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새로운 월요일

무거운 빈가방 2022. 3. 28. 08:35

오여사는 금요일 부로 헤어졌다.

 

토요일은 뉴질랜드 김원장님 부부 귀국 때문에  원룸 청소를 했다.

이불은 코인세탁소에 가서 돌렸다.

기다리는 동안 시집 <어떤 도둑>(2012, 노영민)을 읽는다.

윙윙거리는 기계음을 음악 삼아 시간을 기다리는 것도 참 괜찮네.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 속에 내가 처음 놓여있으니 그것도 나쁘진 않다.

그런데 바로 옆에 세탁소가 있어서 눈에 좀 밟힌다. 노동력이 먹고 살아야 하는데.....

 

1시간 조금 넘어 투자하니 빨래가 뽀송뽀송하다.

다시 올라가서 의자를 이용해서 말리고 물걸레 청소하고 마무리 한다.

이 정도면 기무언장님 부부 와서 일단은 좀 쉴 수 있겠다.

마눌님이 준 김치 한통을 냉장고에 넣고 청소 마무리하니 뿌듯하다.

 

 

김원장님은 옛날 울 모친 주치의다.  부곡동에서 의사 일하다 뉴질랜드 가버렸고 다시 와서는 온천장에서 일했다.

그 때 모친이 거의 날마다 놀기 삼아 가서 치료받고 쉬고 했다.

아는 안면에 친절한 의료 행위로 모친은 만족해 했고

난 무엇보다 믿을 수 있기에 편안했다.

두분은 사회적 참여도 많이 하고 일들도 많이 했다.

 

함양박형님은 용이 쓰여 전화를 해주신다. 부산 오기 어려우니 청소 좀 부탁한다고.

당근 내가 해야할 일이다. ㅎ

 

일요일은 마눌님 지시사항 이행한다고 도서관에 책 반납하고 4권을 빌렸다.

마눌님 독서력은 참 대단하다.

책 빌린 김에 도서관에 앉아 빌린 책 중 소설 <설이>(2009, 심윤경)를 읽는다.

 

내용이 어렵지 않으니 그냥그냥 읽어진다.

덕분에 종일 읽고 저녁쯤에 다 읽었다.

내 태어나서 하루만에 소설 읽어 보긴 처음이다.

별생각없이 읽어도 좋으니 그게 좋네.

집에선 TV 틀어 놓고 읽는데 소리가 귀에 닿질 않는다. 참 신기한 경험이다.

그냥 이렇게 멍 때리며 한 몇년 살아도 되지 않을가?

세상과 담 쌓고 아무 생각없이....

이것도 꿈이겠지.

 

서울에서 길 잃고 약간 헤메는 꿈을 꾼다.

아는 사람이 차 랜트하여 같이 가자하여 동의 했는데 차가 완전 리무진이다.

꿈에서 돈 아까워 질질거리며 끌려다닌다.

 

 

눈을 뜨니 월요일이다. 마치 새출발하듯 움직여야 하는데 그냥 가만 있고 싶어 큰일이다.