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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대련 - 추억의 홍콩식 국산 쿵푸(여기선 태권도)영화

무거운 빈가방 2010. 6. 20. 22:17

10-05     용호대련 - 추억의 홍콩식 국산 쿵푸(여기선 태권도)영화 (영상자료원)

 

추억의 영화다.

홍콩에서 쿵푸영화가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한국에도 쿵푸영화의 시도가 여러 차례있었다. 대체로 한홍합작이란 형태로 촬영되어졌는데 홍금보, 성룡 등도 유명배우로 자리잡기 이전엔 한홍합작에 다 출연했다. 나중 인기가 좀 시들해진 왕우도 출연햇으니 합작이란 이름으로 상영된 영화가 제법 많았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난 꼬마 때 외팔이 시리즈로 유명한 영화는 두루 섭렵하였으나 왕우가 ‘용호투’(난 이리 기억하고 있다.)란 이름으로 최초의 쿵푸영화(내 기억이다.-한국에선 처음으로 선보인 쿵푸영화는 분명 맞다.)를 만들어 수입된 이후 나중 ‘철사장과 머시기??’ 등등 쿵푸영화의 전성기가 이뤄진다. 이소룡이 나타나면 더욱 확산되엇다 주춤하는 시기에 취권이 나타나면서 다시 전성기를 이룬다.

 

 이런 시기와 궤를 같이하여 한국식 쿵푸영화도 많이 만들어지니 그럴 때 스타로 자리 잡는 이가 왕호 등인데 이 시기 때부터 홍콩영화를 보지 않기 시작하여 기억나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한홍철을 등장시켜 태권도 영화를 자리메김하려 노력한 이두용 감독의 작품은 한 두편 어렴풋이 기억나 추억을 살린다는 기분으로 영상자료원으로 향했다.

 

 영화는 역시 어슬프다. 옛날에도 그리 느껴 영화를 멀리하게 되었지만 지금 봐도 그렇다. 동작은 기계적으로 딱딱하고 대사도 그렇다. 그래도 향수는 엄청이다. 그리고 매우 웃긴다.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음악이나 대사 내용 등등이 그렇다.

 

 쿵푸식 영화의 특징 중 하나는 음악이 마카로니웨스턴식 음악이란 점이다. 그래서 보면 너무 웃긴다. 중국음악이나 한국음악이 아니니 무대를 주로 만주로 잡거나 국경지방 쯤으로 잡던 시대적 배경을 보면 재미있지 아니한가?

 

 가장 큰 재미는 출연진이다. 이두용 감독은 이 영화에 한국액션 배우(주로 조연이나 단역전문들)를 총집합시켜 거의 다 등장시킨다. 조석근도 나왔다.(조석근은 악역전문 엑스트라인데 얼굴 인상이 매우 깊다. 나도 꼬마 때 그러했던 모양인데 내 동네 별명이 조석근이었다.) 일본인 전문 배우 배수천(군대에서 이런 류의 영화가 자주 상영되엇는데 거의 배수천이 나왔다.)이나 한태일 박동룡 등은 옛날 액션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거의 다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세트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중국인 경영의 음식점 중심으로 한 마을 세트장은 제법 정교하고 거리를 메운 많은 단역들의 움직임은 지금도 보기는 쉽지 않다 싶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당시 유행하던 액션만 있고 내용이나 세트가 빈약한 영화와는 수준이 다르다. 액션의 한계는 감독의 한계라기 보다는 한국영화의 뚜렷한 한계이지만 이두용감독은 이것을 뛰어넘으려 시도하였구나 하는 것이 확실히 느껴진다.

설명에도 있듯이 그냥 액션 한편 만든다기 보다 태권도영화를 정착시켜 보려는 시도였기에 그의 노력은 참으로 돋보인다.

 

 한국의 액션은 21세기 들어와서야 중국식을 탈피함으로서 오히려 액션의 현실성을 살려내었으니 이러한 것들도 이두용 감독 같은 뛰어난 감독들이 한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장르를 시도한 노력도 한 몫을 했다 할 수도 있겠다.(씨네21은 유명 외국액션 영화가 오히려 한국액션을 카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본 시리즈나 테이큰 등등도..)

많이 웃었다. 같이 영화를 본 관객들도 다 비슷한 향수와 심정 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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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두용 출연 한용철, 우연정, 김홍지, 최재호, 한명환

 

1940년대 만주. 일본 가라데의 사사끼와 중국 합기도의 고수인 왕은 각각 한국 독립군의 군자금으로 쓰일 백만불이 들어있는 상자를 훔칠 계획을 세운다. 한편 태권도의 고수 이가 그 계획을 알고 그들을 해치우려 하자 자연히 세 고수의 치열한 격투가 벌어지게 된다.

마침내 이는 왕과 사사끼를 물리치고 그 상자를 한국독립군에게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