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함양 박형님 2 : 매실을 따고 담다. 개고생 아닌 즐거운 고생.

무거운 빈가방 2020. 6. 10. 04:32

함양 박형님 2

 

초파일 함양 박형님에게 갔을 때,

망종 지나면 매실을 따도 된다. 올 해는 매실 안담을 생각이니 필요하면 따 가라.”

65일 금요일이 망종이라 일요일 매실 따러 다시 함양으로 갔다.

그 분은

한 살림에서 사까? 차비가 더 많이 들건데....”

하시지만 난 형님도 만나고 몸 이야기도 좀 하고, 수확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가길 고집한다.

그래서 혼자 일찍 가서 따고, 씻고, 매실 꼭지도 따서 닮기만 하면 되도록 하여 돌아올 생각을 한다.

갑자기 혼자 보내는 게 되셨는지 같이 가자하신다.

 

6시에 나선다. 높은재에 사진 찍을 일이 있어서 잠시 들려 사진을 찍는다.

밭에 벌통 몇 개 두고 벌 키우시는 분이 있는데, 주변을 보니 설탕 꿀을 어떻게 만드는지 알겠다.

 

일요일 아침이라 가는 길은 뻥 뚤렸다.

두어시간 만에 도착한다.

뽕열매 따러 가시고 난 형님과 상담.

 

이명이 심하다. 6개월 가까이 되었다. 소리는 왼쪽에서 나는 것 같다.

소화가 잘안된다. 뉴질랜드 꿀이 매우 도움이 되었다. 지금은 많이 좋다. (옛날엔 역류성식도염으로 고생을 하시기도 했다.)

 

허리 부실한 형님을 위해 맞춤형 방석을 준비 해 갔다.(침대방석) 침대에서 하는 방석을 보여주고 약간의 교정.

 

이명은 접질린 목 때문에 생긴다. 귀로 가는 신경이 제대로 전달이 안된다. 그러면 신경이 애민해져 소통을 잘하려고 귀에서 신경을 당긴다. 약간 먼쪽인 오른쪽이 더 애민하니 주로 오른쪽에서 소리가 많이 난다. 형님은 왼쪽에서 나는 이유는 왼턱이 빠져 있어서 왼쪽이 더 애민해져 있기 때문이다.

걷기 숙제를 좀 더 잘하는 법, 간단 턱 잡는 법, 정교하게 목잡는 법을 이야기 하고 매실나무로 간다.

 

마당에 큰 매실 한 그루, 형님 이야기론 올해 매실이 가장 많이 열렸단다. 19년 중 처음 본단다.

진짜 많이 열렸다. 가지 하나에 50여개 쯤? 밑에서 따고 사다리에 올라 따고, 나무에 올라 딴다.

<왼쪽 물통은 원래 따서 씻어서 담아가려고 준비했다. 저곳에 매실을 따서넣다가 장바구니로 바구니 가볍고 나무에 걸어 두고 따서 바로 넣으니 훨신 더 편하다.>

 

 

중간에 마눌님에게 아래 마당에 홍매실 따러 가자 한다.

난 계속 청매실 다고 마눌님은 홍매실 따러.

3시간 정도 잠시라도 쉼 없이 딴다. 신난다.

형님이 내려가서 홍매실 따라 한다. 천지삐까리라고...

아쉽지만 내려가니, 홍매실 나무는 엄청 더 크다. 제주도 홀로서 있는 나무처럼 매우 의연하다.

 

진작 올걸.. 잠시 다는데 국수 다 만들었다고 먹으라 부른다.

먹고 더 따야지...

열심히 다는 이유 중 하나가,

형수님이 힘들어 이제 매실 안담겠다 하셨는데, 며칠 전 너구리가 와서 단지 뚜껑을 열고 덮어 둔 봉투까지 찢어서 매실을 먹었단다. 그래서 두 단지나 부어 버렸다 하시네...

대단한 너구리다. 단지를 깨도 안하고 열다니!

영리함의 상징으로 여우와 너구리를 종종 이야기 하는데 그래도 차 대단하다.

형님은 화가 나서 올가미를 만들었는데 이상함을 느낀 너구리가 그 뒤로는 안내려 온단다. 정말 영리하다.

두 단지를 버렷으니 형수님도 할 수 없이 다시 매실 담아야 한다. 그래서 내가 더 부지런히 따는 거다.

부실한 형님이 따려면 힘들 것 같아 두집 것을 한방에 하려고.

국시 면은 양산에서 가져왔단다.

(양산 명품 백송국수’ 055-383-9494, 경남 양산시 동면 호포310, 동면 가산리 1159-7)

백송국수는 나도 먹어 본 적이 있다. 제법 독특하고 맛있다.

형수님은 고명을 많이 넣어 더욱 맛깔스럽게 했다. 맛있다. 난 두그릇 먹는다. 머슴이 일하고 많이 먹는 격이다.

 

국시 먹고 난 뒤 매실을 더 따야는 데 이야기 나누다 보니 갈 시간이 다 되어버렸다. 배우님이 저녁 약속이 있었서다.

내가 조금만 더 다면 형님이 안따도 되는데 우짜겠노. 일어선다.

 

부산 오는 길은 좀은 막혔지만, 시간 내에 온다.

연극 연습하러 가시고 난 매실 꼭지를 따기 시작한다.

저녁 굶고 꼭지 딴다.

김영동의 <개구리 소리> 가사 비슷하게 저녁 굶고 꼭지 따아느은.. 내 남편 꿈 속에에서 울어라 개구리야...”

 

1시 다되어 한잔 걸치고 오신 배우님...

난 청매실 절반 정도를 땃다.

몇 번 위치를 옮기고 도구를 바꾸면서 시간이 좀 많이 걸렸다.

<매실을 씻는다. 두번 세번..  궁디가 다 보이네..>

 

월요일 일어나서 또 딴다. 청매실 절반을 마저.

화요일 또 딴다. 홍매실을..

<이쑤시게 보다는 칼이 훨씬 더 낫다. 칼날을 내쪽으로 하여 짧게 잡고 꼭지를 빼고 약간 칼집을 내면 더 좋다.>

 

홍매실은 함양에서 좀 더 따서야 했는데 좀 아쉽다. 그래도 양이 작은 건 아니다.

32키로 정도 홍매실 17키로 정도. 50키로 정도이다.

개고생한 것 같지만 난 즐겁다. 담는 기쁨과 익었을 때 먹는 기쁨이 장난 아니다. 이전에 술 많이 담았기에 단지는 천지다. 작은 단지로 안되어 20리터 자리 큰단지 3개가 동원된다. 제법 무겁다.

물 끓여서 다 소독하고 엎어 두었다가 마르면 단지를 사용한다.

<단지가 많다. 위에 제일 큰 단지는 어무이가 사 둔 가는 소금단지. 그 옆과 앞은 내가 오래 전에 사둔 신안천일염.

중간과 왼쪽 약간 큰단지가 매실 넣은 단지 3남매, 빈단지만 들어도 제법 무겁다. 몇년 지나면 나도 들기 어렵다. 이전에 술 담을 때 살 한말을 넣었던 단지다. 욕심부려 튼 단지를 했는데 개고생했다.

앞에 왼쪽 두단지는 지난 번 함양 다녀오면서 딴 여러가지로 효소 만든 것이다.

오른쪽 작은 두단지는 이전에 담아 둔 효소, 많이 먹고 작은 단지로 옮겼다. 효소는 마눌님 작품이다. >

 

 

이 과정도 제법 힘든다.

유기농 설탕은 순천에 전석호 목사님께 시킨다.

(물품소식(사진) http://cafe.daum.net/jswsgg/RnJg/133

물품정보(가격표) http://cafe.daum.net/alrkdlq/Wz83/158

바른 먹을거리 쇼핑몰에서 장보기 http://goodfoodys.cafe24.com)

흰설탕은 마트에 가서 좀 사서 장독에 매실과 함께 일부를 미리 넣는다.

 

화요일 밤을 넘기고 수요일 새벽 1시경 일단 기본 적 마무리.

오늘 설탕이 오면 마저 부으면 끝이다. 이제 숙성되길 기다리는 날들만 남는다. 잘되어야 할낀데... 개그맨 김형곤이 떠오른다.

 

**박중기 형님 덕분으로 매실도 잘담았지만 그 전에 나무나 순 등을 보내주어서 정말 잘먹는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분이다. 늘 감동이고 고마운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