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달콤한 인생 - 인생은 정말 달콤할까?

무거운 빈가방 2010. 6. 23. 04:03

 10-06-18 달콤한 인생 - 인생은 정말 달콤할까?              서울아트시네마(La Dolce Vita)

 

페데리코 특별전에 손님이 많다. 버스타고 오다가 삼보일보 일행이 중앙시네마 옆으로 지나는 것을 보고 잠시 내려 사진만 찍고 시네마테크로 향했다. 내 하는 일 없지만 그들의 모습을 그냥 담아두는 것도 하나의 예의라 생각햇기 때문이다. 팔당댐 중심으로 한 유기농 농꾼들의 항거이기에 사람이 많지 않다. 언제는 칭찬하다 갑자기 그들을 없애려 달라드니 ‘맹바기는 약속을 지켜라’하는 주민들의 작은 항거다. 경찰들도 내심 여유가 있다. 절을 하는 그들의 무릎과 앨보의 아픔은 무너져 내리는 가슴만큼 아프진 않으리.

 

 사진을 찍고 돌아가면서 생각했다. 난 ‘달콤한 인생’(이하 ‘달콤한’)을 보러 가는 중인데 저들의 지금 인생은 얼마나 쓸까?

도착하니 사람이 넘치고 숙달된 아가씨가 없고 더딘 사내가 매표를 한다. 줄은 길고 시간은 넘어갔고 상영관으로 들어가니 시간은 이미 20분 넘었다. 시작을 못봤으니 이해는 반토막 밖에 못하는 것 아닌가? 우짜겠노. 그냥 볼 수밖에는.

 

 가끔가다가 기자들도 무의도식하는 사람들도 많겠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다. 치열한 전선에서나 삶의 현장에서 부지런히 카메라를 들이대거나 글을 옮기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다. 그러나 기자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접대, 촌지, 빈둥댐 등으로 생활하는 기자도 많을 것이란 생각들이 ‘달콤한’을 보면서 확신해 본다.

 

 잘생기고 글 잘쓰고, 부지런하지만 좀은 다른 각도로 부지런하고 본업엔 적당히 게으른 기자의 이야기다. 그를 통해 상류사회와 유명인들의 모습을 중심으로 사회상과 미래에 대한 생각들을 담아낸다.

 그들의 파티와 환락은 멈추지 않고 갈수록 도를 더한다. 인물들의 삶은 보여지는 면과 실제 삶의 추악함이나 타락함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행복한 삶 때문에 이것을 유지하기가 두려워 가족과 함께 자살하는 삶은 어떠한가? 진짜로 자살해야 할 사람은 자신(마르첼로)일 것인데.

 그들의 기행들은 영화의 긴시간 만큼이나 끝이 없다. 지치지도 않는다. 오히려 보는 관객이 지치길 노리는 걸까?

 쌓이는 후회나 갈증 등이 파티 등을 통해서 자주 보여주지만 멈추질 못한다.

 언제가 신문에서도 본 대목 하나. 아이 셋이서 성모마리아를 봤다고 증언한 현장이 나온다. 이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서로가 갈구하는 각자의 구원을 부르짖는다. 돈을 구하는 자, 치료를 원하는 자, 기사를 원하는 자 등등 비와 바람이 몰아치고 그들이 떠난 자리는 쓰레기와 잔해만 남아있다.

 환락 이 후 언듯언듯 보여주는 장면들은 세상은 타락하고 구원은 보이질 않는, 전쟁 이후의 상처들을 치유할 방법을 모르고 방황하는 당시 자본주의의 모습을 비춰주는 듯하다.

   

 그런데 앞에서 본 ‘길'이나 ’ ‘카리비아의 밤’과는 결론이 좀 다르다. ‘카리비아의 밤’에서 참말로 ‘세상을 희망적으로 보는 시각으로 담았나?’ 라 의문을 제기 했는데 여기서는 구원 받지 못할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이 그의 즐거움과 환락 등을 거침없이 보여준다. 그래 놓고선 제목이 ‘달콤한 인생’이다. 하긴 주인공의 모습이 달콤하게 보인다. 나도 저런 속에서 함 놀면서 발산 해봤으면 하는 꿈도 무수히 꾼다. 꿈꾼다고 다 이뤄지나? 내게는 저런 미모나 말이나 글 솜씨도 없다. 그냥 혼자 방콕하는 사람에 불과하다.

 

영화는 어쨌던 어렵다. 재미있게 보지만 감독의 철학이 제법 높은 경지에 있는 경우는 해석이 쉽지 않고 보기도 쉽지 않다. 이래서 비평가들이 먹고 사는 모양이다. 오늘은 비평가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싱겁지만 맺는다. 나는 요사이 날마다 한계에 다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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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페데리코 펠리니

출연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마르셀로 루비니 역), 아니타 엑베리 (실비아 역), 아누크 에메 (마달레나 역), 이본느 퓨르노 (엠마 역), 마갈리 노엘 (파니 역

정 보 : 1959 | 174min | 이탈리아/프랑스 | 35mm | B&W

 

삼류 신문사에서 가십 기사를 쓰는 마르셀로는 자기 일에 만족하기에는 너무 명민하고, 창조적인 작업을 하기에는 너무 게으른 인간이다. 그는 클럽을 전전하며 술과 여자로 인생을 보내고 있다. 이 방탕한 생활을 벗기 위해 여자 친구인 엠마와 가장 친한 친구인 스타이너는 자살을 선택하지만, 마르셀로는 그럴 용기가 없다. 거대한 예수상을 줄에 매달아 로마 하늘 위로 날아가는 헬리콥터로 시작하는 영화 <달콤한 인생>은 신이 사라진 시대의 인간의 구원은 어디에 있는가를 묻는 영화이다. 로마사회의 퇴폐적인 치부와 바티칸에 대한 적의 등으로 개봉 당시 상영금지 요청과 수많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네오리얼리즘과는 다른 길을 걸어가는 펠리니는 퇴폐한 현대인들, 추악한 매스미디어를 보여줌으로써 전혀 달콤하지 않은 인생을 화면으로 담아낸다. 1960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http://www.youtube.com/watch?v=wJkJ5td0Jgo&feature=related  (ost다)

http://www.youtube.com/watch?v=DNQgEOf-Apg&feature=related

http://www.youtube.com/watch?v=GKN1T3K1idg&feature=related  

(언듯 마르첼로는 생을 잃은 것에 대한  후회를 비치지만 곧 다시 빠진다.)

http://www.youtube.com/watch?v=0_yA53yXrgY&feature=related 

 (모래사장에서도 약간 단절된 곳 이편과 저편엔 다른 풍경이다. 마르첼로가 본 청순하며 자기일에 충실한 유일한 소녀의 손짓의 저편, 가까이 있는 환락의 이편 그는 언제나 이편이다. 마음은 이리로 온다.)

 http://www.youtube.com/watch?v=girjC2txLOw&feature=related

(영화 중에 왜 갑자기 행복한 미소의 아이가 나오는가? 감독의 의도는? 행복에 지나치게 젖은 것도 죄일까? 가라앉은 듯 차분하며 지적인 유일한 파티다.)

 

http://www.youtube.com/watch?v=TD0YNZ1uaw0&feature=related   (이건 영화와 관계없는 라 돌체 비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