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5일째 : 원도심 여행 제주성지 - 산지천 지역 - 목관아 - 옛지역들
아침에 일어나 1층으로 아침 먹으러 간다. 여기선 늘 빵과 우유다. 밥은 늘 먹으니 잘못먹는 것을 먹는게 재밌다. 토스트 3개 한조각. 시리얼과 우유 짬뽕.(이건 세인터루이스 가서 모텔에서 처음 먹어봤는데 맛있더라. ㅋ), 그리고 미역국 약간..
배가 차면 움직이기 싫어진다. 그래서 대충 먹는다.
제주 읍성으로 간다. 한바퀴 돌아 귤림서원. 초입만 잘잡았으면 뺑뺑이 안돌았을껀데 제주도 안내판은 생각 보다 부실하고 사람 힘들게 한다. 유적지 보는 길은 때론 목숨 걸어야 한다. 어제 대정에서 그랬다. 사람 다닐 여유는 하나도 없고 차만 경우 지나가지 긴장이 엄청이다. 유적지 돌다 스스로 유물이 될 판이니 이것 참.
< 귤림서원 윗길에 놓여 잇는 하루방 등 돌들 . 아기자기 재밌다.>
<제주 성지 맞은편 남수각 등 소개 글>
공간은 참 고즈넉하고 좋다. 근데 앞에 지은 건물이 분위기 다 망친다. 도데체!
삼성혈에선 기와로 엄청 돈 들여 사무실로 사용하여 짜증나는데 여기선 박정희 색(흰색. 미색) 도배하여 서원과 전혀 안어울리는 옛건물 형태의 시멘트집이다.
<제주읍성>을 지나면서 <제2각>에 오른다. 2각에 붙은 집이 제법 품위있게 보인다. 안내서를 보니 <Wstage> : 옛 오현고등학교 음악당을 복원한 건물이고 <공간나눔운동>을 하는 곳이라 되어있다. 이른시간(10시정도)이라 그런지 불은 꺼져있다. <제2각>은 왜놈들을 막으려고 쌓았다 한다. 오르니 제주시가 제법 보일 듯하지만 지금 제주는 당시 제주가 아니니 건물들로 많이 가려져 있다. 그래도 위에서 보는 구제주의 풍광은 좋고 시원하다. 게다가 사람의 상상력은 대단하지 않나. 삥둘러 당시 제주를 상상하고 쳐들어오는 왜놈들을 상상해 본다. 나는 비장의 각오로 그 죽일 놈들을 기다린다. 바로 윗길 골목엔 <을묘왜변> 전적지란 표시와 물리친 그림이 새겨져있다.
< 가운데 담이 제주성의 담이고 담아래가 귤림서원이다. >
제2각 아래로 약간 내려와 오른쪽으로 꺽이면 아래에 산지천을 통해 동문시장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있고 내려가지 않고 다리를 건너면 바로 <남수각 벽화마을> 이다. 벽화마을을 통해 내려가서 산지천 근처를 돌고 다시 올라오는게 오늘의 일정! 벽화는 제법 꼼꼼하다. 색도 좋다. 사진 몇컷. 다 내려와서 보니 우리가 본 것 보다 윗골목이 좀 더 그림이 많은 것 같다. 시간 되면 다음에 보지.
다시 동문시장, 어제 호떡 할매는 오늘 일찍도 문을 열었다. 몸과 팔도 다 굽어져 한몸 가누기 어려우실건데 저리 부지런하시다.
옛날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들이 다 저러지 않았나! 6.25 때 국제시장 쪽으로 피난 온 울엄마는 <영천> 사람인데도 증명이 잘안되어 함경도에서 피난 온 것으로 적을 만들었다. 그리고 시장에서 삶의 뿌리를 내렸다. 곡두새벽이일어나 문 열고 잠시 와서 밥먹이던가 아님 상차리고 다시 가고 한밤중이면 들어온다. 87년 중반 까지 장사하셨으니... 85년도엔 명절 장사 마치고 앞치마 한 채로 목욕탕 갔다가 현금을 몽땅 도둑 맞앗다. 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으니 며칠 누워버리시니 명절이고 나발이고.....
호떡할매를 뒤로 하고 산지천을 따라 걷는다. 다리 입구에 다리난간 조각이 제법 좋다. 그런데 노숙자 비슷한 분들의 차지가 많아서 사진찍긴 좀 어렵다. 없앴다가 다시 복구 했지만 <산지천>은 옛 모습을 조금은 잘살린 것 같다.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2?>를 지나 바로 <김만덕기념관>으로.
TV를 잘 보지않으니 드라마가 나온줄도 몰랐다. 난 김만덕을 전혀 모르다가 이번 제주 때문에 알게되었다. 그 시대에 여성이 거상으로 성장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것이다. 그런데 그녀의 선행과 왕을 만나고 금강산 구경까지 했으니 당시엔 더큰 화재였으리. 제주도민들은 밖으로 나올 수 없었으니 그녀의 서울행 및 금강산구경은 당시 제주 사람들에겐 몇 년 동안 최고의 기사였을 것이다.
<기념관>은 뭔가 마음에 안든다. 기분에 형식에 치우쳐 공사만 일으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근래 건물 중 <맹박이> 때나 <근혜> 때 국가 건축물은 형식적인 것이 많이 표난다. 이건물도 역시나다.... 돈만 쓴 흔적, 그리고 형식에 치우치는 외부와 내부, 이런 것들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부실공사를 거의 100% 하기 때문에 어이 모를 수가 있으랴! 나라를 팔아먹을 준비가 되어 잇는 놈들의 영혼이란 것은 오직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면 진리가 아니라는 참 매국적 발상.
그녀의 공덕을 이리저리 보고 뒷문으로 나온다.
뒤에는 정원을 잘꾸며 놓았는데 제주도 물 선전하는 곳이다. 돈 참 많이 들여서 별짓 다한다. 이곳엔 고대 때 유물도 출토되었고, <옛 건입포>지역으로 어로 활동의 중심지였다. <제주도 최초 발전소> 터도 잇엇고 여기서 나오는 뜨신 물로 목욕한 <목욕탕>(1920)터도 있었다. 당시 제주 지역의 대단히 호라발한 상업지역임을 알 수가 있다.
뒤돌아 나오면 <김만덕 객주>이다. 엣 객주처럼 차려 김만덕을 기리고 그의 객주를 구경도 시키면서 주막까지 운영한다. 그런데 객주는 당분간 문을 닫는단다.
객주 뒤로 윗길로 조금오르니 드디어 <복신미륵 동자복>을 만난다. 둘째날 제주 바다로 연하여 지나가면서 만난 <서자복>과 짝을 이루는 미륵불. 둘 다 위엄이란 엿바꾸어 먹은 듯한 표정인데 <동자복>은 더 그렇다. 아기 얼굴이다. 매우 해학적이면서 살짝 웃는 듯한 작은 입은 입술을 갖다 대고픈 심정이다. 두손을 공손히 모아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는 모습. 패랭이 모자는 뒤에 만든 것이라고는 하나 모두 하나로 잘어울린다. 우린 머리 숙여 제주도민의 안녕과 우리 가족의 안녕 그리고 나라의 통일을 염원하고 나선다. 마눌님은 빌거나 묵념하거나 하는 장소에서는 늘 <통일>을 간곡히 당부하는 기도를 한다.
다시 산지천. 오래되어 무너진 채 잇는 집이 있고 , <송천여관 터>, <등피·밤부리 공장 터> 김두봉의 <조어가> 조각 등등.
<등피·밤부리 공장 터>는 바로 앞에 발전소가 만들어 졌으나 주민들은 여전히 등잔불을 피웠기에 이 거리에 등잔 만드는 공장과 등잔 파는 상점들이 줄을 섰다하니 과학의 발전이 서민에게 미치는 데는 예나 지금이나 한참 지나야 하는 갑다.
<산지천 갤러리>에서 잠시 쉰다. 커피도 공자인데 곧 점심 먹어야기에 사양한다. 2-3층은 전시관이다. 김수남 작가의 <굿> 대한 사진, <낮을 잇는 달> 이란 제목으로 몇몇 에술가(스톤 김, 신에선, 최성임)들의 전시를 본다. 작품들은 뭔가 이미지를 주지만 우리에겐 늘 어렵고 헷갈리는 과제 아닌가!
옆에 <제주책방>은 쉰다. 옆건물 게단에 올라 담넘어에서 안만 쳐다 보고 끝
다시 동문시장으로 가서 베루고 베루던 <고기국수>를 먹는다. 포목코너 안에 있는 <금복식당> 조합하면 <금수복국>과 같은 이름. ㅋ. 옛나 ㄹ할머니가 운영하다가 지금은 며느린지 딸인지 부부가 운영하는 것 같다. 물컵은 종이컵이라 사용안하니 눈치 빠른 남자사장님(70 전후?)이 프라스틱 컵에서 물 한잔 . 하얀 고기 국물에 수육 같은 고기와 면. 고기와 같이 국수를 입에 넣으니 그저 황홀하다. 마음은 편하고 육체는 요동을 친다. 더 달라고. 반찬도 맛있다. 후루루룩... 후루루룩... 배는 부르지만 그저 아쉬울 뿐!!
< 안에 들어가면 금복국수 뒤에 동진식당이 있다. 고기국수 처음이라 비교가 안되니 다음날 가보까 하다가 말았다.>
!
이제 배 두드리면서 <제주목관아>로 간다. <관아>라는게 특별한 것이 뭐 있겟노. 특히 배부를 때야 더 그렇겟지. 마실 나온 뒤 느릿느릿 걷다가 사진도 한 장 찍어보고, 형틀을 보고 고문 받는 시늉도 해 보고, 귤농장을 꾸려 놓아서 처음으로 귤밭에서 사진도 찍어 본다. (제주도 여행 와서 귤밭을 구경도 못했는데 관청에서 조그맣게 만들어 목사가 따먹는 작은 곳에서 겨우 한컷). 나무로 만든 소가 2기 잇다. <낭쉐>. 나무로 만든 소를 낭쉐라 한다는데 탐라국입춘굿의 상징물이라한다. 이중섭의 <소>도 연상이 되지만 참 잘만들었다. 나무들이 벼와 근육을 이루고 곧 달려나가 제주를 한바퀴 돌 기세다. 1900년 초반에 맥이 끊어졌다가 1999년에 다시 하는 굿이라 하니 그 때 함 와서 구경하면 참 장관이겠다.
피곤하다. 그래서 우린 관덕정 마루에 누워 잠시 잔다. 날씨가 너무 좋아 16도를 오르내리니 겨울 복장으로 다니다가 마루에 눕는다하여 추울 리가.
근처 <효주 커피>에 마눌님을 모셔다 놓고 난 주변 탐방을 다시 한다.
남문사거리에서 엣날 받침돌이 잇다하여 찾다가 포기 하고, <미래책방> <모퉁이 가게> <성내교회> <향사잔>을 보고 다시 <효주커피>로. 허리가 약간 아프다 하시니 제가 미리 한바퀴 돌아서 엄뚱 곳으로 가는 일 없이 한방에 수월한 코스로 모실려 하는 머슴의 마음...참 충성스럽다.
<효주커피>는 참 아담하다. 뒷배경은 제주를 사랑한 <에마 알머슨>의 큰그림이 우리에게 휴식과 차를 제공하는 느낌을 주고 벽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큰탈. 이 탈도 제주 행사 때 직접 사용하는 탈이라한다. 봄 맞이 행사가 참 재미있겠다. 맛있는 커피한잔으로 피로를 잠시 달래고 미리 가 본 코스로 주인님을 뫼신다. 뭐니 해도 <모퉁이가게>가 제일 재밌다. 밖에서 안으로 보니 정리하는 여사장님의 모습에서 엄청난 <포스>가 나온다. 들어 가곺다. 좁은 가게에 물건만 뒤적거리다 나오면 민망하여 그냥 쳐다만 보다가 다른 곳으로. ,중앙성당>을 지나서 오늘은 문닫은 <마카롱제작소>도 지나고,
드뎌 <100년 넘은 초가>. 초가엔 할머니가 사신다는데 집지키느라 많이 힘드셨겟다. 지붕은 보호하느라 검은 덮게로 덮여있다. 안에는 큰개 한 마리. 그냥 순둥이가 자리잡고 있는 것. 골목 뒤에는 <한짓골 생활협동조합> 이란 집이 있고 여기서는 천연염색 등 여러 가지를 체험하는 곳이다.
골목을 빠져나와 <예술공간이아> 입구 2층에 에술품 하나. 이건 밤에 보면 빛이 나와 여러 가지 형상을 만드는 모양이다. 낮이니 아쉽지만 지하로 작품을 보러 간다. 제주도 젊은 6인 작가들의 작품들. 제법 재미잇다 . 특히 <반포동>이란 작품은 길다란 상가건물을 그렸는데 상가 안에 어마무시한 가게들이 촘촘히 그 중 제일 많은 것이 학원이다. 사람들은 학원이 교육을 망치는 것으로 생각을 많이 한다. 난 늘 주장한다. <학원>은 교육 중 성적 하나에만 집중하고 성적 올려주께 돈다오 하는 곳이라고. 그런데 학교들은 교육 전체를 담당해야 하는데 단지 학원 교육에만 그치니 망치는 것은 <학교>나 그것을 운영하는 <교육제도>이지 학원하고는 아무관계 없다고. 세상에 장사치 대문에 나라망친다는 말이 어디있노! 저 그림에 잘게잘게 나눠진 조그만 가게. 이전에는 거대 학원들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학원들이 거의 다 문을 닫아 저렇게 작게 운영되고 있다. 당시 큰건물은 누가 다 사서 운영하겠노. 병원이다. 지금은 일반적 큰건물은 거의 대부분 요양병원이란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학원은 100%로 사설이다. 세금을 내는데도 정부의 간섭을 참 많이 받는다. 그 자리를 차지한 저 수많은 병원들은 얼마나 돈을 얼마나 많이 벌기에 저렇게 유용을 자랑할꼬?
다시 게스트하우스에 가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저녁먹고 차한잔 하러 다시 동문시장으로 간다. 친구들에게 선물할 <젓갈>을 주문하고, <광명식당>에서 저녁먹어야는데 일찍 문을 닫았다. 저녁 의견이 맞질 않아 <고등어묵은지 찌게>를 시켯는데 제주에서 가장 실패한 음식이 되어 버렸다. <성산>에서 먹은 <둥지식당>의 갈치찌게는 냉동이 아니다. 이 고등어는 냉동이라 식감이 별로다. 가게 이름은 생략한다. 아... 그냥 소머리국 먹을걸...
다 먹고나니 비바람이 세다. 우산을 펴도 몇걸음 못건는다. 다시 시장으로 들어와 시장골목다라 주우욱.... 이제 윤제커피로 가서 한잔 하면서 일정 정리하면 된다. 제주도 바람 참 매썹다. 그리 좋든 날씨가 바람 부니 춥다. 걸음은 부자유 스럽고 우산 비비지고 비는 몸을 파고 들기 시작한다. ㅠ ㅠ ㅠ
카페가 문을 닫앗다. 참 머이리 문을 닫노. 비바람 맞으면 할 수 없이 하우스로 돌아온다. 방에 들어오면 끝이다. 좁은 하우스에서 할게 별로 없다. 씻고 와인한잔 하고 빌빌거리다. 잔다.
원래 내일 오전에 부산가야는데 마눌님게서 한말씀 하셔서 오후 표로 미루엇다. 벌금과 비싼 뱅기로 4만원 정도 더 들었다. 근디 이리 비바람 불면 돈 더들고 수업 땡댕이친 보람이 없다. 내일은 제발 오늘 오전처럼 따뜻하고 좋은 날이 되어주소서!
< 아침도 주고 깨끗 아늑, 도미토리 찾는 분들에겐 괜찮은 듯. 근디 나이가 좀 들은 우리한테는 좀 많이 불편타. 호텔 가격으로 경험과 불편을 샀다고 생각>
하우스 -귤림서원 – 제주성지(오현단, 제주읍성/이도1동 1437-6)-제2각
–올레 11길 – 남수각하늘길 벽화거리(일도1동 1100-6) - 김춘택유배지 – 제주가마솥보리빵
–김만덕기념관 – 금산유허비 – 복신미륵동자복(만덕로 13-1, 건입동 1275-13) –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2(건입동 1140-1)
- (제주사랑방)고씨주택(관덕로 17길 27-1)- - 산지천갤러리 – 칠성로 쇼핑거리
((- 최익현표지석 –순아커피(100년 적산가옥, 삼도2동 72-3))) - 금복식당(점심 - 고기국수)
- 제주목관아(관덕로 19) – 관덕정(보물322,이재수효수) – 카페효주(관덕로 8) - 서문사거리(서문기둥)
- 미래책방(관덕로4길 3 삼도2동 964-2) – 향사당(삼도2동 970-2) – 이승훈유배지(삼도이동 907-6 ) - – 성내교회(관덕로2길5, 삼도2동 907-1) – 모퉁이옷장(중앙로12길 40) (제주최초극장 현대극장-관덕로2길11 ** 현대극장은 작년에 철거햇단다.)
((- 정성듬뿍 제주국(무근성7길 16, 삼도2동 1069-2)))- – 박씨초가(중앙로14길 15-16) - 광해군유배지(이도일동 1474-1) – 예술공간이아(삼도2동 154) - 게스트 - 동문시장(저녁 및 선물사기) - 비바람으로 다시 게스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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