도 아버지, 죽어가는 남자의 에피소드와 옛 연인 진을 만나는 장면에서 영화는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누구나 마주칠 수밖에 없는 고독과 슬픔을 포착한다. 아버지의 에피소드. 난생 처음 갔던 파티에서 화장실에 숨어 있기만 했던 딸 안젤(잔 디슨)이 “난 매력이 없잖아”라고 말하자, 아버지는 눈물을 비추며 이렇게 말한다. “네가 받을 벌은 너 자신이야. 평생 그렇게 사는 거.” 그리고 오스카는 단단히 화가 나서 리무진으로 돌아온다. 죽어가는 남자의 에피소드에서 오스카는 죽음을 경험한다. 자신의 곁을 지키는 조카 레아(엘리스 루모)에게 남자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이것이다. “네가 미움 받았던 건 네가 사랑 받았기 때문이야. 넌 사랑을 독차지했어.” 그 말이 꼭 안젤에게 건네는 위로의 말처럼 들린다. 죽어가는 남자의 연기를 마치고 묘지를 지나쳐 가던 오스카는 철거 직전의 백화점 앞에서 우연히 옛 연인 진을 만난다. 서로의 다음 일정을 위해 딱 20분만 같이 있기로 한 두 사람은 추억의 장소인 백화점 안을 거닌다. 진은 오스카가 “사라졌다”고 말하지만, 오스카는 “사라진 적 없다”고 말한다. 오스카는 진이 모르는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하지만 야속한 시간은 두 사람의 이별을 재촉한다.

인생의 고독에 대해서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자신의 이야기를 보다 직접 드러내는 대목도 있다. 암살자와 희생자 연기를 마친 오스카가 리무진에서 분장을 지우고 있을 때 오스카의 맞은편, 그림자 속에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낸다. “여전히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하세요? (중략) 이제 못 믿겠다며 불평이 들어와요. 난 당신 작업을 좋아하지만 몇몇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가 뭔가요?”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이 대목에서, 장편 영화를 발표하지 않았던 지난 13년 동안 자신이 느꼈던 불안과 고독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홀리 모터스>는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연인 예카테리나 골루베바의 죽음을 딛고 만든 영화다. 예카테리나 골루베바는 레오스 카락스 감독의 <폴라X>에 출연했던 배우로 사인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2011년 세상을 뜨기 전까지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았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홀리 모터스>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 그녀의 사진을 보여줌으로써 그녀의 죽음을 기리고 있다. 예카테리나 골루베바의 죽음을 마주할 때, 영화 속에서 진이 부르는 “죽은 사람은 가고 산 사람은 살지”란 노랫말이 더욱 가슴에 사무친다.
명성과 환호의 심술궂은 변덕, 연인의 죽음과 혼자 남겨진 자의 고독을 모두 담담히 이겨내고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었다. <홀리 모터스>는 인생의 거센 파도를 거쳐 온 모든 사람들을 향해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보내는 담담한 위로이자 신성한 찬가다. 눈길을 빼앗는 황홀한 이미지가 그 자체로 휘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인생을 담백하게 위로한다는 점에서 <홀리 모터스>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영화다.

영화주간지 <무비위크> 장성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