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리더 3/3 씨네아트(이화여대)

무거운 빈가방 2010. 3. 9. 09:07

3/3 더리더(씨네아트-이화여대)

다니면서 여기저기 회원 가입을 해 둔 덕에 본 영화. 작년 놓친 영화는 많다. 일반 극장을 잘안가다 보니 좋은 영화를 종종 놓친다. 씨네아트에서 아카데미 기획전으로 몇몇 영화를 상영한다는 반가운 메일이와 컴이 아닌 영화관에서 보게 되는 행운을 가졌다.

이화여대 들어가니 새내기들의 목소리도 들리고 공기는 더욱 신선하다. 젊은 아해(어린감?)를 보면 지금 나도 다시 연애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간혹 든다. 연애의 감정은 언제나 가슴을 뜨겁게 달구어 두곤 꼬리 물며 사라지는 별똥이 되곤 한다. 그래도 꿈꾼다는 것은 행복하다. 나처럼 종일 혼자서 지내는 이에게 꿈이 없다면 삶의 의미가 있을까? 무슨 재미로 숨을 쉴까? 너무도 짧은 순간에 불과하지만 잘쓰는 말로 찌릿하다 그 순간은!

부처는 사람의 생을 우물에 빠져 썪은 나무를 붙잡고 있는 위기로 표현했다. 위에는 사나운 짐승이 아래는 뱀이 혀를 날름하고 나무는 흰쥐 검은 쥐가 돌아가면서 깕아 섞어 부러지고 있지만 붙잡고 있는 사람은 어디선가 떨어지는 작은 꿀을 탐한다.

생이 이러할지라도 일탈을 탐하는 것은 죽기 전의 위태로움 아니라 항변하고 싶다. 특히 나에겐.

책읽어주는 남자.......

지난 번 이터널선샤인에서 케이트 윈슬릿이 뭔가 달라졌다는 생각을 했다. 그랫던 것 같다. 그녀의 특이한 약간은 맹하면서도 벌씬 입 사이로 백치가 흘러오고 지적인 듯하면서 부족한 그래서 감독들이 좀은 철부지로 많이 활용했던 배우가 지성을 깊이 감춘 듯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랬던 그녀가 여기선 사람 뿅가게 만든다.

 

제작진이 엄청나다. 나름 예술과 흥행을 모두 이뤄낸 영화들의 제작진들이 대거 참여했다. 잠시 검색한 내용을 올린다.

 

2009년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 감독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각색상 등 주요부문 5개에 노미네이트 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는 <빌리 엘리어트>와 <디 아워스>로 이미 평단과 관객의 만장일치 찬사를 이끌어 낸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3번째 연출작이다. 안소니 밍겔라와 시드니 폴락이 처음 주목한 이 프로젝트는 초기에는 두 사람이 직접 연출과 각본을 맡기로 되어있었다. 그러나 작품에 매료된 스티븐 달드리는 그들을 설득했고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의 연출을 직접 맡게 되었다. 거기에 <디 아워스>로 주목 받았던 데이빗 헤어가 합류하면서 소설이 가지고 있는 다층적인 스토리를 매력적으로 각색해 내었다. 여기에 <물랑루즈>로 아카데미 미술상을 받은 브리짓 브로치가 미술과 세트를 담당하고 <미션>과 <킬링필드>의 크리스 멘지스가 촬영에 임해 더없이 아름다운 영상미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잉글리쉬 페이션트>의 앤 로스의 의상에 <어톤먼트>의 아이바나 프리모락의 분장까지 합류, 당대 최고의 스탭들이 뭉쳐 단 한 부분도 놓칠 것이 없는 2009년 가장 아름다운 명품 멜로로 탄생되었다.

이미 영화를 눈으로 확인한 해외 언론과 관객들은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사를 보내며 영화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보여주었다. 뉴욕 타임즈, 뉴스위크, 로스엔젤레스 타임즈 등 세계 유명 매체들의“올 해 최고의 영화!” 등의 호의적 평으로 이 매력적인 영화에 찬사를 보냈다. 2009년 최고의 제작진이 모여 만들어낸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는 완성도 높은 명작으로 관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전쟁 후의 남자

성장기의 인연으로, 사랑⦁원망⦁동정의 다면성으로 삶에 깊이 영향을 받은 남자

도덕과 법 그리고 개인적 선택에 대해 고민하는 남자

 

전쟁의 중심에 있었던 한 여자

자기 일에 충실한 직업인

스스로 부끄러이 생각하는 일에 대해선 알리지 않으려 목숨까지 거는 개인

문명과 문맹, 제도적 살인과 업무의 충실, 반성과 항변의 시대를 대변하는 삶

 

이들의 만남.

 

만남은 짧아 행복도 그만큼만, 고통은 너무 길어라

사내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무엇을 남기려 사는 것은 아니지만 살다보면 남기는 것 보다 아린 것이 더 많기도 하고 이유도 모르지만 끌리고 미워하고의 반복이지만 특별한 의지나 사상이 없는 개인적인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살아갈까?

그녀를 만나러 가던 마이클이 코앞에서 발을 돌린 것은 이제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확신(사랑에 대한 선택과 성장통의 중지 정도로?) 아닌가? 그런 확신이 어느 날 꼬리를 감추고 다시 갈등(죄와 벌과는 또 다른 진실)이 쌓이게 된다면 어이 풀어야할까?

 

큰자형은 전쟁 중에 아버지를 잃었다. 그래서 항상 빨갱이들 다 죽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워낙 점잖은 분이라 별 표현 없다. 내가 전교조할 때도 그러했다. 제일 좋아하는 자형이다. 내 초등학교 때 대구까지 델꼬가서 교복을 한 벌 사주셨는데 그 감동이 아직도 남아있었는데 아버지 제사 때 조카가 내려와서 아이 신과 옷을 사주었다. 조카가 고맙다 하길레 너거 아버지 해준 일은 훨씬 더 컸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누나다. 서울에 올라온지 얼마 안되어 누나에게 갔다가 간만에 MBC 보고 있는데 뭐 때문에 그런 이상한 방송 보느냐고 한다.

전쟁은 선한 이를 악한으로 분장시키고 그냥 그런 아지매를 도저히 어울리지 않을 사람으로 바꾸어낸다. 그리보면 지금은 전쟁 중이다. 이리 좋은 울 무우야를 사상가로 변신시켰으며 그 확고 부동한 사상을 가지고 남을 설파하려 드니.

 

더 리드는 죄있는 여인이지만 그 죄에 대한 또 다른 시각, 죄의 경중, 법과 도덕심의 차이를 조용히 펼쳐보인다. 심장의 움직임에 맞춰 내어 놓는 음악과 장면들이 함께하면서.

 

공군 파이럿인 선을 보낸 그의 헌신적인 아내 진이 <눈물의 왕자>에서 ‘우짤끼고 이미 다 지난 일인데’  한나의 ‘죽은 사람은 죽은거니까’ 라는 말이 귓가를 맴돈다. 왜 과거를 회피하거나 잊으려는 몸부림치는 말들이 자꾸 환청처럼 울릴까? 좋은 말들이 많을 낀데.

홀로고스트 영화는 분노와 갈등 그리고 현재에 대한 극도의 실망을 준다. 그래서 가급적 보지 않으려 피하는 영화 중 하나이다. 무섭고 끔찍이 싫어하는 호러물과 비슷하게. 이런 영화를 볼 때 마다 가슴이 답답하다. 끝없이 파헤치는 유태와 미국(이들은 자기의 나쁜 것만 아니면 끝까지라도 뒤집어 보고 싶어한다. 남의 아픔, 죄책은 즐거움이다. 단 자기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그 대상인 독일도 일정은 파헤치고 다른 형태로 반성을 내 보인다. 국내엔 극우들이 다시 설치고 하더라도.

 

그러면 우리는? 지구상의 독일 못지않은 범죄국인 일본은?

너무도 당당하다. 미국의 보호하에 반성없이 역으로 당당하기 까지 하다. 가장 큰 피해자인 한국은? 북한은 아직 정식 수교전이라 아무런 마무리가 되지 않았지만 둘 다 별말이 없다. 일본의 범죄, 한인으로 원폭피해를 입은 사람들, 장제 징용, 징집자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정신대 할머니들... 때론 가해자들 보다 정부가 더 밉다. 독재를 공고히 하고자 일본 정부가 직접 피해자들(국가적 보상은 타협이 되어 이루어졌고, 직접적 피해자에 대한 보상)에게 보상해 주겠다는 것을 박정권이 나서 ‘우리가 할 테니 돈달라’하여 이뤄진 한일협정. 그 돈(일본이 상정한 돈 보다 훨씬 적은)의 극히 일부는 신문공고를 보고 등록한 사람에게 돌아가지만, 보지 못하거나 읽지 못하는 이들(한나처럼 문맹으로 인한 피해자는 너무도 많다.- 이것을 자신의 이익으로 철저히 이용하는 세력도 많다.)은 그것으로 끝난다. 정부가 받은 돈은 독재유지의 총알로 쓰인다. 이것이 정부가 침묵하는 이유이다.

 

요까지만 하자. 좋은 영화 버리겠다. 응울진 마음들 때문에 즐겁지 못한 경우가 너무 많다.

좋은 영화다 놓친 분들이라면 어떤 방법이든 함 보시길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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