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회 부산국제영화제

<언더그라운드> : 세상은 노동을 통해 돌아간다. 그 가치는 비슷하다

무거운 빈가방 2019. 10. 8. 00:47


<언더그라운드 (2019) Underground> :  세상은 노동을 통해 돌아간다. 그 가치는 비슷하다



다큐멘터리한국 100

(감독) 김정근


도심 곳곳을 오르락내리락하는 열차에 올라타는 끝도 없는 사람들. 모두 잰 걸음으로 땅 위 삶을 향해 지하를 거쳐갈 때, 이 반듯한 공간 언더그라운드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도 시끄럽게만 돌아가는 세상 아래, 지하에 서의 삶은 어떤지 그들에게 다가간다.

(2019년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터널을 달리는 전철 ; 터널 속에 놓은 전철은 제법 무서운 느낌을 준다. 초보들은 지하를 들어갈 때 두려움을 제일 많이 느낀단다



                  전철이 들어오면 수많은 사람들이 점검을 한다.


                    전체 cctv를 보면서 상황을 파악한다. 이렇게 보더라도 사고는 늘일어난다. 

                    엄청난 사람들이 오고가는 도시에의 변수가 너무 많고 노동의 집중도가 떨어지면 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집중도를 높이는 복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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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교통 수단 중 지하철이 있는 지역 사람들은 지하철을 가장 많이 이용할 것이다.

쾌적과 속도! 책도 볼 수 있다. 지금은 대부분 폰을 쳐다보지만.

 사용자에게 지하철은 그저 이동 수단에 불과하다. 그래서 그 외의 것엔 대체로 관심이 없다

 

 <언더그라운드>(감독: 김정군, 2019)는 지하철 아래 지하철을 움직이는 지하의 사람들을 찍었다. 이 지하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도 있고, 노동조합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이 있고, 다양한 직업군이 있다.

  사실 영화는 그리 친절하지 않다.

 누가 왜 비정규직이고 이런 사람들 삶은 어떠한가? 노조의 문제나, 정규와 비정규의 문제가 무엇인가를 깊게 다루지도 별 설명도 안한다. 여러 명을 인터뷰하지만 누가 정규직인지도 잘모른다.

 카메라는 이용자들의 아래에서 이용자들이 무사히 잘 이용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노동을 제공하는 사람들의 노동 하는 모습에 집중한다.

지하철이 도착하면 종점에 도착하는 기차를 기다렸던 사람들이 여러 부분들을 씻고 닦고. 뜯고 조이고..

전철 한량에 거의 20명 넘는 사람이 붙어 작업을 한다. 밖에서도 하고 안에서도 한다.  이 작업 속에 정규와 비정규가 있고 고교 실습생들도 있다.

 

   그들 손에 사람들의 안전이 달렸지만 우리는 대체로 그들의 노동과 노력을 모르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가장 많이 몰리는 서면역, 사람들은 분주히 지나가고 재잘대지만 노동자들은 부지런히 닦고 쓰레기를 치우고 분리수거를 한다. 아무 생각없이 버린 커피 담긴 통에서 커피를 붓고 따로 분리하고... 쓰레기는 얼마나 많은지! 버리더라도 제발 약간은 처리해 주면 안되나? 버럭 소리치고 싶다.

모두 지긋한 나이의 여자들.. 더위에 지치고 도시락을 함께 먹고 화면 크로즈업 된 수박(감독이 사드렸단다..)을 먹고 낮잠을 잔다. 그런 뒤 또 일한다. 내 몸에도 땀이 난다.

 추석 전날 없애버린 매표 창구. 이 사람들은 다 쫓겨났단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 온 해고. 직장에서 일을 하는데도 불안 속에 놓여있다.

 싸워야지. 해고당하면 느끼는 압박감이나 패배감은 안당하면 모른단다. 그렇겠다.

   

 <언더그라운드>는 투쟁을 다룬 영화가 아니다. 현장의 노동과 노동하는 사람을 다루면서 이 노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뭔가 다름이 있음을 넌지시 던진다.

이들을 보는 것은 마치 신성한 작업 현장에 내가 있는 것 같다.   그들의 노동과 인터뷰를 따라가다 보면 이 지하세게에 수많은 생명과 어려움, 그리고 불안감이 조금씩 느껴진다.

 카메라의 심도도 깊다. 잘 볼 수 있다. 감독이 이 작업에 얼마나 깊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화면 자체만을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더 반갑고 고맙다.

  내가 즐기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 이 속에도 정규와 비정규가 있겠지. 물론 든든한 자원봉사자도.

 ​영화제 관련 임금이 체불되었다는 뉴스도 봤다. 우린 영화를 통해 이런 불합리를 한 번 더 생각하고 입으로 떠들기만 했던 노동의 가치를 생각한다.

이번에 만난 언더그라운드가 매우 특별하고 반가운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