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회 부산국제영화제

그리스휴양기. : 글이 막힐 때 극복하는 방법

무거운 빈가방 2019. 11. 17. 03:10

그리스휴양기. : 글이 막힐 때 극복하는 방법

휴식이 필요한 여자와 글을 적으려는 작가가 그리스로 여행을 왔다. 외딴 섬 같은 이곳은 바다가 탁트인 곳이지만 배는 10일에 한번 정도 밖에 오지 않는 오지이다.

사람은 거의 없고 텅빈 동네같은 인상마저 든다. 바람도 많고 이들이 거처한 곳은 시내에서 살짝 멀다.

남자는 글 한 줄도 적지 못해 답답해하고 여자는 시내에 가서 차를 한잔 하고 주문받는 남자와 인사를 나누는 등 무료를 달랜다.

남녀는 같이 잠자리를 잘하지 않지만 혹시나 싶어 여자는 피임약을 날마다 먹는다.

 

며칠 되지 않아도 지루한 일상이 이쁜 풍경마저 지루하게 만든다.

그 때 주인집 딸이 나타나 변곡점을 찍고 영화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작가에 관련된 영화는 유달리 상상이 많다. 글쓰기의 지루함이나 어려움 때문에 일부러 사건을 만들거나 사건이 일어나거나 상상과 현실이 구분이 안되거나, 그래서 이런 도움으로 글을 완성한다는 형태가 기본 바탕이다. <바이 더 씨>(감독 : 안젤리나 졸리 , 2015) 같은 권태기를 맞은 부부가 이를 벗어나기 위해 여행을 왔다가 벌어지는 일 같은 형태도 비슷할 것 같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그리스의 한 지역을 배경으로 아무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는 지역적 시간적 지루함. 그래서 만들어지는 사건 하나.

사건은 관객을 자극하고 , 제법 긴장감을 만들기도 한다.

이 집주인 딸을 계기로 모두가 얽히고 생각하고 자극을 받는다.

여기에 그리스 섬의 바람과 트인 지중해 바다가 더한다.

흥미로우나 특별한 것 없는 작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간단한 소품 같은 이야기 속에 감독의 재치나 위트가 번득인다.

종종 긴장감도 강하게 끌어올린다.

 그 멋진 곳에서 풍광을 듬뿍 담을만하다만 인물에 집중시키고 이야기 하나로만 끌고 가는 힘도 참 대단하다.

 재미잇고 즐겁게 본 피로회복제 같은 영화







Director 플로리안 고치크 Florian GOTTSCHICK

  • Cast Margarita SIOTOU / Caroline ERIKSON / Jacob MATSCHENZ / Michail TABAKAKIS
  • Greece/Germany/Austria
  • 제작연도2019
  • 러닝타임76min
  • 상영포맷DCP
  • 컬러Color
  • 장르사랑/연애/로맨스 · 서스펜스/미스터리 · 심리
  • Program note

    30대 중반의 작가인 데이빗과 아내 니나는 비수기를 틈타 그리스 티노스 섬에서 바캉스를 보내기 위해 집 한채를 렌트한다. 데이빗은 새 소설의 영감을 찾기 위해 책상 앞에서 바다만 바라보고, 시들해진 남편의 열정이 불만인 니나는 산책을 하며 무료함을 달랜다. 첫날 밤, 자신의 엄마가 집을 임대해준 사실을 모르는, 주인 딸 마가리타가 집에 찾아오고 셋은 금새 술친구가 된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인 마가리타와의 갑작스런 출현은 무료했던 커플의 일상에 활력을 주는 듯하다. 어느날, 마가리타가 남자친구를 집에 초대하고 데이빗은 그들이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목격하는데….

    <물속의 칼>(1965)를 비롯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초기작을 연상케 하는 영화로, <브라이트 나이트> (2014)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플로리안 고차크 감독의 신작이다. 아주 작은 틈으로 균열되기 시작하는 한 커플의 일상과 인간의 아슬아슬한 성적 욕망을 가벼운 터치로 표현한다. (서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