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리의 전쟁-더 베틀 오브 광주>(이지상,2015) : 잊지 말아야할 것을 추념하는 퍼포먼스

<미쓰리의 전쟁-더 베틀 오브 광주> : 잊지 말아야할 것을 추념하는 퍼포먼스
이지상 감독의 장편 첫 번째 <미쓰리의 전쟁-더 베틀 오브 광주>(이지상 2015)는 매우 색다른 영화이다. 1980 광주민주화 항쟁을 퍼포먼스로 풀어 추념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봤던 광주항쟁에 대한 영화 <꽃잎>(1996, 장선우), <박하사탕>(1999, 이창동), <화려한 휴가>(2007, 김지훈), 등과는 표현하고 추도하는 방식이 다르다.
나라를 지켜야할 군인이 광주에 모여 무차별 총격을 가한다. 그것도 애국가를 틀어 놓고 시민들이 일어나 국기에 대한 의식을 치르는 것을 신호로 하여. 분노한 시민들은 모여서 무기고를 탈취하고 가족들을 살상한 자기나라 군대인 한국군인 공수부대를 쫓아낸다. 광주는 5일간의 해방구로 자유를 누리다가 다시 돌아온 공수부대에 의해 모두 꽃잎처럼 쓰러진다. 그 이후 군인 전두환은 대통령이 된다. 광주 항쟁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가족들의 애환이나 지역의 아픔 그리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처벌 등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었다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80년대에 재탄생된 히틀러의 살상이지만 여전히 왜곡된 주장들이 80년대 군부를 숭상하는 언론과 그대로 닮아있다.
미쓰리의 전쟁은 이러한 현실에서 과거로 돌아가 당시의 상황을 재현해 보고자 하는 퍼포먼스이다. 장소는 폐교를 빌려 그곳을 당시 항재의 상징인 도청인양 건너편 건물들인양 가정한다. 인물들은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군복입힌 군인과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나온다. 숫자가 참 많다. 재현 방식은 당시 있었던 일들을 도구 없이 몸으로만 보여준다. 그렇지만 피는 튀긴다. 이런 방식은 당시 현실 보다는 수천배 약하지만 보는 관객에겐 다소 거북할 수 있다. 감독은 현대사의 초비극적인 이 사건을 어이 그냥 편하게 뉴스 보듯이 할 순 없음을 보여주려 한다. 의도가 강한 만큼 불편함은 관객의 몫이 된다. 영화 중간 중간에 들려주는 노래들은 노래에 대한 향수도 불러일으키지만 당시의 아픔을 느끼고 추도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정테춘의 <아, 5.18>, 김광석의 <부치지않은 편지>에, 백기완의 <님을 위한 행진곡>, 소사의 <생에 감사해(Gracias a la Vida)>등이 나온다.
<미쓰리의 전쟁더 베틀 오브 광주>는 5.18에 대한 재해석의 영화가 아니다. ‘기억해야만하는 것들이 잊혀지는 현실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자’ 하는 기록이다. 그래서 과거에 보여준 방식을 버리고 연극과 퍼포먼스를 취한다. ‘보여주고 기억하게 해준다’는 영화의 특성을 생각해 보면 매우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나는 감독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1. 엔딩엔 박정희 사진이 걸려잇다. 자막 끝날 때 가지 계속 나온다. 그리고 박정희가 평소 즐겨 썻던 일본말들을 자막과 함께 들려준다.
이들 독재자들과 그를 추앙하는 세력들의 부리가 친일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2. 영화를 부는 중 나가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불편했던 모양이다. 먹다 남은 팝콘을 두고가서 내가 잘먹긴 했다.
불편하지 않은 진실이 어디 있을까? 니체는 '불편하지 않으면 예술이 아니다'라 햇다던데.. 예술 조차 불편한데 영화라는 에술과 진실을 다루엇으니 안불편한 것이 이상할 것이다.
그렇지만 봐야한다. 오멸의 눈거풀을 인용하자면 우린 미쓰 리의 전쟁을 눈꺼풀을 도려내어서라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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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광주, 5월 18일 시작된 민주화운동은 공수부대의 진압으로 숱한 희생자를 낸다. 공수부대의 만행에 맞서 시민군이 광주를 지키기 위해 조직된다. 그들은 총을 들고 공수부대와 싸워 광주의 자유를 지키지만 잠시 물러났던 공수부대가 다시 진압작전을 펼친다. 5월 27일 최후의 항전을 위해 전일빌딩에 시민군이 모인다. 구두닦이, 여공, 다방 종업원 등 사회적으로 천대받던 이들이 목숨을 걸고 광주를 지키고자 한다. 1980년 광주를 그린 영화로 장선우 감독의 <꽃잎>이나 김지훈 감독의 <화려한 휴가>가 있지만 데뷔작 <둘 하나 섹스>로 널리 알려진 이지상 감독은 실험적인 방식으로 그날의 분위기를 재현한다. 총이 폭력의 상징이었던 당시를 재현하면서 이 영화는 총을 등장시키지 않는다. 대신 배우들은 총이 있는 것처럼 연기를 한다. 총성과 피는 있지만 총은 나오지 않는 독특한 영화이다. (남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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