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원나잇스탠드 - 하룻밤의 꿈? 꿈의 총기가 모인

무거운 빈가방 2010. 5. 11. 08:32

10-05-07 원나잇스탠드 - 하룻밤의 꿈? 꿈의 총기가 모인 경쾌한 상상(상상마당)

 

씨네21 20자평에 이리 적었다. “소유욕과 의심의 경계 그리고 이런 에로는 더욱 좋다.”

포스터의 글귀는 매우 관능적이다. ‘우리의 혀는 밤을 노래한다.’

그렇다하여 지나친 광고는 아니다. 우리의 혀는 뭔가를 탐닉하기도 하고 먹기도 하며 떠들기도 한다.

입맛만 다시던 에로에 대한 갈증을 독립영화답게 새로운 아이디어와 신선함으로 충족시켜준 ‘원나잇스탠드’ 상상마당 주변의 따뜻한 기온만큼 따뜻했다.

3개의 장으로 이뤄진 이야기의 축은 역시 첫 번째인 것 같다. 재미의 도는 갈수록 더 있으나 첫 번째가 사랑이나 외로움 그리고 갈증과 갈망을 잘표현 했다. 청년역의 이주승은 청년 자체가 몸에 베인 듯 하여 영화 전체의 기대감을 유지하는 축이 되었다.

재미야 세 번째 이겠지. 씨네21에서 자주 보던 ‘달시파켓’의 재미. 때밀이라는 설정의 쾌감. 한번도 때를 밀어 본 적이 없는데 한번 밀어봐야 겠다는 생각까지 해본다.

두 번째의 의심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을 의심해 본 적이 있는가? 날마다 의심의 연속일 수도 있고 어느 순간 잠시 느껴봤을 수도 있겠지만 꿈에서도 하는 의심은 인간의 본능이다. 성욕이 본능이듯이.

첫 번째 장. 갈수록 눈이 어두워져 내일이면 완전한 시각장애인이 되는 청년의 엿보기. 사연도 절절한 전혀 다른 남자의 엿보기와 다른 여자의 엿보기. 그런 만남. 짧은 원나잇이지만 서로가 통하고 미소를 머금게 한 따스함이 녹아있는.

 

세 개의 장 모두 인간의 본능인 사랑하고픈 마음과 그러면서도 버리지 못하는 의심과 질투의 갈등, 성적 호기심의 발로인 훔쳐보기를 인간의 관계를 두고 아기자기하게 잘엮었다. 의심은 자신감의 부족이나 약자적 심리에서 나올 수 있겠다.

이 모두 사람의 모습이고 삶이다. 곁에서 보기엔 너무 재미있고 부담없다. 가볍게 들어가 가볍게 나올 수 있는 영화. 조금은 고양되어 약간 달아오른 얼굴로 더위도 느낄 수 있는.

* 아래에 참고자료를 길게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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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쓰고싶은 장면이다. 참 아름답다.

 

태그라인

우리의 혀는 밤을 노래한다

 

시놉시스

잠들 수 없는 관능의 밤, 눈 감지 못한 욕망의 순간들을 마주한다.

모두가 잠든 밤, 누군가는 깨어 있다.

훔쳐 보기 위해, 비밀을 찾기 위해, 질투의 이유를 알기 위해.

 

1. 한 소년이 낡은 아파트 복도에서 밤새 누군가를 훔쳐본다.

그리고 또 다른 여인은 같은 공간에서 그런 소년을 욕망한다. 그들이 마주치는

순간. 서로 다른 욕망이 충돌하는 그 밤.

 

2. 한적한 별장에서 몸을 허락하지 않던 아내가 사라졌다. 낯선 공간, 매혹적인

여인의 유혹. 사라진 아내의 비밀은 조금씩 드러나는데...

과연 그 밤은 정말 거기에 있엇을까.

 

3. 외국인 영화 평론가와 독특한 우정을 나누던 남자. 어느날 그에게 여자친구를

소개시켜 주고, 이후부터 알 수 없는 질투의 감정에 휩싸인다. 함께 밤을 지내고

싶은 상대는 그녀일까, 아니면 그일까.

 

당신이 경험한, 우리가 상상한 하룻 밤 이야기가 펼쳐진다. 때로는 아련하고 때로는

격정적인, 한편으로는 유쾌한 도발의 트라이앵글.

이 밤을 다시 한 번.

이경미, 나홍진, 김종관… 주목 할만한 감독들을 발굴해 낸 단편영화의 미래!

 

- <원 나잇 스탠드>의 민용근, 이유림, 장훈 감독의 미래를 주목해도 좋다.

2000년대 이후 단편 영화 영역은 재능 있는 신인 감독들을 발굴해내는 최적의 채석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신인다운 패기와 메이저 영화계의 감독들을 위협하는 실력으로 무장한 신인 감독들은 단편 영화 작업을 통해 대한민국 영화계의 미래를 책임질 ‘준비된 블루칩’으로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추격자>로 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스릴러 장르의 새로운 포문을 열었던 나홍진 감독이 <완벽한 도미 요리>로 장르물의 새로운 대가가 출현했음을 공고히 했고, <미쓰 홍당무>로 여성 감독 특유의 도발적인 매력을 선보였던 이경미 감독은 <잘 돼가? 무엇이든>을 통해 여성의 심리 묘사를 디렉팅하는 놀라운 솜씨를 보여준 바 있다. <폴라로이드 작동법>을 통해 멜로 장르를 빼어나게 이식한 김종관 감독은 대한민국 단편 영화계가 배출해낸 대표적인 ‘스타 감독’ 중 하나이다.

 

<원 나잇 스탠드>의 세 명의 감독 민용근, 이유림, 장훈 감독 역시 미래가 기대되는 단편 영화계의 기대주들이다. 빼어난 만듦새와 섬세한 감수성을 선보인 <도둑소년>의 민용근 감독, <새끼 여우>를 통해 여성 감독만이 가능한 특별한 시선을 제시했던 이유림 감독, <불한당들>로 B급무비의 전형을 비틀며 한국 장르영화의 새로운 포문을 연 장훈 감독은 <원 나잇 스탠드>를 통해 한층 더 깊어지고 풍성해진 자신만의 영화세계를 구축해냈다. 민용근 감독이 다소 마이너한 인물들의 상황과 심리를 보편적인 공감대로 아름답게 구체화했다면, 이유림 감독은 전작들을 통해 꾸준히 탐색해 온 여성의 심리적 도발을 몸의 언어로까지 확장해냈다. 또한 장훈 감독은 재기 넘치는 특유의 매력을 아이러니한 이야기와 독특한 유머로 완성하는 패기를 보여준다.

 

단편 영화 감독들은 자신만의 스타일과 충분한 사유의 과정을 거친 만족할만한 결과물로 기존 영화계의 관성을 뛰어 넘는 인상적인 데뷔전을 속속 치러내고 있는 중이다. <원 나잇 스탠드>에서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을 선보인 민용근, 이유림, 장훈 감독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 역시 이와 같다. 뚝심과 준비만큼 신인감독에게 필요한 무기는 없기 때문이다.

독립 영화계의 톱스타 총 출동, 밤보다 뜨거운 연기력 대결!

 

- <원 나잇 스탠드>에는 최근 몇 년간 독립 영화의 ‘얼굴’로 자리 잡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 밤보다 더 뜨거운 ‘열정의 하모니’를 선사한다.

<장례식의 멤버>의 이주승, <처음 만난 사람들>의 최희진, <똥파리>의 정만식, <고갈>의 장리우, <나의 노래는>의 민세연, <내 청춘에게 고함>의 백정림, <후회하지 않아>의 이영훈 그리고 영화 평론가 달시 파켓의 도발적인 연기자 데뷔, 독립 영화 전선의 든든한 서포터 권해효의 내레이션까지! ‘에로스’라는 과감한 소재에 함몰되지 않는 ‘국가대표급’ 독립 영화 배우들이 연기를 만나볼 수 있는 점은 영화 <원 나잇 스탠드>만의 매력 포인트다. 단순한 몸의 유희에 그치지 않고 심연의 고통과 치유의 미덕으로서 ‘원 나잇 스탠드’를 완성해 낸 배우들의 열연은 영화의 저변에 단단한 에너지로 흐른다.

 

<아무도 모른다>의 야기라 유야를 빼닮은 이주승은 이미 <장례식의 멤버>를 통해 어린 나이답지 않은 노련한 감성 표현과 서늘한 눈빛의 압도적 존재감을 과시한다. <고갈>의 장리우는 전작의 강렬함을 뛰어넘는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내면 연기를 선보이며 한국 여배우의 지평을 한 뼘 넓힐 전대미문의 여배우임을 입증한다. 지난 해 <똥파리>를 통해 주목 받은 정만식은 혼돈에 빠진 남성의 심리 변화를 자연스럽게 표현해 낸다. 오랜 무대 생활을 통해 다져진 탄탄한 기본기와 선악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신선한 마스크는 양익준을 긴장시킨 에너지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뛰어난 연기력과 ‘천의 얼굴’이 가능한 마스크로 ‘독립영화계의 전도연‘이라 해도 무방할 최희진은 쉽지 않는 노출 연기를 불사하며 <원 나잇 스탠드>의 뜨거운 한 축을 지탱한다. 이미 박찬욱(<박쥐>,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이경미 감독(<잘 돼가? 무엇이든>, <미쓰 홍당무>)등으로부터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는 베테랑 배우 최희진의 섬세하고 도발적인 매력을 주목해도 좋다. <원 나잇 스탠드>를 본 관객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로 손꼽는 진영역의 이수현은 <원 나잇 스탠드>에서 미묘한 감정의 파고를 겪는 평범한 청년의 심리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한국 영화 전문 평론가로 유명한 달시 파켓은 ‘영화 평론가’역으로 싱크로율 100%의 연기를 보이며 데뷔전을 치뤘다. 마치 ‘리처드 기어’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매력의 ‘로메르’역은 달시 파켓이기에 가능했던 탁월한 캐스팅이다.

문학적 감수성, 음악적 호소력, 감성세포가 살아나는 다감각 영화!

 

- <원 나잇 스탠드>는 리드미컬한 완결성을 갖는 ‘트라이앵글’ 구성과 ‘아폴로 18’ 김대인의 매혹적인 음악으로 감성을 자극한다.

마치 매혹적인 단편 소설집을 읽는 듯한 리드미컬한 구성과 2009 EBS 스페이스 공감 헬로루키 대상, 2010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 수상에 빛나는 ‘아폴로 18’ 김대인의 몽환적인 사운드가 감각적인 시너지를 빚어내는 <원 나잇 스탠드>는 기존 에로스 영화들의 진부함을 독특한 방식으로 뛰어넘는다.

살색과 붉은 색이 넘실대지 않아도 충분히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원 나잇 스탠드>는 다양한 감성을 아우르는 공감각적인 조화가 빼어난 작품이다. 기존의 옴니버스 영화들을 뛰어넘는 유기적인 구성은 감성적인 첫 번째 밤을 시작으로 격정적인 두 번째 밤 그리고 유쾌하면서 도발적인 세 번째 밤으로 이어진다. ‘하룻밤 이야기’라는 주제 아래 각기 다른 감각과 감성으로 풀어낸 세 가지 에피소드들의 시너지는 ‘원 나잇 스탠드’라는 천일야화를 탄력적으로 압축하고 있다. 누구도 명명할 수 없는 그들만의 하룻밤은 매끄러운 문체와 도발적인 표현력을 지닌 여류 작가의 단편 소설집을 읽는 듯한 문학적 감수성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벨벳처럼 세련되고 몽환적으로 이야기의 외피를 감싸 안는 음악적 호소력 역시 <원 나잇 스탠드>의 강점이다. 2010년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에 ‘아폴로 18’을 선정한 음악평론가 윤준호씨는 “모든 방향으로 진화 가능한 아폴로 18의 다음은 무엇일까’라는 의미심장한 심사평을 남겼다. 다소 우울하고 급진적인 ‘아폴로 18’의 기존 음악 세계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아폴로 18’의 멤버 김대인이 작업한 <원 나잇 스탠드>의 음악에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로,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실크처럼 부드럽고 밤바람처럼 나긋하다. 물론 그 리듬과 멜로디의 ‘낯선 진귀함’은 ‘아폴로 18’의 김대인이기에 가능한 결과물이다. 딱히 무어라 규정할 수 없는 ‘아폴로 18’ 김대인의 음악세계는 누군가의 하룻밤을 묘사하는 순간과 묘한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해파리 소년’ 시절부터 매니아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김대인의 음악은, 호기심 가득한 산문의 첫 문장과도 같은 영화 <원 나잇 스탠드>에 쉼표와 느낌표를 부여, 아름다운 운문으로 그 마침표를 찍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