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5-10 미친과실 - 세월이 흘러도 좋은 것은 좋은 것(씨네마테크)
1956년 작이니 50년이 넘은 작품이다. 일본영화는 여전히 인기가 있고 다양성과 장인성을 추구하기에 변화없이 좋은 영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래도 1950년대의 작품은 지금 보다 훨씬 더 세계적이고 실험정신이 가득찼던 모양이다.
이미 앞에서 잠시 다룬 ‘훔친욕정’(마스무라 야스조 감독)에서 볼 수 있는 인물의 캐스팅 등이 나타난다. 지금은 일본 배우들을 보면 일본 배우 같다. 특히 여배우들은. 이 당시에는 일본인 닮은 배우 보다 남자는 약간 서양적이며 여자는 약간 한국적인 배우를 좋아한 듯하다. 그래서 우리 60년대 전후의 배우들과 너무 닮았다.
나카히라 코우 감독은 몇 작품 만들지 않고 정치계로 뛰어든 모양이다. 작품이 그리 많지 않다. 이 영화는 아래 소개에 있듯 단 17일 만의 짧은 기간에 만들었고 그럼에도 구도가 떨어지지 않은 걸 보면 감독의 눈은 매우 뛰어난 모양이다. 대사도 좋으나 중간중간 연극하듯 하는 대사들(이 시대는 이런 대사가 많았다. 우리 영화는 특히 더 심했고. 옛 영화 보면 연설하듯 하는 대사가 참 많이 나온다.)이 부자연스러운 경우가 많다.
구세대에 대한 저항이 자존을 세우는 쪽 보다는 퇴폐와 향락으로 가는 것은 어느 나라든 비슷하다. 지금 보다 당시의 영화들이 현실성이 더 떨어지는 것도 그 시대의 모습이고.(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별 다른 뜻은 아니다. 옛 영화들은 요새말로 대부분 갑부들의 삶을 보여준다. 생활들이 흥청망청이다.)
나란히 누운 남녀의 감정. 어이할까? 키스를 할까? 아님 손이라도 잡을까? 덮칠까? 기대와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시간을 원망하는 망설임이 손에 잡힐 듯 그린 대목은 모든 이의 과거를 회상하게 할 듯 싶다. 당시의 음악으로도 참 좋다. 지금이야 전자음악 등 다양하지만 그 때야 그렇지 못한 시대 아닌가?
어느 시대든 있을 수 있고 있을 수밖에 없는 젊음의 반항에 대한 내용들을 빠른 템포로 잘 그린 영화다. 결말은 더욱 압권이다.
‘알랑드롱의 ’태양은 가득히‘를 리메이크한 ’리플리‘ 처럼 리메이크 해도 참 괜찮을 내용이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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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나카히라 코우
출연 이시하라 유지로 (타키시마 나츠히사 역), 츠가와 마사히코 (타키시마 신지 역), 키타하라 미에 (에리 역), 후지시로 아유코 (엄마 역), 후카미 타이조 (아빠 역)
씨네마테크 소개 글: 부유한 집안의 둘째 아들인 하루지는 형인 나츠히사에 비하면 도련님 같은 타입이다. 하루지는 어느 날 전철역에서 마주친 미모의 아가씨를 잊지 못한다. 이 형제는 어느 날 수상스키를 타러 나갔다가 근처에서 수영을 하는 그 아가씨를 만나게 된다. 하루지는 친구들과 칵테일 파티를 하기로 한 날 이 아가씨를 데리고 나타나 형을 놀라게 한다. 어른들의 세계에 반항하는 젊은이들의 모랄을 묘사한 이른바 '태양족 영화'의 최고 걸작으로 원작자인 이시하라 신타로가 직접 각색했고 그의 동생이자 당시 일본 최고의 스타였던 이시하라 유지로가 주연을 맡았다. 실제 촬영기간 17일이라는 무모한 제작조건에도 불구하고 일본영화와 세계영화의 역사를 바꾼 나카히라 코우의 놀라운 데뷔작. 스피디하게 쏟아지는 대사와 날카롭고 감각적인 편집, 두려움을 모르는 에로티시즘 등, 파격적인 영상감각으로 트뤼포, 고다르, 샤브롤 등 누벨바그 감독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줄거리 : 나츠히사(이시하라 유지로)는 마음대로 여자를 가지고 놀며 방탕한 생활을 하는 소위 '태양족'이나 남동생 신지(츠가와 마사히코)는 형과는 달리 왜소한 몸에 아직 여자라곤 모르나 어느 날 우연히 스치고 지나간 에리(기타하라 미에)에게 순진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나츠히사 무리들이 모이는 파티에 에리를 동반했던 신지는 에리와 함께 빠져나와 차로 후미까지 달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입맞춤을 하고 뜨거운 사랑을 느낀다. 그러나 나츠히사는 남동생의 마음을 알면서도 에리와 육체 관계를 가지게 된다. 에리는 신지의 순정을 사랑하는 한 편 나츠히사의 강인한 육체에도 강하게 끌리고 있다. 친구인 히라사와(오카다 마스미)에게 모든 것을 들은 신지는 모터보트로 두 사람을 쫓는다. 쨍쨍하게 내리쬐는 한여름의 태양 아래 신지의 보트는 두 사람이 탄 요트의 주변을 따라붙듯 선회한다. 싸움 끝에 나츠히사와 에리를 바다에 빠뜨린 신지의 보트는 바닷속 그들을 향해 질주해 간다.
이영화의 키워드 : 사랑, 삼각관계
제작노트 : 태양족이라는 신조어를 유행시키며 대대적인 흥행몰이에 성공했던 트렌드 드라마. 주연을 맡은 이시하라 유지로는 소년같은 외모에 긴다리, 흘러넘치는 도전적인 활기로 그 시대의 젊은이들을 매혹시키면서 동시대의 아이콘으로 새롭게 급부상했다. 제 멋에 가득차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진한 고독감을 던져주는 이미지가 여운을 남긴다.
투네이시 후미꼬 常石史子 (동경국립근대미술관 필름센터) 소개 글. 한 여름 하야마(葉山) 해변을 무대로 매혹적인 한 여성을 둘러싼 형제의 욕망과 배반을 그리고 있다. 현재 도쿄 도지사로 당시는 가장 앞서가는 풍속 작가였던 이시하라 신타로(石原太郞)가 쓴 <태양의 계절>은 성에 자유분방한 젊은이들을 이르는 '태양족'이란 유행어를 낳아 사회 현상이 되었었다. 신타로의 친동생인 이시하라 유지로(石原裕次郞)를 주연으로 영화화 된 "태양의 계절"(1956)이 화제가 되어 붐을 타고 갑자기 기획된 본 작품은 신타로 자신이 각본도 썼다. 사회에 대한 막연한 분노를 폭발시키 듯 활력이 흘러 넘치는 유지로의 육체는 1950년대의 청춘을 상징하는 존재가 되었다. 게다가 기타하라 미에는 이때 유지로의 부인이 된다. 본 작품은 17일이라고 하는 짧은 기간에 촬영되었으나 즉흥적인 연출이 예상외의 신선함을 주어 신인 나카히라 코우를 일약 '마스무라(村), 나카히라 시대'라는 유행의 중심에 놓게 하였다. 프랑스에서도 개봉되어 젊은 프랑소와 트리포는 '카이에 드 시네마'지에 프랑스 영화 <솔직한 악녀>(1956)와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전체적으로는 이를 넘어선 작품이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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