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사부님 뵈러 춘천엘 혼자 간다. 전화 드리니 3시 좀 넘어야 댁에 계신다 한다. 검색해 보니 <의암호>가 근처에 있고 <스카이워크>란 것이 있네. 여길 좀 걷고 바람이나 쐬고 가자 싶어 일직 나섰다. 바람은 어제 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세게 불고 차는 별로 없다. 그래도 난 시속 100전후.
강촌 쪽으로 나가니 <남산면>이란 곳이 있어서 들어가 본다. 국시집이라도 있으면 한그릇하게. <송곡대학교>라는 학교도 있네...
아, 그렇네. 올라오는 길에 대구를 지나면 <성덕대학>이란 학교가 눈에 크게 들어온다. 서울 오락가락해도 학교가 계속 보여 순간적으로 놓치면 썹섭하게 느껴질 정도로 정이 들었다. 그런데 올라오면서 보니 이름이 바뀌었다.
<성운대학교> . 뭔 일이 있었는지? 대학이 이름을 바꿨다는 것은 분명 좋지 못한 일일거다.
<어느날 갑자기 학교 간판이 바꾸었다. 고속도로에서 잘보이도록 만든 저 큰글시간판이!>
국시집이 안보여 그냥 동네 한바퀴돌고 다시 의암으로 간다.
좁은 길로 들어서고 안내판을 보는데, <어라! 안면이 있는 안내판>이다.
직진에 <삼악산>이라고 작은 글씨가 있다. 사진을 찍고 의암댐 다리를 지나 차를 세우니, 아련한 추억이 밀려온다.
건너 삼악산 쪽에 <삼악산장>이 보인다.
<산장 아래 길도 당시 그대로인 듯. 벌시로 20년이 되었다.>
<2001년 155마일 휴전선 걷기>
호롱 도사의 권유로 용학형, 강도사 이리 4명이 참여를 했다.
호롱 도사 빼곤 우린 춘천쯤에서 중도하차.
춘천에서 닭갈비 먹고 여기로 왔다.
용학형 대학교 때 추억 때문이다.
친구가 수배를 당해서 같이 춘천으로 왔다가 <삼악산장>에서 며칠 묵었다한다.
우린 형이 추억 따라 산장으로 올라간다. 상당히 가팔랐다.
<휴전선 걷는 것 보다 더 힘드오!> 하면서.
술과 이야기. 조는 놈도 있고. 훌라!
난 여전히 형을 잘몰랐다. 늘 저지는 결례!
낮에 내려오면서 강가에서 사진 한 장!
그렇게 내려왔지만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갔을거다.
난 학교 그만 둔지 얼마 되지 않아 함께한 길이었고, 한여름 삐질 땀 흘리며 뭔 생각을 하면서 걸었을까?
그 정점으로 하루 잔 곳이 <삼악산장>이다.
반가운 마음으로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톡으로 보낸다.
용학형에겐
<철이 덜던 것은 제철되면 자연스레 드는데.
철 안든 것은 철되어도 여전히 안드네요.
그 때도 지금도..>
강도사에겐
<누군 도피의 추억,
저 땐 의기로운 척
담대한 척 했는데
이젠 쭈구러진 자신만이
의암호에 비치네요..>
수요일엔 <조선학교를 위한 시민모임 “봄”>의 개소식이 있었다.
이전식이라 하는 게 맞을지 몰라도 이전엔 안했으니 비록 더부살이라도 <개소식>이 더 어울린다.
<여기 보이는 사람들은 다 대단하다 >
왜놈 영사관 앞에서 광호형을 만났다.
바로 옆에 형이 주도하여 만든 <민주시민 사회를 위한 .....> 사무실이 있다. (정확한 이름도 모르다니!)
잠시 들려야 한다기에 같이 갔다.
벌써 몇 년이 되었고 시작 전부터 형이 이야기했는데 그냥 모르쇠였다.
공간은 제법 넓다. 공연도 강의도 가능한 공간들과 사무실은 책으로 삐잉 둘러있다.
<3천만원 넘어 꼴아바쳤어, 지금도 꼴고 있고, 마누라하곤 합의된 것이 있기에 괜찮어>
형은 이전에도 감히 따라가기 불가능한 통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운동성을 가지고 살았다.
그의 넓은 행보를 많은 사람들은 이해를 못해 비난하기도 했다.
난 형이 좋았다,
나의 약점은 술이다. 술만 먹으면 자니 술자리가 늘 부담스럽고 얼굴을 가리니 늘 자리를 피하다 보니 지금은 겁쟁이와 외톨이로 있다.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가까이 가거나 함께 하지 못하고 늘 변두리에 머물고
지형 형에겐 <영원한 이방인>이란 낙인도 찍혔다.
그나저나 형의 저 이야길 듣는 순간 가슴에선 눈물이 치솟는다.
세상에 대해 자신을 꼴아 박는 형,
혼자 지랄하다가 공중에 던져 버린 나!
요사이 여러 가지 후회로 몸살을 앓는데, 형의 말은 정말 벼락이 되어 머리와 가슴을 후려친다.
어떻게 살아야할까?
지랄같은 성질은 발목을 잡고 걷지를 못하게 하는데 그래도 어떻게 살아야할까?
얼마를 더 살지 몰라도 사는 날까지 가지고 극복하고 행해야할 의제인데.....
난 용학도, 재봉도 호룡도 될 수 없으니
이 모범적인 사람들 틈에서도 아무것도 아니니....
그렇다 하여 찬 자형처럼 살지도 못할것이니...
사부님은 담배가 다 떨어져 사러가까 우자꼬? 고민하는데 내가 왔다고 하신다.
너무 얻거나 구하려고 안해도 필요하면 만들어지는게 인생이라고 하신다.
물론 안그런 사람이 더 많겠지만 당신은 그러하고, 나 또한 그러할 것인데 너무 아등바등 하지 마라 하신다.
놓는 방법을 잘 모르겠다.
놓고 싶은지도 잘모르겠고.
훌륭한 마나님 끌고가는 대로 따라가기만 해도 되는데 앞장 서려고 하니 문제긴 하다.
<삼악산장>은 새로운 화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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