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전시

박재현 예술가를 방문하다 : 그의 작품은 외롭지 않는 따뜻함이 있다.

무거운 빈가방 2020. 7. 7. 14:50

박재현 예술가를 방문하다 : 그의 설치 작품은 외롭지 않는 따뜻함이 있다.

<최고의 설치 미술 : 2층 올라가는 계단. 가족이 생기고 딸이 자라 벽 곳곳에 낙서를 한다. 식구가 더 생기자 작업실을 집처럼 꾸미면서 리모델링 . 이 때 경사면에 아이 낙서를 없애기 싫어 이리 구멍을 만들고 낙서도 살리면서 낡음도 없앤다. 설치미술가의 따뜻한 면모를 본다>,

 

우짜다 보니 이틀연속 화백을 만난다.

전날은 심수환 화백과 몇몇 사람을 같이 봤다.

심화백은 내 그림 선생이고 그림에 대해 자신감을 갖도록 독려하는 사부이다.

 

금요일 아침엔 비가 나리니 갑자기 박재현 화백이 떠오른다.

요사이 미술가들은 다양한 활동들을 하니 화백이라 부르긴 좀 거시기 하다.

박재현은 설치 미술을 주로 하고 그림은 잘안그리는 것 같다.

삼량진 <콰이강의 다리> 근처(김해시 생림면 금곡로 442번길 55, 생림면 마사리 1046-1)에 작업실을 만들어 20년 가까이 살고 있다. 집 지은지 얼마 안되어 한두어번 방문하고 10년 훨씬 넘어 재방문이다. 마눌님 뫼시고 간다.

 

 

<집 입구에서, 왼쪽 아래에는 작품들이 몇개 있다. 아래 사진 처럼.      저 차가 20만 킬로 넘은 소렌토, 이전 렉스턴은 39만을 달렸고 사고 이후 폐차 했단다.  한국차 만세! 다신 외제 사지않으리 ㅋ, 외제가 오히려 더 호갱이다.>

 

가운데 부터 오른쪽으로 배치된 작품들이 1990년 중반기 작품들이다. 때론 연극무대에도 활용한다.

 

 

작업실은 같은 곳인데 안에 구조가 많이 달라졌다.

 

<가운데 전축과 CD, 저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나도 산다. 물론 저것 보다는 가격이 조금 싸다. 그래도 소린 좋다.>

 

그의 가장 큰 변화는 결혼인데 결혼 이후 한참 뒤에 아이들을 두 명 둔다.

작가는 웃으면서 우리는 모두 세대가 다르다라 한다. 기본 10살씩은 차이가 난다는 말이다.

아이들도 있으니 집구조가 자연 부부, 그리고 아이들 공간이 생길 수 밖에 없겠지.

 

막내가 어느날 자기 방을 만들어 달라해서 만들어 준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밑에는 공간이 있기 마련이고 대체로 이곳을 창고로 쓴다.

이곳에 칸막이를 만들고 방으로 꾸며 주었네... 우리 같으면 상상도, 엄두도 못 낼 일이지만 작가는 다르다. 아이는 자기 장난감을 몽땅 그 곳에 넣어두고 삐낄 때도 그 안에서 엎드려 있다한다.

 

식당 위치도 바뀌고 커졌다. 자리 뒤에 책꽂이, 시리즈 처럼 같은 제목의 책이 20편 정도다. 모두 다 가족 사진을 편집하고 글을 넣고 하여 만든 책이다. 얘기 때부터 지금까지 엮었으니 이것이야말로 인생 역작 아닌가!

옛날 여길 방문하여 그가 내려 주는 커피를 마시고 음악을 들었다. 모두 다 반하여 전축을 사고, 커피 기구를 사서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그가 내게 가르쳐 준 문화적 향유라고나 할까?

 

1900년도 후반(마치 무슨 거대한 역사를 다루는 것 같다. ), 박재현 작가는 가마떼기 같은 것에 뭔가를 넣어 여러개를 만들어 세워 놓는 작품을 만들어 전시회를 했다.

미국 교과서에 실린 작품도 그렇고.

,미국에서 한 전시 작품, 이것이 미국 초등 미술 교과서에도 실린다. >

 

해운대 백사장에 연 전시도,

또 다른 전시회에서도.

물론 다 같은 작품은 아니다.

작품이 워낙 큰 것이라 처음엔 소품을 만들어 작품 느낌을 느끼고 그 다음 크게 만든다 한다.

시판 되기 전 실험 하는 것과 비슷하리.

작은 소품 서너점을 그에게서 구입한 적 있다.

사실 얼쭈 공짜나 한가지지만 작품을 좋아하는 내게 준 선물이지.

<마루에 두었는데 최근에는 집 현관 입구에 저리 두었다.>

 

그 이후는 빛을 많이 활용한다.

이것이든 저것이든 내가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그를 처음 본 느낌 같은 작품들이랄까!

어둠 속에 있는 큰 저수조 같은 곳이 찰랑임. 통 안에 쳐다 보면 만화경 같은 빛들의 움직임.

영도 옛 통통배 선착장에 전시되어 있는 것처럼 사람이나 바람에 감응하는 빛.

다양한 빛들이 있다.

이전 우뚝 서있는 작품들을 보고 우린 종종 농담한다.

총각의 욕망이 이리 작품으로 표출되는구나....”

낄낄거리며 이야기해도 그는 별 표정 없다,. 같이 씨익 웃기만 할 뿐.

작품에 대해 잘모르니 우린 마음껏 해석을 한다. 약간은 그를 괴롭혔을 수도 있었겟으나 늘 웃는다. 참 속깊다. 

<가장 최근작이라한다. 빛은 사람에 감응한다. 세상 모든 만물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 감응하고 서로 영향을 미치는 자연을 표한 걸까?                  아님 다가가는 듯 해도 외로운 현대인을 표현했나?>

 

이번에 작업실을 방문하니 다른 작품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아이를 그린 뎃생이다.

이전 장전 중학교 앞 작업실에 들렸더니 여자를 그린 초상화가 있더라. 절대 그리지 않을 친구인데 그렸다는 것은 뭔가 엄청 동하고 있다는 것 아니겠나! 내가 아는 여선생이다.

여름에 마눌님과 둘이 바람씌러 남해고속도로 타는데, 진주휴게소에서 이 둘을 만났다. 아하!

둘은 그 후 결혼 했다.

 

이들의 공동 작품이 이제 연필초상화로 벽에 있다.

참 반갑다.

박재현의 그림은 뭔가 단순한 듯하면서도 그의 여러 생각들이 첩첩이 들어있는 것 같아서 좋다.

아내를 그렸듯 새기를 그린 것이니 더 그렇지.

듬뿍 담긴 애정은 무심한 듯한 그의 표정을 지우고 미소를 머금게 한다.

<그의 상상은 재미있다. 이 작품은 아이들에게 그림에 대해 설명하면서 칠판에 그린거란다. 그것을 집에와서 다시 그린 것이란다>

 

새 작품도 보여준다. 여전히 빛과 관련되어 있지만 시대가 변하니 소재도 변한다. 가까이 다가가니 글자 빛이 감응을 하고 점점 멀리 퍼진다.

다가가는 듯 해도 외로운 현대인을 표현했나?”

내 알지 못하지만 그냥 궁시렁거려 본다.

 

역동적 사진을 여러장 찍어 빠르게 돌렸는지 춤추는 형상의 박품.

이런 작품이 하나의 꽃이 되어, 실제는 사람이나 꽃으로 보이는 작품.

아직 미발표 작이란다.

이것만 모아서 전시 함 여시라고 은근 이야기도 해 본다.

 

점심을 먹는다. 콰이강 다리를 지나 낙동강은 연하여 있는 몇 개 횟집. 허름하지만 경치 좋은 집은 할매가 걸핏하면 장사 안한다 하네. 뵈기 싫은 붉은 벽돌, 강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건물에서 메기 매운탕을 먹는다. 그래도 안에서 보는 강 풍경은 좋다. 약간의 비가 뿌려주니 더 그렇다.

 

작품 감상과 맛있는 점심.

행복한 하루다.

다시 작업실에 들려 재즈와 커피 한잔.

<마눌님은 에술가들과 대화가 잘된단다.  나하고 잘안되는 덕분이겠지..ㅋ>

 

그리고 인사하고 나오는데 이거 왜 떡!

후투티 두 마리가 날다 한 마리는 길에 앉아 가만히 있는다. 좀 멀지만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박 화백에게 전화 후투티를 아느냐?” “우리 집에 자주 놀러온다.”

 

<자세히 보면 보인다. 후투티의 벼슬은 참 이쁘다.>

다양한걸 보고 즐기고 듣고 돌아온다.

오는 길에 들린 곳은 원동 화제에 있는 <만산심원> 한참 정비 중인 곳. 이 곳은 따로 다시 올려야 겠다. 안그라믄 너무 데다.

잘안보이지만 콰이강의 다리 끝에 <삼강서원>이 있다.가운데  다리 끝에 조금 가면 기와집이 그곳이다. 이전엔 이 다리가 없었다. 김종직 외손인 민씨 5형제를 기리는 서원이다.

KTX 철로 공사 때문에 문중에서 항의와 시위를 했다. 집안 형님은 내게 모금한다고 돈내어라하면서 사정 설명을 한다.

난 형님께 과거 이런 현상이 "님비"라 하면서 나라 보다 개인 이득만 취하려 하는 무리들이라고 폄하한 일을 상기 시켰다.   형님은 "내가 당해보니 생각이 다르네....."  내가 하면 로맨스란 말과 잘어울리고 , 나라 분탕질 치는 놈들의 말과도 잘어울린다. 집안 형님은 물론 그럴 분은 절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