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밍량, 이준익 등 유명 감독이 머문 게스트하우스(호랑가시나무게스트하우스)를 오마이뉴스에서 본 뒤 그들의 행적을 느껴 보려고 이틀을 예약 했다. 1박 당 7만원, 평소 절대 하지 않을 것이나 이번 광주 여행은 무조건 눈 지그시 감고 해보자 싶었다.
가서 보니 문재인대통령께서도 후보시절 여기에 잠시 묵었다 한다. 부억엔 '이캉센'의 사인도 잇어서 더 반가웠다.
문통과 차이밍량이 머문 방에서 잠을 잤으나 그 분들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은 없고 피곤해 그냥 잤다. 매우 싱거운 조우였다.
그렇지만 하우스의 전망은 참 좋앗다. 언덕위에 고풍스러운 우일선선교사 하얀 자택은 주변에 몰려드는 까치 닮은 새들의 색 마저 변화시킨 듯 했다.
아침에 일어나 바로 위 선교사 묘역과 주변의 선교지역들 그리고 항일의 상징인 수피아여학교를 상세히 둘러 본다. 아마 여기서 자지 않았으면 이 마을을 이리 상세히 보진 못했을거고 그러면 훑어 지나가버려 광주 여행이 싱거웟을 수도 있겠다.
호랑가시나무 게스트 하우스 2층방이 문재인 대통령도 차이밍량 감독도 잠을 잔 곳이다.
왼쪽 흰조각상 - 조아라 기념상, 가운데 짙은 동상 - 3.1운동 기념탑, 오른쪽 건물 - 배유지(유진 벨)가 건립한 예배당
왼쪽 초록지붕 건물 : 수피아여고 소강당, 1928년 신축,
수피아여학교 수피아홀 : 1911년 건립, 수피아 여학교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건물도 이쁘지만 앞에 선 소나무도 기품이 좋았다.
건물 앞 오른편에 간판은 '수피아 여학교 3.1운동 만세시위 준비지' 푯말이다.
수피아여학교 윈스브로우 홀(1927년 건립) - 왼 가운데 입구에 종이 달려있다. 지금은 교장실 행정실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 이건물은 찾지 못하여 교문 입구에 적힌 전화를 하니 당직경비께서 전화를 받고 나와 주시고 위치까지 친절히 갈카 주셨다. 참 고마웠다.)
독선과 현재 없애버려야 할 적폐 1~2위를 다투는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 생각은 매우 크다.
신부들이나 개신교 목사들의 선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마음이 많다.
그런데 양림동의 선교사들을 보면서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그들은 모든 것을 걸고 희생하여 이 땅에 그들의 신앙을 자리잡게 했으니 참으로 자격 잇는 사람이다 싶었다. 특히 배유지(유진 벨) 목사님의 아들과 손자들은 이 땅에 태어나 살면서 그들의 의료 기술을 여기에 머물지 않고 북한 지원 사업 까지로도 확장했으니 이들의 인도주의는 종교 마저도 뛰어넘은 듯 했다.
지역민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의료 기술로 조금씩 파고든 선교 방법은 서둘지 않는 그들의 덕망이 보였다.
배유지가 미국의 아버지에게 쓴 편지의 한 대목
' 이 민족에게는 복음 이외에 결코 희망이 없습니다..'
첫날 이글을 보았을 땐 화도 좀 났다. 한국을 철저히 무시하고 자기 종교만 최고로만 치부 하는 역시 개신교.
마지막날 배유지 기념관에 들러니 편지 내용이 좀 더 있었다.
' 이 백성(위는 민족이라 표현 기념관은 백성이라 표현)에게는 복음 이외에 결코 희망이 없습니다
그들은 상당 기간 동안 정치적 독립을 얻지 못할 것 같습니다.
관리계층이 너무나도 부패해 잇으며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습니다.'(1898년1월)
얼굴이 화끈 거렸다.
대한제국의 당시 모습을 잘 파악했고 지금도 여전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관리의 부패에 대해 에언까지 한 셈이다.
아뭏든 그들 행적 하나하나 모두 소중했고 존경심이 절로 우러나왔다.
이들의 토대가 민중을 깨우치게 만들었고 나중 수피아여학교의 투쟁도 나왔을 것이다.
내가 몰랐던 수피아여학교 그리고 '조아라'선생.
학생과 교사들이 3.1 운동 참여는 물론 신사참배 거부도 해 내면서 식민지 때 폐교 까지 당한 학교.
그들의 투쟁이 얼마나 대단했으면 폐교가지 당했을까?
전국의 개신교들이 스스로 창씨개면과 신사참배를 했을 때,
아, 이 신사참배는 다른 신을 섬기는 행위라 실제론 목사들 스스로가 기독교를 부정한 엄청난 사건인데
이 지역 교회와 학교는 당당히 거부하면서 민죽의 자존을 세웠으니!
신사참배를 받아들인 수많은 교회가 지금은 더 당당하게 커가고 엄청난 비리와 배교 행위를 저지르면서도 이 땅의 지도자로 자리 잡고 있으니 ,
수많은 친일파들이 국회 일부(이전엔 대부분)를 장악하고 일본왕의 생일 잔치도 당당히 열고
일본놈들을 위한 재판을 주문하는 대법원장이 있는 이상한 나라.,
그런데도 아직 안망하고 있는 나라.
이런 나라에서 광주는 정말 돋보이는 고을 빛고을이었다.
선교의 곳곳에 '최흥종'목사님이 자리하고 있어서 더 반가웠다. 존경하는'임락경목사님'의 스승. 오방최흥종
백범 기념관에서도 선교사무덤에서도 배유지 기념관에서도 모습이 있었고 지금은 배유지기념관 아래에 최흥종기념관을 정비하고 있으니 더 반갑다.
올 6~8월경 문을 연다고 한다.
* 학교 입구쪽에 '광주기독병원'이 있다. 100년 넘은 역사를 지닌 광주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제중원'이 시작이다.
한센병 등을 치유하고 광주항쟁의 아픔을 치료한 곳이라고도 나온다.
게다가 '박종현형'이 유명을 달리한 곳이기도 하여 개인적 아픔도 큰 곳이다.
우일선 선교사 사택( 1910년 전후,광주에서 제일 오랜된 서양식 건물)
우일선 사택 위족에 있는 선교사 묘역 , 글씨가 시기마다 달라 경건함 외에도 보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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