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함양 박형님 : 휴머니스트를 만나다.

무거운 빈가방 2020. 7. 30. 10:41

2020-07-29 함양 박형님

 

<뉴질랜드 김원장님 댁에 놀러가 먹은 뉴질랜드 꿀이 오랜 위장병을 말끔하게 해 주엇다한다. 그래서 한 컷>

 

영전에서 <웃는 남자>보려는데 박형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김해에서 전시회 둘러보고 부산으로 와서 맥주한잔 하고 싶다고.

집에서 맥주하고 주무시고 가시라하니 여자들에게 민폐 끼치기 싫다 하신다.

내가 민가라서 그런가? 난 형수님께 민폐를 끼쳤는데...

 

집으로 오시라하고 마눌님은 영화를, 난 집으로 와서 박형님 차타고 해운대로 넘어오기로 한다.

 

형님은 <이명>이 잘해결 안된다고 하신다.

<이명>은 목이 꺽여 귀로 가는 신경이 전달이 잘안되면 귀쪽에서 신경이 잘오라고 신경을 당겨서 그것에 대한 반응으로 울린다. 본인에게는 큰소리일 수 있으나 아무도 들리지 않는. 마눌님도 한 때 이명으로 힘들어 했다. 처음엔 지구가 도는 소리를 들었다 하여 그런 줄 알았다. 나중에 보니 그게 이명이다.

 

몸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전에 가르쳐 준 침대방석을 점검하고,

목을 좀 더 정교하게 잡는 법을 설명하고, 고관절 잡는 법, 굽어서 작업 뒤 펴는 방법 등을 이야기한다.

형님은 무척 성실한 사람이라 가르쳐 준 것은 다 열심히 한다.

 

몸전체를 교정하고 심수환 화백 화실 방문을 한다.

형님은 화실을 엄청 부러워 한다. 그런데 함양과 부산의 차이가 이런 문화적인 것에 있을 수 밖에. 부산으로 오시라고 은근히 말한다.

동일이 형과 부환형은 인물을 붓으로 바로 그리고 있다. 이젠 내가 탈좇불급이다.

오랜만에 반가운 사람들 인사 나누고 잠시 구경하고 나온다.

저주 들리고 싶지만 수업 받지 않는 사람이 들락거리는 것은 예의도 아니고 모습도 보기 않좋다. 다시 그림 그려야 하는데......

 

모처에 차를 두고 우린 저녁을 어디서 먹을까 하다가 치킨 집으로 저녁 겸, 맥 주겸 먹는다.

 

형님은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오랜 지기가 다른 일로 싸우거나 헤어지는 것은 이해가 안되는 분이다.

그래서 누군가 싸우면 어떻게 해서라도 화해시키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힘든 점도 많겠지.

 

1부는 싸움에 대한 이야기다. 주변에 힘들었던 사건들.. 그리고 다툼.. 화해 시키려는 노력...

나에 대한 질문도 한다.

나는 대답한다.

 

형님은 세상 모든 싸움에 대해 저주 하는 듯, 모두에게 넓은 이해를 촉구한다.

이런 순수무구의 모습에 형수님이 반했겠다.

근래 만난 최고의 휴머니즘을 대면 한다.

 

형님은 저녁이 안된 모양이다. 튀김 옷이 너무 많이 입혀져 잘 못먹겟다고 껍질을 벗기고 드시고 난 그 껍질도 먹고 그냥도 먹었으니 내가 훨씬 더 배부를 수밖에..

동네 한바퀴. 아델리스, 트럼프월드, 제니스, 아이파크,

한글은 하나도 없는 고층 아파트를 걸으며 아파트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형님은 저런 고층이 필요하냐? 라고 계속 이야기.

자본주의 건설사의 욕망을 우리가 어이하리. 미친 국개들과 결탁되어 모든 국토를 말아먹으려 달라드는데....

 

CU에 앉아 맥주와 커피를 다시 한다. 혼자면 절대 안가는 CU,

동백섬 입구에 자리 잡은 ... 에 가자 하셨는데 바다를 망친 곳에 가기 싫다고 거절하였기에 이번엔 아무말없이 앉는다.

 

기상이변과 인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개인의 마음에서 이젠 지구를 다룬다.

형님은 인간이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 한다.

나는 모든 동물이 죽고 마지막으로 인간이 죽을 거라 한다.

이건 팽팽한 일직선이다.

형님은 휴머니즘이니 의미 없는 것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희망한다.

비록 인간 몇 명이 살아남았다 치더라도 무슨 의미가 있겠노!

난 살아남은 자에겐 의미가 있을 거라 한다.

별의미 없는 대화이지만 우주를 보는 눈이 다름은 맞다.

우리가 뭔 우주를......

 

내가 가방을 메고 왔으니 왜 가방을 메고 왔느냐고 묻는다.

대답해야는데 타이밍이 안맞았다.

난 형님 앞에서 그냥 그림 한점 그리고 싶어서 차나 술을 먹으면서 함 그려보려고 생각하고 도구를 챙겨 나왔다.

그러면 그림 이야기가 되겠지.

근데 지구로 시야를 넓히면서 그림은 사라졌다.

형님의 취미 중 하나가 미술관 구경이다.

오늘은 김해 중심으로 내일은 부산시립미술관 이후 창원으로 가신단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핮만 좋은 선생이 없단다.

한주에 한번씩 부산 오시면 어떻겠노 은근 권해 본다.

힘들겠지. 넘 멀다.

 

형님은 주무시러 가시고 난 동백역으로 전철타러 간다.

약간의 취기 에 졸다가 시사인 보다가 오락가락.

전철에서 앞에 앉은 폰 보는 여성을 그려 본다. 거의 3개월 만에 한 크로키!

비레가 하나도 안맞다..  긴 다리는 와이리 짧노....

막차 타고 집으로.

얼굴에 비해 몸통이 너무 크다.

뭐 술취해 그린 것 치고는...  ㅋ 이리 홀로 위로한다.

 

매우 즐거운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