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4일
앤 드루얀의 <코스모스> 읽기가 수요일에서 금요일로 바뀌었다.
불금에 같이 책을 읽는다니!
<책과 아이들> 강대표가 은근히 참여를 권한다. 다른 책이면 몰라도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은 내용에 흠뻑 빠져 헤어나기 어려울 정도니 참여해도 되겠다 싶었다. 그리고 책을 읽는 사람들의 심정이 해석이 어떠한가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참여한지 이번이 3주째다.
마음이 가라앉고 살아온 생에 대한 회의로 힘든 시간을 가진지 벌서 한달이 다되어 간다. 책읽기는 그래도 이런 침잠에서 이 순간은 잠시 접어두는 효과가 있으니 좋다.
전 날 정리한 것을 프린터 해서 다음날을 준비한다.
낮엔 최근 단골이 된 교대 앞 <모모>라는 다방에 마눌님도 뫼시고 간다.
마눌님은 하는게 지나치게 많다.
자리에 앉아 <화폐전쟁>을 읽는다.
얼마 전 까지 러시아 혁명사를 중심으로 역사를 보더니 이젠 경제로 넘어가는 모양이다.
<화폐전쟁>은 대로가 1,2권을 내게 선물했다.
생일 선물인데 난 이 책을 받고 끙끙거렸다.
책을 읽지 않는 아버지에게 책 선물이라니!
책꽂이에 그냥 꽂혀 있었는데 다행히 마눌님이 책의 역할을 하게 해 준다.
나도 곧 읽을거다.
이젠 나도 책을 읽을 순 있지 않나
젊었을 때 난독증을 <몸살림운동> 덕분으로 나이들어 없어졌으니!
난 <시사인>을 읽는다.
<시사인>은 얇지만 내용이 매우 풍부하다. 그래서 좀 더 얇았으면 한다.
읽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마눌님은 연극 연습하러 가시고 난 시간이 너무 많이 비어 <국도밀면>(연산동에 2,500원 짜리 최고 가성비의 밀면) 먹으러 간다.
바로 옆에 국제 밀면은 인기 때문에 가격을 지나치게 올렸다.
한국의 잘나가는 식당이 늘 그렇듯 참 심하다. 밀면 7,000원이면 서울 황학동 냉면 값이다.
그리고 그렇게 돈을 많이 벌었으면 서비스 차원에서라도 가격을 멈추어야는데 그렇지 않다.
그래서 이젠 다시는 국제밀면은 가질 않는다.
<국도>밀면은 가격도 착하지만도 있다.
이 시간엔 음식을 먹지 않는데 시간 떼우려고 저녁 먹는 내 모습이 참 웃기기도 하다.
먹고도 시간이 남아 <책과 아이들> 입구에서 마눌님이 읽다가 맡기고 간 <화폐전쟁>을 읽는다. 술술넘어간다. 재밌다.
길에 서서 읽는 재미도 있다. 날이 조금식 어두워 지고 글도 가물거리는데, 책과 아이들에 아이 데리러 온 차가 옆에서 공회전을 한다. 차주의 마눌님은 아이 데리러 간 사이 차는 게속 공회전 이다. 새차 GV80은 멋떨어지게 생겼고 소음도 덜하지만 그래도 심하다.
언젠가 우리 아파트에 밤에 공회전 하는 차에게 시동 좀 꺼주라했다가 대판 싸움이 났다. 그래서 몸사린다고 이젠 누구에게도 공회전 하지 마라는 말을 못한다.나이가 들수록 이 몸은 비겁해 지기까지 한다. 회의 에 회의를 하나 더 더한다.
책방 안으로 들어가 서서 읽고 있으니 1층 구름빵 에 있는 아이들이 다 나간다. 이제 들어가서 의자에 앉아 본다. 1시간 넘어 서서 책봤네...
가방을 여니 <코스모스> 책을 안가져 왔다. 늘 컴퓨터 앞에 두어 재정리 중인데 그냥 두고 왔다. 뭐, 정리한 것이 있으니 .. 프린터 꺼내니 아뿔사! 아침에 2장 <오, 왕이시여> 재정리를 마치고 그걸 뽑아온 것이다.
할 수 없지. 그냥 참여하는 수 밖에.
머리 속에 뭔 내용이고 생각하니
갈릴레오 – 하위 헌스 – 카시니 – 데카르트 - 로슈 – 유리 콘드라듀크 의 순서다.
앤은 과학사의 간극을 이야기 한다. 이렇게!
과학에는 가끔 갈릴레오 뉴턴 다윈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그 수는 극히 적다. 그런데 그들과는 좀 다른 과학자들도 있다. <크리스티안 하위헌스>처럼. 새로운 그림을 혼자 다 그려 내지는 못하지만. 자연의 방대한 화폭에서 빈 공간을 한두 군데 이상 메우는 사람이다.
이번 <코스모스>에서 놀라운 것은 빈공간을 채우는 사람으로 가득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 공간을 채우는 작업을 방해하는 사이비 과학자(종교인도 포함)들도 많다 하는 것을 지적하고 , 비과학성의 세상에서 과학의 세상으로 분연히 떨쳐 일어날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런 살 떨리는 과학 책을 읽는 데도, 읽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니 그것도 참 놀랍다. <과학책>을 읽으면서 사고는 여전히 <비과학>에 머물러 있는 말들을 서슴지 않고 한다.
종종 드는 생각!
<책읽는 것은 취미지 바른 생각을 주는 것은 아닐 수 있다!>
8장 정리를 올리고 마친다.
8장 카시니의 희생 : 크리스티안 하위헌스- 조반니 카시니-에두아르 로슈-알렉산드 세르게이
중력은 온갖 재주를 부릴 줄 안다: 가장 사랑스러운 것은 행성을 둘러 싼 고리다
우리 태양계의 행성 중 절반은 고리가 있다: 외계 행성 J1407b( 6400만 킬로,420광년)
외계행성 찾아내는 방법 :
1) 분광기(별빛에 숨은 신호를 스펙트럼으로 보여 주는)
2) 횡단법 : 별의 심전도를 보게 해 주는,
광도 곡선은 천체의 밝기 변화를 측정해서 기록한 그래프를 말한다.
행성 J1407b가 가진 고리, 1억 8천만 킬로(지구-태양 1억5천만키로), 두께는 매우 얇음
해왕성의 고리 중 맨 바깥 고리는 아주 희미
천왕성 : 옆으로 누운 거대얼음행성, 13개의 희미한 고리들 틈 사이사이에 27개의 작은 위성
목성 : 크게 4줄, 대체로 붉지만, 맨 안쪽 고리만은 새파람. 고리 두꺼움
토성 : 태양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크고 밝은 고리,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먼 행성,
오래전부터 우리 선조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 빛의 점들이 선조들에게 어떤 의미였는가 하는 이야기는 인류의 위대하고도 끔찍한 전통의 일부다. 고대 바빌로니아 시대 이전부터 관찰되었다. 우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대상에게는 상상력을 발휘해서 멋대로 의미나 조짐이나 자신의 두려움을 투사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도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우리는 차차 이해할 방법을 알아냈고, 수 천 년이 지난 지금도 NASA 제트 추진 연구소의 심우주 통신망 제어실은 그 행성에 매료된 사람들로 가득하다.
1609년 갈릴레오 : 토성+위성? (1612:위성 사라짐) 1614: 두팔 달린 것?
1655 네덜란드 천문학자 크리스티안 하위헌스 : 행성에 고리, 토성 최대위성발견
과학에는 가끔 갈릴레오 뉴턴 다윈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그 수는 극히 적다. 그런데 그들과는 좀 다른 과학자들도 있다. <크리스티안 하위헌스>처럼. 새로운 그림을 혼자 다 그려 내지는 못하지만. 자연의 방대한 화폭에서 빈 공간을 한두 군데 이상 메우는 사람이다.
1543년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는 지구가 당시의 통념과는 달리 태양계의 중심이 아님을 보여 줌. 지구를 태양계의 중심에서 끌어 내린 건 인간의 자존심에 큰 타격을 주었고, 이것은 이후 과학이 줄줄이 가할 그런 타격 중 첫 번째였다.
조반니 도메니코 카시니(타격 받아드리지 않음) :사이비과학자인 점성술사. 점성술은 일종의 편견이다. 별자리 또한 인간이 코스모스에 근거 없이 제 생각을 투사한 결과다. 천문학과 점성술은 원래 하나였지만 인류가 코스모스에서 자신의 실제 위치를 깨닫고 각성한 뒤 사정이 달라졌다.
태양왕 루이 14세 : 최초로 정부운영 현대적과학연구소 <아카데미 데 시앙스>(과학한림원) 설립
카시니에게 천문대 운영을 전적으로 맡김, 125년 동안 카시니 집안이 운영(달지도)
- 1672 행성들 사이의 거리비를 정확히 측정 - 목성의 대척점을 발견
- 목성의 하루 길이 측정 - 화성의 하루길이 발견
- 토성 고리의 실체를 처음 앎. 고리들 사이에 틈(간극: 카시니 간극)을 관찰
- 보수적 성격 때문에 증거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지 못함(목성의 위성들이 일으키는 “식”이 관측 때 마다 시기가 달라짐 – 광속의 유한성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로 믿음, 가설을 기각, )
** 만일 카시니가 과학계의 통념 대신 증거를 믿었다면, 그로부터 35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코스모스를 측정하는 척도로 쓰이는 광속을 그가 알아냈을지도 모른다.
- “올레 뢰머”라는 덴마크 천문학자가 조수로 일함. 광속의 유한성을 보여 주는 증거로 여김.
어떻게 해야 거기까지 갈 수 있을까? 우리가 태양계에서 우리 보다 바깥쪽에 있는 행성들로 우주선을 보내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연구해야 했다. 그 중에는 유명한 사람들도 몇 있지만, 대부분은 유명하지 않은 이들이다. 게다가 인류의 태양계 탐사에 가장 크게 이바지했다고도 말할 만한 사람은 사실상 무명이다.
알렉산드로 세르게이: 1897년, 러시아 제국, 우크라이나 폴타바, 5세 때 엄마 정신병원, 1814(17세) 황제 군대 징집 1차대전 중 : 달탐사, 궤도선과 랑데부 상상, <행성 간 공간의 정복>
백군참여,“인민의 적”-폴란드 탈출 시도 실패, “유리 콘드라듀크”(죽은 남자 이름 도용)
“우선 당신이 이 책의 주제에 겁먹지 않기를 바란다. 비행의 가능성으로 말하자면, 로켓을 우주로 보내는 일이 이론적으로는 불가능할 게 전혀 없다는 점만 기억하기 바란다”
콘드라듀크는 우주선이 행성에서 행성으로, 별에서 별로 이동할 때 쓸 수 있는 수단도 제안했다. 중력도움(스윙바이 swing-by 라고도 한다)이다.
우주선이 행성이나 위성을 근접 비행하면서 그 천체의 중력으로부터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는 발상이다.
1595년, 소련 우주선 루나 3호 조석력 때문에 늘 지구에서 얼굴을 돌리고 있는 달의 뒷면을 촬영하러 갈 때, 1973년 발사한 매리너 10호 이래 모두, 보이저 호들도 거대 목성의 중력에 편승해서 태양계 바깥쪽으로 새총처럼 발사됨으로써 성간 우주의 망망대해로 나갔다.
세르게이 코돌료프(소련 로켓사업의 핵심 공학자) 콘드라듀크에게 로켓 사업에 함께하기를 바랬지만, 자신이 세르게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 어떻게 될지 두려웠기에 코의 제안을 거절했다.
프랑스 천문학자 <에두아르 로슈>는 1848년에 망원경으로 토성을 관찰, 토성의 고리가 하나 이상의 위성이 남긴 잔해일 것으로 추측. 위성이 행성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가 육중한 행성의 중력 때문에 쪼개진 것, - 먼저 궤도가 흐트러짐- 위성 자체도 잡아 늘여지기 시작함- 행성을 부분적으로 감싸는 호처럼 길쭉하게 늘어남- 결국에는 산산조각
로슈는 모든 행성에 대해서 소행성, 혜성, 작은 위성 따위가 행성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왔을 때 행성의 중력이 만드는 조석력으로 산산조각나서 고리로 변하는지 계산할 수 있는 방정식을 도출.
우리는 그 거리를 로슈한계(Roche limit)라고 부른다.
<카시니-하위헌스> 탐사선 : 토성의 위성을 수십 개 발견, 위성 엔젤라두스에 액체 물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고, 토성의 자기장과 중력장을 지도화,
2004년 7월 1일, 위성 타이탄의 표면: 대기, 메테인과 에테인으로 이뤄진 바다, 7월4일 연료 바닥, 자진죽음 명령
인류가 <스푸트니크> 호에서 시작해 카시니 호의 자살까지 오면서 우주에서 여러 성과를 거두는 데 걸린 시간은 겨우 60년이다. 이 사실은 우리가 앞으로는 코스모스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잔뜩 기대하게 만든다.
누군가의 꿈이 그 사람과 함께 죽을 때도 있지만, 다른 시대의 과학자들이 그 꿈을 건져내어 달까지, 그리고 그 보다 더 멀리까지 데려가는 때도 있다. 유리 콘드라듀크는 자칫 깡그리 잊힐 수도 있었다. 그가 정말로 우주 탐사에 이바지했는가 하는 문제를 두고 논란이 따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그를 기억하고 그가 합당한 공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애쓴 사람이 한명 있었다.
닐 암스트롱은 달 여행에서 돌아온 이듬해, 우크라이나에 있는 콘드라듀크의 허름한 오두막을 찾아갔다. 그 곳에서 암스트롱은 무릎을 꿇고, 떠내도 될 듯한 흙을 좀 떠냈다. 자신이 간직하기 위해서였다. 모스크바로 돌아간 뒤, 암스트롱은 당시 소련이었던 그 나라의 지도자들에게 부디 자신의 신화적인 비행을 가능케 해 준 콘드라듀크를 기려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우주 여행에 알렉산드 세르게이, 즉 유리 콘드라듀크의 업적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물론 그가 아니어도 누군가 발견했을 것이다만은 인류역사의 한부분은 이런 분들의 노력이 빛나기도 한다.>
이 땅에 가장 극악무도한 기업 <삼성>이 옛날 광고에 "세상은 아무도 2등을 기억하지 않는다!는 정말 TV를 부수고 싶었던 내용. 그 기업은 국민들의 피를 먹고 자랐지만 마치 자기 때문에 국민들이 사는 양 떠든다. 지구상 최악의 범죄집단, 세금포탈 집단, 1등이 아닌 사람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경쟁만을 부추기는 집단. 시대의 간극을 메우는 수많은 희생들이 이 땅에 있음을 부정하고 자신만이 최고라는 것을 내세워 모든 것을 파괴한!
******* 점성술사 카시니가 천문학자 카시로로 둔갑했건만 자기가 믿는 것에 대한 반박할 증거가 눈 앞에 있는데도 체택하지 않는 안타까움! 상상력이 뛰어난 인간의 한계를 여기서도 본다. 미신을 사실인 냥 착각하는!
******* 살면서 데카르트 같은 "의심"을 하룻 밤의 시간을 가지고라도 품어 본 적 있는가? 참 가벼웠던 내 삶이여! 그런 낭비의 삶이 지금의 고통으로! 그래 참 오지다.!
******** 독재자의 압박은 개인을 한없이 움추리게 만들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전국민을 움추리게 만든다. 폭력과 죽음의 그림자가 늘얼른거려 조금이라도 자유로운 생각을 하게되면 스스로의 뺨을 때려서라도 자제해야 한다. 콘드라듀크는 그 두려움 때문에 스스로 전쟁터를 지원하여 죽는다.
긴독재를 겪은 한국민에게도 이런 감정의 칼날이 늘 가슴에 있을 것이다. 촛불 때 이것이 폭발하였건만, 미친 매국노광신집단은 더 발악한다. 역사는 응어리의 폭발과 발악의 투쟁이다.
******* 암스트롱이 달을 밟았을 때 남한은 독재자가 시혜를 내리듯 공휴일로 선포 햇다. 국민학교 다니던 나는 하루 논다는 그 기쁨이 이웃집 TV에 중계되는 달착륙 화면 보다 더욱 좋았지.
그 암스트롱이 콘드라듀크를 추모하는 방식을 보니, 위대한 사람은 그냥 위대한 것이 아니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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