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편안한 휴식을 가지다.

작년 한가위 때 대로는 어깨를 다쳤지만 부산에 왔다. 통증이 심해 잘움직이도 못하고 매우 작은 걸음으로 걷고 거의 앉거나 누워있어야 히는 상태였다.
한가위는 형님댁에 안가고 처가집에 간다. 대로가 아파서 처가집에도 가질않고 절로 바로 갔는데 절이 추석제사로 길이 밀려 근처 다방으로 가 같이 쉬었다.
원하지 않았으나 그냥 쉬게 되었는데 너무도 편한 하루가 되더라. 여기저기 안가니 시간이 제법 남아 다방에서 빈둥거려도 하루가 제법 길더라. 우린 명절 때 쉬는 법을 비로소 익힌거다.
이번 설에는 아침 일찍 큰집 들러 떡국먹고 처갓집에서 점심하고 용원으로 갔다. 진례에서 신항만(용원쪽)으로 가니 집에서 가는 것 보다 훨씬 더 빠르다.
줄돔, 밀치를 사고 내일 저녁으론 물메기를 산다. 물메기값이 가덕대구 보다 더 비싸다. 가덕대구는 이미 철이 지났지만 물메기는 아직 싱싱하네.
좀 걸어야해서 맥도공원으로 간다. 한달 전 우연히 들린 공원에서 엄청 많은 고니 떼를 만났다. 혹 이번에도 볼 수 있을까 싶어 들린다.
미세먼지는 덜하다. 하늘은 제법 푸르고 물빛도 좋다. 강변따라 걸으니 바람도 온기가 있네. 고니는 한달 전에 비하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16마리 정도는 있다.
1월17일 동영상이다. 아래는 설날 사진




한참 사진을 찍는다. 강건너편이 어딘지 궁금해 하니 대로가 얼릉 찾아준다 아, 을숙도네. 늘 다니는 길인데도 반대편에서 보니 어디가 어딘지 감도 못잡다니!



저녁엔 회를 먹는다.
오늘 회센타에는 처음 보는 두남자가 회를 다듬었는데, 늘 우린 포만 떠 가는데 아줌마가 그 이야기하는 걸 깜빡했다. 내가 혹시나 싶어서 '포만 뜨지요?' 하니 회를 자르는 아저씨가 이상하게 생각한다. 줄돔 일부는 아저씨가 이미 잘랐다. 나머지만 포 뜨게되었네. 이미 뜬 회는 회초밥 먹을 크기로 했단다. 집에와서 보니 크기가 더 작다. 이걸 어떻게 회초밥으로 먹노!
나머지 줄돔과 밀치를 굵직하게 쓴다. 맑은탕은 부글부글 끓고 우린 와인과 함께 회삼매경에 빠진다. 오랜만에 함께 하는 회자리다. 난 뜨거운 물에 빠자서 샤브 형식으로 딱 한점 먹고 끝.

아침엔 아점으로 물김에다 숨굴넣은 떡국을 먹는다. 최고급 떡국이다.
이제 일광으로 나선다. 갑자기 주인님께서 아난티책방 가면 어떻겠노 하신다. 도로엔 차들이 제법 많다. 그냥 일광 - 칠암 가려다가 아난티 간다.
군부대가 있었던 기장 바다를 가지고 있는 곳. 어느 날 갑자기 거대 복합호텔이 인가받고 공사를 했다. 난 땅을 파고 건물 올리는 초기에 이 곳을 걸어 지났다. 바닷가를 사유지인양 분양해 버린 부산시는 언제나 적폐이고 최악의 지자체다. 앞바다가 아난티 소유가 되버린 거다. 난 너무도 보기싫어 이곳으로 오지않는다. 결혼식 때문에 할 수 없이 딱 한번 왔었는데 이번이 두번째네.
동암항에 차를 두고 걸어 오랑대로 간다. 입구 의자에 앉아 있으니 봄바람으로 변힌 시원함이 얼굴을 어루만지네. 앞 오랑대엔 사당 구경하려고 사림들이 줄을 서고 입구쪽엔 여기저기 용왕을 먹이고 있다.

내 눈엔 교회에서 기도하거나 절에 가거나 여기서 용왕 먹이는게 똑같이 보이는데 용왕은 미신으로 취급 받아 탄압 받고 거의 사라졌다. 이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죄지은 양 눈치보며 기도한다. 오랑대 입구에도 굿하는 사람이 상주했는데 이젠 철거당한 것 같네.
푸른빛이 눈부시지 않으면서 온전히 몸으로 들어오고 생각도 잠시 멈추니 좋다. 아들 덕에 잘쉰다.
항구로 돌아와 오시랑카페에서 또 쉰다.
여기가 참 괜찮다. 2층엔 해먹, 그네가 있고 우린 차를 마신다. 책 좀 보다가 졸다가 사진 찍다가.




나와 좀 더 걸으니 미역 채취하는 사람들이 제법있네.


저녁으론 어제 산 물메기탕이다.
국물이 매우 그윽하다.
따뜻한 국물이 목을 데우고 만족하는 동안 이제 휴가가 끝난다. 대로는 내일 새벽 서울로 올라간다.

우린 4시에 일어나 나는 기도하고 마눌님은 얼릉 김밥을 만든다.

대로는 여행객 기분으로 서울역에서 먹을거라하고 우린 삼동에 가서 먹을 거다.
이번 명절은 정말 휴가같이 보냈다.
차례도 떡국만 올리니 전날 일할 것이 없어 가족이 함께 시간이 나고 설날에도 큰 의례없고 들리는 곳 없으니 오히려 모든게 편안하다.
축복받은 날이네.
그래 살면서 이런 경우도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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