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3-09 밀크(하이펙텍나다)
인권운동가이자 정치인이었으며 그의 시대로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이름이 된, 하비 밀크의 생애 마지막 8년의 이야기. 1970년, 40세 생일을 맞이한 뉴욕의 평범한 증권맨 하비 밀크(숀 펜)는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했던 지난 인생을 뒤돌아보며 애인인 스콧(제임스 프랑코)과 함께 자유로운 분위기의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하기로 결심한다.
그곳에서 작은 카메라 가게를 차린 밀크는 편견 없는 마음과 유쾌한 성품으로 많은 이들의 친구가 되고, 동성애자들에 대한 일상적인 편견과 폭력으로 고통받는 이웃들을 보며 게이 인권운동을 시작한다. 인종, 나이, 성에 상관 없이 모두가 평등한 권리와 기회를 누리는 사회를 꿈꾸던 그는 3번의 실패 끝에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에 당선되는데...
이영화의 키워드 : 동성애, 실화, 실존인물, 정치
한국 15세이상관람가 | 2010.02.25 개봉 | 128분
미국 R | 2008.12.05 개봉 | 128분
영화를 본다는 것이 힘든 경우가 많다. 영화관을 찾아가는 과정이나 시간 때문이 아니라 영화의 내용이 가슴에 남기는 상채기 때문이다. 이놈의 영화를 보면서 즐거워야 할터인데 큰 죄없이 살아왔다고 가끔식은 자부하는 나를 너무 반성시키게 만든다. 아픔이다. 이런 것도 자주 겪으면 병된다. 타인의 삶의 비즐리 역인 ‘울리히 뮈헤’가 일년뒤 암으로 세상을 떠낫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의 그 심각한 표정과 연기 스타일은 그를 앓게 만들었을 것이다. 영화사상 나를 가장 가슴 아리게 만든 사건. 은주의 죽음도 그럴 것이다.
사람은 어렵다 하더라도 웃고 즐기는 시간들을 가져야 한다.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을 자랑하는 한국(OECD국 중)에서라도. 그래서 당분간 영화를 쉬던지 가벼운 코미디물 같은 영화나 연극을 찾아 보던지 해야 할 판이다.
밀크라고 무사할까?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가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 떠오르는 첫 번째 반성 ‘왜 <친구사이>는 무시하고 밀크를 보러왔을까?’ 였다. 물론 영화의 취향 때문일 수도 있고 다큐식 역사물이란 점도 있을 것이다만 소수성애자라는 공통점을 가진 영화라 함께 볼 수도 있었다는 반성이 가슴을 때린다. 의식하지 않는 중에 갑자기 찾아온 공습이라 어쩔 도리 없이 잘못했다고 반성하고 가슴을 달래 주어야 한다. 자금 마련 때문에 가벼운 대본까지 판매한 ‘친구사이’를 조만간 볼 것으로 타협을 봤다.
위의 영화 소개란에 보면 재미잇는 것은 15세 이상 관람가다.... 게이들의 키스 장면은 수도 없이 나온다. 성기를 보여 주진 않지만 섹스 장면도 몇장면 나온다. 아직 보지 못한 <친구사이>는 밀크 보다는 훨씬 강도가 덜할 것 같다. 그런데 <친구사이>는 청소년 관람이 안되고 못보도록 적극 계도 까지 하는 영화로 분류되어 있다. 갈수록 뒷걸음질 하는 ‘예술통제국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냥 게이에서 게이 인권 운동가로 변신하는 밀크는 현재에 처한 상황을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 대단한 장점을 가진 사람이다. 논리도 간단명료하며 그 간단함을 남에게 이야기하고 함께 나누길 기대하며 좌절이 있다하더라도 멈추지 않는 사내다.
게이에 대한 편견에 대항해 한발씩 전진하면서 자신을 드러내는 과정들은 경이롭기 까지 하다. 사업에서, 정치에서 타협과 밀어붙이기, 적절한 협박 등등 그의 선택과 움직임은 역사가 누구에 의해 움직여 왔는가를 논외로 하더라도 뜻을 가진 좌절하지 않는 한사람의 힘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잘보여 준다.
이 장면. 정치적 이슈를 위해 장외적으로 운동을 펼쳤다면 이 한 장면은 가장 큰 정면 돌파다.
동성애 인권 운동이 동성애로 그치지 않음은 영화를 보면서 뚜렷하다. 소수자 = 동성애자 만이 아니라 흑인, 동양인, 노인, 지체부자유자 등등 피부색이나 사상 모두를 포괄한다는 것을 밀크는 몸으로 보여준다.
이것이 두 번째 반성이다. 우리 사회에서 억압받아 온 것은 사상과 빈부문제만은 아니었다는 것!
"당신은 희망이 되어야 한다. 누구나 행복해 질 수 있다는 희망" “ 하나만 가지려면 다른 것은 다 무너진다.” 90%의 사람에게 10%의 사람을 밀어 달라하려면 뭔가 보여야 한다.“ ” 프라이버시는 우리의 적이다. 진실을 밝혀야 한다.” “ 당신, 당신, 당신....서로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
오, 자유여! 난 무엇을 알고 살아왔던가? 이 간단한 논리를. 지켜야 할 것과 버려야할 것들을 구분할 수 있는 이 간단한 논리를 어이 모르고 살아왔던가? 아니 잊고 살아왔던가?
세번째 반성이다.
중앙시네마에서 최근에 본 비포나잇폴스와도 대비 되는 장면들이 많다. 폴스는 요 다음에 실어야 겠다.
지금의 영화들 게이의 모습을 영화마다 빠지지 않고 볼 경우가 많은 현재.
‘밀크! 난 동성애자는 아니지만 다양성을 볼 수 있게 해준 당신에게 고맙다고 인사할께요.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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