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성우이용원 - 금도자기 다루듯 머리를 만지는

무거운 빈가방 2019. 3. 8. 09:59


성우이용원에서 머리를!




1927년 부터 3대째 운영해 오고 잇다는 '성우이용원'


30년 동안 미장원만 이용했었는데 성우이용원 기사를 읽고 난 뒤 용감하게 전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찾아갔다.


큰건물 속에 들어가 있는 '만리시장'도 오래 숙성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고 동네 전체가 다 그러하다(건설업자는 낙후되엇다 하고 일반인들은 불편하다 한다)


미세먼지로 가까이 보이는 남산 타워도 희뿌옇게 되어 시선 일치가 잘안된다.


찾아간 이용실에 싸인볼이 돌지 않는다.


수요일은 휴무라하네. ㅠㅠ


효창공원쪽으로 내려가 우스블랑에서 커피 한잔하고 아이들 줄 빵을 사는 것으로 마무리.


잘사먹지 않는 빵을 아이들 때문에 종종 산다.


 우스블랑에서 빵은 포장하고 커피 한잔 하면서 전철에서 만난 모자를 그려본다. 엄마는 좀은 졸기도 하고 안고 있고 아이는 나하고 눈을 맞추었다 풀었다를 반복한다.



목요일 다시 6호선 타고 공덕에서 버스 환승하여 찾아간다.


낡아 곧 무너질 듯한 이발소의 싸인볼은 그래도 선명한 색을 발광하며 씩씩하게 돌아가고 있다.


아래층 순대라고 적어둔 방은 어제도 오늘도 인기척이 없다.


작은 돌계단을 딛고 들어가니 1명은 머리 깍는 중, 1명은 기다리는 중.


머리를 매우 세세하게 깍는다. 정성이 대단하다.  1.5만.


cbs 뉴스에서 나오는 말을 반박하는디 
제법 보수다.
개성간다는데 코 웃음 치고 미국이 속는다 카고, 쌀을 퍼준다 칸다.
몇마디 했다. 그러니 더 이상 말씀은 안하신다.
미세먼지 이야기해서 중국과 관련된 것은 간단 설명도 했다.
이제 내 차례..
내 뒤로 2명 더 ㅎㅎ


손길은 예술이다. 머리 위에서 사르르 미끌어진다. 앞 서랍에 7개의 가위가 있는데 부위에 따라 꺼내어 쓴다.
키가 작으니 아래 발판을 사용하여 발로 밀었다 댱겼다 하면서 깍는다.






기계로 면도도 시켜 주는데 그 감각은 최고다.
가끔 분을 머리에 바르면서 깍는다. 더 매끄럽게 하는 요량?

다깍은 뒤 머리 정리할 때 비누를 큰붓에 칠해 머리에 척척 바른다.

그 때 비누를 큰통에 쓱쓱 문지는데 하트 모양이다. ㅎ


미리 씻길 때도 부드러움과 차분함은 마찬가지.
옛날 온청장 미장원에서 어느 아가씨 귀한 보물을 만지는양 머릴 만져 줘서 팁도 주었다.
3번쯤 했나? 그 아가씬 없었다.
이 후 그리 해준 사람이 없다.


이남열 사장님은 숙달된 보물다루기를 히는 듯 하다.

시간도 제법 많이 쓴다.

자기는 아직 완성된 이발사가 아니라한다. 아직도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겸손함과 장인의 자부심이 동시에 느껴지는 말이다.
간만에 예술을 만난 기분이다.


차타고 온 시간도 거의 1시간 기다림도 1시간 깍는건 30분.
2시간 반의 기다림 뒤 얻는 만족감..


당분간 단골 미장원 보다 여길 찾으까?

많은 상장 속에 왠 빈라덴이? 참 다양한 취미다.^^



끝난 뒤 단정한 머리로 자신감 있는 걸음(이 때 세빌리아의 이발사 노래가 들리는 듯!)으로 숙대 뒤를 지나 와플하우스에서 와플 한조각

그리고 남대문 시장에 라면냄비 사러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