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제주도 마지막날 - 바람과 교통사고 그러나 꿋굿이.

무거운 빈가방 2020. 1. 19. 05:04


제주도 마지막날 - 바람과 교통사고 그러나 꿋굿이.


이제 제주도 마지막 날이다.

어제 저녁부터는 비바람으로 일찍 들어왔다. 6시 일어나 보니 여전히 비바람이다.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가야하나? 1층에 내려가서 토스트와 시리얼 먹고 기다리니 비는 그쳤고 바람은 약간 죽었다. 짐 챙기고 무거운 가방은 맡겨두고선 나간다.

어제 워낙 부지런히 돌아다녔고 마눌님 허리도 좀 시원찮아 많이 걷기도 어려운데다가 돌아도 가야하니 <두맹이 골목 벽화>나 좀 보고 카페에서 쉬다가 가야겠다. 그 전에 다 못본 <남수각하늘마을 벽화>를 마저 본다.

가는 길은 <제주성> 담을 타고 간다. 며칠동안 이길은 기본 출발코스가 되었고 높은 담따라 길을 걸으니 옛시대로 되돌아간 느낌도 든다. 바람 속에 걷는 마눌님 걸음은 뭔가 불안하다. 그냥 쉬고 게시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했다가 꾸지람만 듣고 그냥 같이 걷는다.


               <제주성으로 가는 길 입구에 남문골이야기들이..>

< 왼쪽 잘안보이지만  - 제주성 - W스테이지 - 제2각 - 을묘왜변 설명 벽화 - 옛 남수각 설명 벽사진 >


<남수각> 골목 윗길로 올라가는데 우와!!!! 아래 골목 보다 그림이 훨씬 더 다양하고 상세하고 깊다. 나는 그림을 찍고 마눌님은 종종 포인터에서 기다렸다가 내가 나타나면 나와 그림을 같이 찍고 하는 반복이다. 아무래도 부실하시니 윗길로 빨리 올라간다. 느릿느릿 따라 오시거나 기다리는 분을 뒤로 하고. 근디 조금 잇다가 비명 소리가 크게 들린다. ‘아야야, 아야아아~~’ 다급히 내려오니 차가 옆에 서있고 마눌님은 부딪쳐서 차에 받쳐 있는 형상이다.



사람들은 내리고 운전자가 괜찮으세요!’라 하는데

마눌님이 비명과 화난 목소리 차가 발등에 올라탔는데 어찌 괜찮겟어요!!!’

갑자기 발을 내미셔서

차가 나를 보고 있었지 내가 차를 보고 있었나요!’

전기차가 워낙 소리가 없어서...’

운전자가 사람 조심해서 운전해야지 사람 있는데 지나가는 게 어디 있어요!!!’

   

       < 사고는 사고지만 옆에 벽화는 초롱초롱하다>


 골목에서 포인터 잡고 나를 기다리는데 뒤에서 차가 지나간 모양이다. 운전자는 제법 나이 많이 들었고 운전도 서툴게 보인다. 차 바퀴가 마눌님 발을 밟았고 마눌님은 나에게 들리라고 더 크게 비명을 질렀다. 운전자는 당황하여 변명으로...

나머지 3명은 모두 가족으로 보이고 목사 일행인 듯하다.(마눌님 추측이지만 거의 다 맞추신다.) 아마 누군가가 아파서 안수기도(?)하러 가는 것을 동네 할매가 안내한 모양. 신자 기도 하려다가 비신자 죽이겠다.

병원에 가자는 것을 가기 싫다고 말씀하신다. 법규상 가야한다고 하자

다녀 보고 안좋으면 가겠다. 내가 선택하여 안가겠다 했으니 그 내용을 문자 보내주겠다. 걱정하지마라

전번을 받는데도 할매라서 그런지 시간이 걸린다. 문자를 보내고 확인하고 차는 좁은 골목 비집고 다시 올라가고 우린 남수각을 마저 본다.

참 대단하신 분! 발통이 발을 찡가도 견디시는 차력사의 힘을 가지신 분! 이전에 차 몰다 버스하고 박치기 했는데도 멀쩡 하셨으니...

아픔을 참을 만한 가치는 <남수각하늘마을 벽화>니 가능하리라!













<남수각 그림들은 하나하나 성의가 대단하다. 실생활들을 중심으로 상세화를 그리는데 채색도 놓치질 않는다. 큰그림 구석구석에도 꼼곰 처리하여 보는 재미가 매우 크다. 지나는 이 별로 없지만 이들 벽화의 아름다움은 제법 오래가겠지. >


날은 춥고 바람은 세고 허리는 부실하고 차에도 받쳤고 .. 여러 악재가 겹쳤으나 이런 악재도 관광의 한 과정으로 생각하시는 분! 그런데 난 노심초사 뭐시기가 눈에 잘안들어오고 걱정만 자구 중첩된다.

하우스에 가서 쉬시라 해도 그냥 가던 길이나 가잔다.

남수각을 뒤로 하고 두맹이 골목으로 간다. ‘두맹이는 골목골목 마다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아래 위 좌우를 왔다갔다 해야 한다. 게다가 벽화가 띄엄띄엄 있다. 춥고 바람 부니 오락가락하기도 좀은 힘이 들고 집중도도 떨어진다.

<남수각>에서 감동이 많이 깊어서 상대적으로 덜감동이다. 게다가 몇골목은 일부러 놓치고 다시 동문시장으로.


< 추위에, 부실한 허리에, 감기끼에, 발가락 부상에.. 온갖 악재에서도 이렇게 걸으시는데 난 도두라진 입술에 와이리 눈이 가는지!>

 < 추위에 입가리신 분 : 추위에도 감추지 않는 붉고 도두라진!>



                     < 힘들어도 행위 예술은 해야 한다.>



< 진짜 이발소인줄 알았다. 근데 그냥 벽화다 근처에 두군데 정도 이발소와 머리방이 있던데 그긴 벽화가 없다. 현실과 예술이 적절히 어울렸으면 하는 아쉬움...>

          <슛돌이가 소방차 지나가니 길터준 것 같은 그림과 실제 걸림막이 묘하게 어울린다.>



           < 골목 빠져나오니 브라자 판매 가게 유리벽면도 벽화처럼 보인다. 제법 분위기 있는...>


둘째날 먹은 보리빵이 맛있어서 <가마솥보리빵> 집으로. ~~~ 그런 보리빵은 없다. 바로 아래에 <숙이네오메기떡>집이 있다. 여기에도 보리빵은 적혀있으나 오메기 때문에 빵은 못만들고 있단다.(나중 다음 지도에 이곳 장소 수정해 달라고 올렸다)

엄이사 어머니 드릴려고 오메기 떡을 조금 산다. 곧 서울로 가버릴 엄이사.

뭐 자주 본 건 아니지만 집을 비울 떼 늘 우편물 등을 챙겨주었다. 늘 고마운 친구.. 그가 간다하니 허전함이 이루말할 수 없다. 친구도 거의 없는데, 그가 떠난다니!

 

시간은 조금 이르지만 점심을 시장에서 먹는다. 금복국수자리에 앉자 남자사장님이 웃으면서 컵에 물을 한잔 가져다준다. 종이컵을 쓰지 않는 우릴 알고 있는 게다 눈썰미 좋다. 맛있게 먹고 어제 비바람에 지나간 코스로 걸어서 <윤재커피>에 간다. 몇몇 집들을 기록해 두었으나 제주에서의 커피는 <효주><윤재>. 사람 이름 같은 커피숖만 들리게 되었네.

첫날 밖에서 본 분위기 좋을 것 같은 커피점은 역시나 좋다. <효주>의 아담함에 비해 넓고 크면서도 안은 이쁘다. 부산에서 내가 좋아하는 커피점은 이디아인데 장식은 없지만 밝아서 좋아한다. 여긴 밝기도 하지만 안 장식은 참 다양하고 좋다. 시대가 다르다. 이제 안 장식은 중요한 디자인이 된 것 같다. 대도시에서 일상으로 지나치는 터들과는 다른 느낌!

제주도에서 커피점 3군데 들렸는데 모두 다 괜찮다. 맛도 분위기도. 어젠 너무더워 힘들었는데 마눌님 잠시 쉬게 하게 주변 돌았으니 그것으로도 대만족을 준 효주커피. 힘들 때 휴식을 제공해 주는 윤재커피.







마눌님은 커피한잔 하면서 정리하고 나는 게스트하우스에 짐 가지러 간다. 커피숖에서 3시간 정도 머물다가 공항으로 갈꺼다. 공항에서도 3시간 가까이 보내야 한다. 돈 들여가면서 뱅기를 늦추었으나 기상과 신체적 변화 때문에 휴식을 택한건 어쩔 수 없지... , 수업도 하나 땡댕이 쳤으니 사실 손실이 이만저만 아니다.

배낭을 다시 잘꾸린다. 어지간한 것은 다 내려놓는다. 심지어 와인따게도 우산 2개도. 짐을 가볍게 해야 짐칸에 실지 않고 그냥 바로 내릴 수 있다.


2시 되어 일어나 택시 탔다. 마눌님 힘들까봐. 거의 타지 않는 택시를 5.800.



공항에서 3시간을 논다. 강도사 담배는 이제 면세품으로 취급하지 않는단다. 큰일 낫네. 담배 바꾸라 권해보고 2순위 칮으니 안보인다. 마눌님 초콜렛 싼것. 크로아티아꺼 하나싸고 스승님 담배 사고 끝이다. 우린 별일 하지 않고 마냥 기다리는 일도 참 잘한다. 이전에 미국가기 위해 도쿄공항에서 거의 12시간 가까이 기다렸는데도 참 잘놀았다. 지도도 보고 폰으로 호작질도 하고 지겨우면 졸기도 하다가 시간 잡아먹는 데는 우리 부부가 일가견 있다. 마눌님의 집중력은 어디서나 어떤 경우에도 대단하고 뭔가를 한다. 면세점에서 많이 살 듯 했지만 초코렛 하나에 담배 한보루. 끝이다.


<국제 공항인데, 일본관광객들도 많을낀데 이리 광고 하는건 자신감이다. 한번도사과하지 않는 지구상 <최고 악>의 나라에게 우리것을 당당히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스스로 알아서 기어 버리는 미친 정부들과는 다른 당당함!>


바람이 세찬데도 우리 뱅기는 연착없이 하늘을 오른다. 창가의 마눌님이 눈을 감으려는데 갑자기 떠오른 생각 사진을 찍으라고 권한다. 우리가 도두봉에서 공항과 뱅기를 찍었으니 이제는 뱅기에서 도두봉을 찍으면 참 재밌것다. 이륙 하자마자 도두봉이 보인다. 며칠전과 지금 아래와 위, 시공이 같은 뭔가에서 합쳐지는 차원 다른 교감을 하늘에서 한다. 그리곤 펼쳐진 구름담요. 약간 경사진 구름은 여기서 뛰어내리면 구름면 따라 좌아악 미끌어져 아래 받쳐주는 구름담요에 털석 안착될 것 같다.


< 하늘에서 바라본 도두봉. 며칠전 도두봉 꼭지에서 우린 이렇게 떠 있는 뱅기를 보있지. 순간 시공을 초월하여 하나의 뭔가를 공유하는 새로운 차원의 체험. 제주도는 이렇게 상상의 감각을 깨워주기도 한다.>


 < 구름은 구평선과 노을과 블랙홀을 같이 품었다.>


30분도 안되어 부산이라고 벨트 곽 하라고 방송 20분 정도 벨트 메고 있으니 도착... 마눌님 상태가 좀 좋아 보여서 택시 안타고 전철 타고 집으로.


                                            <전철 내려 골목 빠져나오면 구서시장. 집으로 간다>


와인 한잔하며 제주를 마무리 한다.

이제 1년 마다 한번씩은 가야겟다는 제주

경치와 문화와 역사의 보물단지.

우리부부의 가장 긴 여행. 그리고 대대만만족의 제주도.

가슴에 곽참을, 미래에 대한 그림을, 여행의 만족을,

제주도는 우리에게 너무 많은 것을 준다. 자신은 엄청난 상처를 보듬고 있으며서 그 상처는 고스란히 자기만 안고, 우리에겐 즐거움과 기쁨을 준다.

이 아름다운 곳에 군사시설을 놓는 죽일 놈의 새끼, 숲을 파해치는 죽일놈의 지자체 장.. 피로도 물든 제주를 더 아프게 만드는 죽일놈들도 가끔 떠오르게 하는 제주도.

봄이나 가을에도 함 가야할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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