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미술관>
마눌님 연극공연(<밀다원>-민주공원소극장) 연습 때문에 민주공원엘 모셔다 드리고 걸어서 영주시장 국시 먹으러 간다. 15분도 채 안걸린다. 어쩌면 차보다 빠를 수도 있겠다. 가는 중에 <달리미술관>을 발견...
이름이 기억 안나 지도로 찾다가 포기했는데 왠 떡! 근디 6시까지 한다.
국시 먹자마자 바로 올라와야 한다. 내려가는 길은 쉬워도 오르는 길은 장난 아니다.
물빛과 흙빛으로 어울진 <달리>, 오르는 계단도 미술관을 위해 만든 듯 하다.
안으로 들어가니 그림전 간단 소개 막이 있고 안에는 작품들이 항거.
한 숨 돌리고 본다.

복도 따라 돌다가 만난 첫방에서 부터
그림을 보면서 끝말 잇기 하듯 그냥 궁시렁 거린다.

<1945.08.06. 08:15>(김지곤)
TV 속에 모든 것이 다 들어있다.

일본에 있던 대한인들도 원폭을 맞는다. 죽거나 다치거나.. 병은 대물림을 한다.
지구상 최고의 악인 왜놈들은 대한인의 고통은 모른 체 한다 모두 자기들 때문인데..
벽면 가득 메운 <전기주방 손님들>(전기학) 얼굴들이 모두 원폭피해자로 느껴진다. 다른 작품인데
오래된 tv에 흐릿한 모습들과 말소리 그리고 일기와 창..
모두 얼굴들이 함께하는 것 같다.

<세이브 미얀마>(성백)

작년의 홍콩과 더불어 아시아에서는 멀게 느껴지는 민주열망이다.
녹슨 철판에 어렴풋이 보이는 민중들은 옛날 한국, 최루탄에서 길잃은 모습 같기도 하다. 언제 다시 또 이럴지 모르겠지만.. 이들이 녹을 걷어내고 밝게 웃을 날은 손꼽아 기다린다.
이리 되면 아시아가 새로운 시대로 반짝 거리리..
박경효를 또 만난다. <잃어버린 얼굴>

그림이 실린 큰 작품집을 뜯어 마스크만 씌우고 작가가 싸인을 한 것 같다.
실제 그렇다 한들 어떠리, 작가가 작기 작품을 카피하여 다른 형식으로 변주해도 또 다른 작품이 되는 시대이니....
코로나 이전과 이후 시대의 얼굴이 다르니 느낌 또한 다를 수밖에.
옆방으로 들어가니
박재열의 <살아 놀고 싶다>는 용인지 고기인지 나는 듯 헤엄치는 영물 위에 우리가 올라 있다.

큰 창틀을 배경으로
근데 그 뒷 배경은 건물 축대다.
사진에서는 반사되어 앞 방이 보이지만 자세히 가까이 가서 보면 축대가 캔버스로 자리 하고 있다.
이 동네 축대는 정말 위태한 오르막을 힘겹게 받치는 지지대다.
미술관과 작품들돠 달동네가 어울져 이들의 삶이 놓인 위치를 보여주는 듯..
창 전체가 캔버스가 된 작품..
전영주의 고양이는 눈빛이 참맑고 슬프다.
제목은 <고양이의 봄은 길다> 인데
이 의미는 잘모르겠다.
녹색이 많은 전체 그림은 그냥 슬프다.


<살아 놀고 싶다>의 무게 때문에
곽영희의 그림들은 밝지만 주변 무거움에 눌려 기를 못펴는 느낌이다. .
진미경의 그림도 그리 보인다.



옆방을 보니
빨대로 만든 지도가 눈에 들어온다.
빨대 지도(김영아)는 일본인듯 보이고. 가운데 눈은 뭘 뜻하는지 모르것다.
반지의 제왕의 눈인가?
아 앞에서감상하는 누군가가 부산 지도라 하네...
부산이라...

비켜 맞은 편에
<바벨탑>(김형대)이란 그림이 있다

바로 그 위치에서 입구쪽 창가로 보면 부두앞에 다 올라간 두건물이 있다 이 건물은 여차하면 부산의 랜드마크 되겠다.
바벨탑의 그림도 꼭 이걸 상징한 것 같다.
나라의 땅에 건설사 아파트가 당당히 들어설 수 있는 그들만의 여전한 공화국
지자체는 썩어 냄새만 날 뿐 진정한 자치의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더 작은 tv. <빛의 삽화>(오민욱)도 마치 바벨탑의 설계도와 하늘로 나는 바벨탑 처럼 느껴질 정도다.
전혀 아님에도.
작품은 그가 놓인 위치에 따라 느낌도 다를 수 있는 것 같다.

옆에 걸린
박주현의 <마스크(M)세대> 나무 조각은 , 마스크가 일상이되어 지금은 이런 조각이 전혀 어색하지 않지만 ..

역설..
<코로나랜드 2막 개장>(김자옥)이 없었으면 미술관 안이 너무 무거울 뻔했다.
코로나의 어둡고도 아픈 시대가 놀이공원으로 변해 환하다.

<이제 스스로 좀 해결해라>(김자옥)는 참 재밌는 그림이다.

반야심경을 읖조리는 반가사유상이 말이 좀 많아 세상에 대해 궁시렁거린다.
참 넘기 어려운 차별과 재벌정책과 가난 외면 그리고 환경 파괴에 대해...
세상에 자비로움은 없다. 단지 링거로 수혈 받아 그런 척 할 뿐.
발 아래 수류탄은 언제 터질련지? 오늘도 목숨걸고 주절거리는 우리의 반가사유상
김자옥은 세상 힘듬을 해학으로 수놓는다.
옆방으로 가니 달동네 방이라도 불러도 될려나? 관련 된 몇가지 그림
영도를 기억하는 그림(<기억 속의 영도>김민정)은 기억의 시간차를 느끼게 한다. 작가의 공간은 2000년대 이후 인듯하고, 내 공간은 1970년대이니.


중고딩을 영도에 다녔다.
버스를 타기도 하고 걸어다니기도 했다.
주변에 들어선 빌라나 큰 건물만 빼면 당시 모습과 그리 많이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작가의 그림 모습 보다
낡은 집들이 많았다. 그러니 김민정 그림 속 주택가 모습은 내겐 지금처럼 느껴진다. 작가는 빌딩만 살아남는 현재와 다르다고 표현했겠지만...
<달동네 해바라기>(엄경근)는 참 크다

노란색이나 해바라기 꽃은 희망을 느끼게 한다ㅡ. 근데 어둡다.
해바라기에 오히려 질식할 듯.. 밤 불빛과 닮은 달이 외려 게슴츠레하게 느껴지니 무겁다. 몸과 마음이
<아버지퇴근 길>(엄경근)이 참 멀고도 높이 느껴진다. 피곤에 지쳐 얼른 집에 가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근데 자세히 보이 아버지는 걷는 수퍼맨이다.
그래 우리 아버지들은 슈퍼맨 이었지.
어떤 것도 해쳐나갈 수 있었던.. 근데 가난은 세상에서 가장 이기기 어려운 빌런이었던 모양. 슈퍼맨도 못이기니.

옆방은 <박병제> 방이다. 그의 자화상과 동네 그림이 몇점
박병제 그림이 반갑다.
색이 뭔가 모르게 빛이 나는 느낌이 드는 그림들
저번 전시회 때 그림 한점 구입하여 집 부억 입구에 걸었다.
장판지에다 양면으로 그린 독특한 그림인데
한쪽은 엄마가 아이 밥을 먹이는데 굴비가 천장에 매달려 있고
하나는 사람이 아래 위로 머리만 나란히 있는 그림이다.
머리는 이중섭 작품과도 좀 닮은 듯 보이고 작가의 고민들이 중첩이 쌓여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여기엔 산복도로 그림이 몇점





산복도로를 보니 생각 보다 가파름은 없네.
어둔 길 무거운 걸음들에서
민중의 고단함이 그대로 아로새겨 있는 듯.
자화상은 영판 작가 모습이다. 그래서 자화상이겠지만
돌아가시기 몇 달 전
40계단 위에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생명은 알 수 없다.
비썩 말랐지만 계단을 딛는 걸음은 그리 마르지 않았는데.
그 때 모습이 그림으로 그대로 박힌 듯하다.
참 담아하다.
옆으로나 위로나 뚫린 창은 세상과 소통하는 듯하고 가파른 고갯길도 덜 숨차게 만드는 것 같다.
조용하고 차분하다.
봉지 커피 한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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