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8-08 꽃비 - 노골적으로 4.3을 표현했으나 학교폭력에 노출된 남학생들의 끔찍한 세계
로베르 브레송의 무셰트 (Mouchette)와 같은 시간대라 잠시 고민했다. 무엇을 택할 것인지. 독립영화는 한번 놓치면 다시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싶어 선택한 꽃비.
이것은 꽃비가 아니라 ‘피로 물든 비’였다. 억울하게 죽어간 제주도민의 넋들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구천을 떠돌고 있다. 60년 넘는 세월이 흘러도 마무리는 커녕 계속되고 있는 제주에서의 일련의 사건(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 포함)들은 도민들의 가슴에 끝없는 상채기를 만들고 있는 우리 역사의 현실은 참으로 가슴 아프다.
꽃비는 4.3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고 보면 되고 모두 그렇게 이야기 한다.
아래는 http://blog.daum.net/ytrty/804159?t__nil_feedback=me 에 적혀있는 글을 그대로 가져온다. 다시 반복하기 보다는 이게 편할 것 같고 사실이 그러하니까.
영화 '꽃비'는 모든 사건을 4.3을 비유하고 있습니다.
영화 맨 처음 나오는 무자비한 폭행을 삼던녀석(형석)은 일본을...
그리고 그녀석이 떠나고 나서 선도라는 완장을 차고 있던 녀석(도진)은
일본이 떠났지만 처리되지 못하고 오히려 경찰이라는 감투를 쓴 친일파의 모습과 반공우익세력을...
그리고 도진의 반대편인 녀석(민구)은 5.10 남한 단독 총선거를 반대하던 남로당 계열의 좌익 세력을...
가장 미운 캐릭터였던 서울에서 전학온 녀석(동일)은 남한 단독 총선거를 치르기위한 우익세력 및 미군정의 모습을...
도진세력과 민구세력의 주먹다툼은 4.3의 폭력을...
이 둘의 싸움으로 결국 가장 큰 피해를 입게되는 여학생(서연)은 제주도민을...
그리고 많은 리뷰에서 쓸데 없다고 하는 귀신나오는 씬은...
아직 눈감지 못하는 4.3사건의 영혼이 동일(결국 4.3의 원인이 되는....)을 아직 용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꽃비는 4.3항쟁을 교실에서의 남학생간의 폭력적 상황으로 변화시킨 영화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남학생들의 세계에서 어쩌면 흔히 볼 수 있는 폭력적 상황의 하나에 불과할 수도 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보았던 힘과 폭력의 세계를 제법 힘이 비슷한 사내들끼리의 세계로 옮겨왔다 생각하면 비슷할 것이다.
학교에 교사는 있으나 그 역할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무능한 정부 쯤으로 보면될 것이다. 그래서 이 지긋한 세계는 잘무너지지 않는다. 식민지 시대가 가져다 준 또 다른 이면이기 때문이며 우린 그 속에서 자라왔고 이것의 대물림에 언제나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권모술수에 능한 전학 온 서울내기 동일이 같은 경우도 실제 가능한 인물이다. 한단계 올라간 지금의 대학생선거에서 보여주는 엄청난 부폐와 권모술수는 이와 비슷하지 않은가? 물론 지금의 대학총학 선거는 순수학생운동이 권력에 의해 무너지면서 자본이 장악한 학교사회의 일면을 보여주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역행하는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모든 설정한 가능한 것이다.
폭력이 난무하는 지금의 세상, 주먹이 오고가는 것은 이전 보다 덜 하더라도 교사에 의해 일어나는 학교 폭력과 학생간의 갈취 등은 여전히 게속되고 있다. 서울교육청에서 '체벌금지'를 발표하자 일선 교사들은 '교육 어떻게 하란 말이고?' 하면서 저항했다 한다. 이들은 진실엔 언제나 묵과하고 그들의 물리적 힘(이들은 학생과는 대화 보다는 손질이 쉽다.)만을 믿는 자들이다. 교육현장에서 뿌리뽑혀야 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얼마전 상영한 프랑스 영화 클래스를 보라. 교사 자신도 불완전한데 불완전한 학생을 불완전하다고 판단하여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만이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는 우리 현실과 너무 다르지 않는가?
이 모든 것들도 일제의 잔재 중 하나이며 우리 전통과는 관게없다.(회초리를 드는 훈장 선생님의 경우와 교사 폭력은 전혀 다르다.) '꽃비'도 4.3을 떼어내고 봐도 좋겠다. 폭력에 의해 길들여지고 폭력을 대물림하는 남자들의 세계로.
그래도 꽃비는 4.3 그 자체이다.
아래 주소는 반드시 클릭 했으면 한다. 꼭 봤으면 한다. 4.3과 꽃비에 대한 이야기며 노래다.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22822866&q=4%BF%F9%C0%CC%20%BF%EF%B0%ED%C0%D6%B3%D7
http://www.youtube.com/watch?v=05hYosT0to8
1. 학교 폭력으로 인한 사고는 고등학생 보다는 중학생에게서 많이 일어난다. 생명에 대한 인지도가 약한 중학생들이기에 폭력이 시작되면 끝을 보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2. 꽃비의 출연진들은 사실 너무 늙었다. 고딩영화에는 가급적 고딩에 가까운 나이로 포석해야 실감이 난다. 출연진들의 나이들이 대체로 26~30 정도다. 아이들의 애틋한 맛이 전혀 없어서 영화의 심도를 떨어뜨린다.
3. 교복 등 옷에 대한 고증도 약간은 있어야 겠다. 옷들이 너무 께끗하다. 당시 옷의 품질은 매우 떨어져 수수 그 자체라 봐도 좋을 것인데, 서연이 입고 있는 사복도 좀 그러하다.
4. 꽃비에서 부르는 서연의 노래를 올린다.
노래는 찾기 어려워 이리저리 디비다 노래가 올려진 카페 주소를 붙인다.
4월이 울고있네 - song by 노영심
봄비가 내려오는데 꽃잎이 흩날리는데
나의 눈에는 4월이 울고 있는 것처럼 보이네
봄비가 내리는 소리 꽃잎이 떨어지는 소리
나의 귀에는 사월이 울고 있는 것처럼 들리네
창문 열고 봄비 속으로 젖어드는
그대 뒷모습 바라보면은
아무리 애써보아도 너를 잊을 수 없어라
내일을 기다려도 될까
내 사랑을 믿어도 될까
네가 딛고 가는 저 흙이 마르기전에
내 눈물이 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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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비 (2010) Sadness in Beauty
드라마 | 한국 | 80 분 | 개봉 2010-04-01 | 홈페이지 국내 blog.daum.net/kkotbee 제작/배급 유메이크 필름(제작), 어뮤즈 필름(배급)
감독 정종훈
출연 육동일 (도진 역), 이승민 (민구 역), 김두진 (동일 역), 한이빈 (서연 역), 구성환
제주의 아름다운 바다를 끼고 있는 조용한 학교. 권력을 쥐고 있던 ‘형석’ 이 떠나고 숨어있던 욕심들이 떠오르면서 ‘서연’을 둘러싼‘도진’과 ‘민구’의 작은 경쟁도 점점 커져만 간다.
때마침 운명처럼 멀리서 전학 온 한 남자. ‘동일’ ‘아직 나에겐 사랑도 우정도 가족애도 없다. 오로지 힘.’
권력 공백 이후 급장 선거가 시작되며‘동일’이가 합류한 작은 경쟁은 작은 전쟁이 되어 간다. 모두가 행복하기만을 바랬던 ‘서연’은 ‘동일’의 게임에 희생되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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