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뢰한(2015, 오승욱) : 다시 본
무뢰한을 처음 봣을 때 너무 힘이 들엇다. 모든 것이 우중충하고 모호했다. 전도연 말고는 보이는 것도 없고 김남길의 연기는 참 거시기 했다.
근데 오늘 다시 본 '무뢰한'은 그 때 내가 본 무뢰한이 아니다.
영화는 웃음이 거의 없다. 날씨는 을씨년스럽고 배경과 배우들 모두 다 우울하다. 모든 것을 배제하고 이중생활을 하는 형사와 이중생활을 하는 살롱 마담에게 집중하여 그들의 의문과 갈등 욕망을 매우 느리게 조금씩 조망한다.
느림에 대해 참지 못하는 나이기에 처음은 저리 낮설고 힘들었나 보다.
배우들의 연기는 서로의 교감이 상당하다. 배반감을 느끼거나 배반을 주었거나 내 일에 충실하거나 다른 역에 충실한 척하거나....
최근 허우샤오센 전작전과 베스트오브 유스, 부모님이 휴가를 떠난 그 해 등을 보면서 우리에겐 이런 영화가 왜 없는가? 하는 혼자만의 한탄을 했다. (물론 몇몇 감독들의 영화는 제외하고 일반적인 감독들에 대한 이야기다. 좀 비겁한 이야기 같지만 사실이다. 제외할 감독은 모두 각자가 생각할 일이고..)
영화는 기호다.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없고 평도 전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오승욱' 감독의 전편을 보지는 못햇지만 오랜 공백기 이후 두번째 만든 영화라 한다. 그에게 기대를 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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