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시마 나기사와 구로사와 아끼라

무거운 빈가방 2010. 8. 18. 12:01

오시마 나기사와 구로사와 아끼라

 

일본의 두명장을 7월 한달 동안 한꺼번에 만난 것은 너무도 큰 행운이었다. 동시에 큰 불행이기도 했다. 한감독만으로 행복할텐데 두감독을 동시에 만나니 시간과 몸을 쪼가리 내어야만 했으니 집중을 놓치고 분산이 되고 말아 좀 더 볼 수 잇는 영화들을 많이 놓치게 되었다. 구로사와는 전국 순회라 다시 볼 기회가 있을텐데 오시마 영화는 언제 다시 접할까? 아쉬움이 너무 크다. 대표작들을 많이 놓쳣으니.

 

 두감독은 세게적 명장 답게 자신들의 색채가 뚜렸한 영화들을 만들었고 일본에 머물지 않고 세계인 모두에게 감동 시킬 내용들을 만들어 내었다.

특히 프랑스는 이 두 감독을 높이 사서 함께 영화를 만들거나 제작 비용을 제공햇으니 이 모두가 두 감독에 대한 존경심의 발로 아니겠나 싶다.

허리우드가 제공햇다면 수입 중심이었을 것이지만..

 

나는 영화 평론가도 아니도 전문가도 아니다.

 영화의 흐름도 몰라 아는 교수에게 강의를 부탁한 적이 있다. 아직 20분 정도 얘기 듣고 두달이 흘렀으니 언제 영화사를 대충이라도 들을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사용 단어는 너무 한정되어 중학생 정도의 언어 구가를 하니 수준 낮음은 스스로도 너무 많이 느낀다.

그러나 아무리 낮은 수준이라 하더라도 두 감독은 비교해 보고 싶다.

자세하지도 근거도 없지만 영화를 보면서 내가 느낀 부분은 있을 수 있기에, 두 감독 모두 존경받아 마땅하지만 서로의 다른 점도 있기에 꼭 해 보고싶다. 영화를 본 편수가 작기에 한계는 크다. 그래도 그냥 본 것 만을 가지고 마치 다 본양 짧게 피력해 보련다. 

 

 서론이 매우 길었다. 이유는 본론이 짧을 것이기에......

 

두 감독의 공통점은 명장이라는 점, 전문 배우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자기 색깔의 영화를 만들려니 감독의 의중을 충분히 이해하는 배우가 필요했을 것이다.

 

내가 본 영화는

 

구로사와 - 요짐보, 7인의 사무라이, 라쇼몽, 밑바닥, 란 (5편)

 

오시마 - 동반자살 일본의 여름, 일본춘가고, 열락, 열정의 제국, 청춘 잔혹이야기, 고하토, 그 여름날의 누이, 보이, 감각의 제국(9편)

 

분량으로 보면 오시마 영화가  더 많다. 시간과 거리 문제로 영상자료원이 아트시네마 보다 멀다는 점도 작용했을 듯 하지만 마음의 끌림도 어쩌면 작용했을 지 모르겠다.

 

 구로사와의 영화는 '힘'과 '일본의 자부심'으로 가득찬 영화로 보아진다.

그의 '사무라이'영화는 세계에 수많은 리메이크를 양산 시킬 정도의  영향력을 가졌고 작품성도 인정 받았다.

옛날 '황야의 7인' 10여년전 '라스트맨 스탠딩'을 보앗을 때 제법 가슴에 감동이 있엇는데 구로사와 영화는  훨씬 뛰어난 내용과 촬영감각 등을 보여준다.

 이런 그의 힘에 대한 정점은 '란'이다. '란'은 일본 국기가 상징하는 흼과 붉음을 중심으로 더욱 다양한 색채를 넣어 화려함으로 꾸려낸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결국엔 일본군국주의의 바탕이 되는 '사무라이'나 각 '영주'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결국엔 '일본의 힘'이란 논리로 귀결되는 것 같다.

그래서 구로사와는 군국주의를 인정하면서 일본의 힘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영화들이라 규정하고 싶다.

 한국에 남아 있는 '왜성'의 구조는 '란'의 성 구조를 그대로 닮앗다.

맨 가운데에 '대장성'이 있는데 모든 전투에 영주만은 지키겠다는 철저한 신분 구조의 성을 볼 수 있다.

'란'에서 벌어지는 전투 중 이 대장성에 들어간 이치몬지가 불화살로 가득찬 성 안에서 회한과 후회, 분노의 표정을 담은 모습은 영화의 압권이 되기도 한다.

 

 밑바닥은 가장 밑바닥을 사는 하층민의 삶을 담은 영화이지만 밑바닥 사람의 모습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군대 내무반 같은 구조를 가진 절망의 방 구조를 보여주는데도. 아마 구로사와는 밑바닥 사람에 대한 애정이 없기에 그들의 처절함과 분노를 표현하기에 부족기 때문일게다. 그래서 막심고리끼의 원작이 가지는 강한 혁명성은 그의 영화에서는 다 죽어버린다.

 

 오시마 나기사 영화는 구로사와 아기라와는 상당히 다른 세계를 가지고 있다.

 그는 잠시도 저항정신을 놓치지 않으려고 그의 세계에 혼을 불어 넣다시피 하면서 영화를 만든 것 같다.

섹스와 노래, 삶의 모습 모든 것에 일본 군국주의의 피해를 기본 바탕으로 깔고 이로 인해 하층민이나 사람의 삶이 얼마나 왜곡되는 가를 보여준다.

남한의 젊은 이들이 독재에 항거해 싸우면서 민주주의의 발전을 보여주는 한국을 부러움과 애정으로 보면서 패배 의식에 가득찬 일본의 젊은 정신을 꾸짖는다.

 

 감각의 제국으로 알려진 포로노성의 세계적 명성도 일본 영화검열 제도에 대한 강한 저항과 사람은 정신이나 신체도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거침없이 마음껏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자유의 표현으로 보여진다. 다른감독이 했다면 포로노로 몰아부칠 것을 왜 오시마가 하면 자유인가? 그것은 그의 영화가 꾸준히 추진해 온 그의 철학 때문이다.

 지금까지 마지막 영화로 되어잇는 '고하토'는 사무라이 영화이지만 구로사와와는 전혀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구로사와는 사무라이들의 정의로움이나 의로운 삶 등 동경과 향수를 화면에 가득 채웠지만 오시마는 사무라이의 계율에 대한 약간의 비웃음과 사무라이의 인간성 등에 초점을 맞춘다. 얼마나 큰 차이인가?

 

 '밑바닥'이 원작의 대사에 집중했다한다면 오시마의 '교사형'은 살인에 대한 인간의 심리나 사형제도라는 국가적 살인의 잔혹성과 조선인으로 살아가는 일본에서의 한국교포에 대한 문제 등 사회의 근본적 고통과 제도의 허구성을 담아낸다.

 

 구로사와가 멋들어진 대사나 사람이 움직이는 동선에 집중한다면

오시마는 멋을 제거하고 사람의 원초적 고민에 대한 간결한 대사와 심리 상태를 화면에 담아낸다.

그래서 구로사와의 화면은 중심에 항상 무엇인가를 배열하고 양 화면으로 선이나 사물을 배치하는데 반해

오시마는 가운데를 공허하게 비워두고 중심을 양옆에 두는 화면 배치를 자주 보여준다.

 

 구로사와의 색채도 '힘'이다. 궁극적으로는 일본의 '힘'에 대해 향수를 듬뿍담고 그것을 알리고 싶어하는 보여주는 모습이다.

 오시마는 자연색을 담아낸다. 그가 만드는 인위적 색은 마음 상태를 담아내는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 화려할 수는 없다. 열락이나 고하토, 감각의 제국에서의 색 또한 자연빛에 가까우면서 묘한 심리를 담아낸 것이다.

 

 둘다 깃발을 즐겨 쓴다.

구로사와는 힘과 단체의 결집에 대한 깃발이지만 오시마는 일본국기 자체가 하나의 깃발이다.

일본국기는 바로 군국주의의 상징이기에 심지어 여관방 안에도 깃발을 배치해 두기도 한다.

그래서 일본인 모두는 이 군국주의의 감시하에 놓여있어서 행동이나 생각 조차도 제약을 받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구로사와의 거침없는 표현과 동선들이 참 좋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흑백이라도 칼라같은 조명을 활용한 그의 촬영과 시나리오의 탄탄함에 대해 절로 존경이 우러난다.

 

 오시마의 세세함은 세상의 사람들이 가급적 동등한 처지에서 많은 것을 공유하면서 자유를 누리길 희망하는 그림이요 시다.

그는 필요하다면 많은 색깔을 넣기도 하고 포로노성 화면도 담아낸다.

그가 '교사형'에서 보여준 인감의 심리와 군국주의의 모습 등등은 나의 오감을 무릎 꿇리기에 충분했다.

 

간단히 다시

구로사와는 뚜렷한 선, 대칭적 장면 분할, 군집성, 일본의 힘을 표현, 권력자나 그 중간자의 삶들을 주 관심사로, 색체의 화려함,  배우의 작은 움직임 보다 전체적 구상에 초점을

 오시마는 개적인 인간의 고민, 군국주의의 탈피를 꿈꾸나 그 안에서 신음하는 군상들을 표현, 저항하는 지식인이나 하층민들을 살인 또는 섹스 등을 통해 표현,  가족주의의 해체, 은근한 색체의 조화, 전체적 화면 보다는 개적 동선의 중시

 등으로 요약해 본다. 결국엔 사회적 관심에 대한 감독의 시각차이는 뚜렸해서 두 영화는 이것에 대한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다. 아, 여성에 대한 것은 둘 다 그저 그렇다. 단지 오시마는 감각의 제국에선 좀 다른 시각을  보여주었다만 계속 유지되엇는가는 모르겠다. 그 뒤 영화는 고하토 밖에 못 봤으니.

 

두 감독이 내 마음을 쓸고 간 즐거움과 후유증은 참 크다. 시간이 되면 기회가 되면 그들 세계를 다시 접하고 싶고 보지 못한 것들은 다 메웠으면 한다.

 

 요까지로 일단 마무리하고 시간 봐 가면서 재정리를 해야겠다. 내가 욕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